[손흥철 더봄] 사막의 야광주 둔황, 명사산과 월아천의 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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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철 더봄] 사막의 야광주 둔황, 명사산과 월아천의 신비

여성경제신문 2026-03-16 13:00:00 신고

둔황의 모래 언덕은 낮에 관광객에 의해 허물어졌다가 밤이 새고 나면 원형대로 복원된다. /출처=차이나데일리
둔황의 모래 언덕은 낮에 관광객에 의해 허물어졌다가 밤이 새고 나면 원형대로 복원된다. /출처=차이나데일리

둔황은 대지와 인간의 영혼이 어우러진 야광명주(夜光明珠·야광주)이다. 둔황의 가장 유명한 세 곳은 명사산(鳴沙山)·월아천(月牙泉)·막고굴(莫高窟)이며 그 외 둔황박물관, 서천불동(西千佛洞), 양관(陽關)·옥문관(玉門關), 둔황야시장 등이 있다.

바람이 빚은 명사산과 오아시스 월아천

호텔에서 아침 일찍 식사를 든든하게 하고 넉넉하게 간식을 싸 들고 먼저 명사산으로 향한다. 입구에서 표를 사서 들어가면 이른 아침부터 그야말로 도떼기시장처럼 사람과 낙타와 호객꾼들의 외침이 시끌벅적하다.

낙타의 방울 소리를 들으며 명사산 정상으로 올라간다. 여기 모래는 짙은 황색으로 고운 모래로 이루어져 있다. 수많은 사람이 낙타를 타고 모래언덕을 오르며 그 형태를 짓뭉개 놓아도 하룻밤이 지나고 나면 사막의 바람이 불어와 잘 빗어 올린 옛 여인의 비녀머리처럼 매끈하게 본래대로 정리해 놓는다.

사막의 바람이 빚어낸 명사산의 유려한 곡선은 밤사이 자연의 힘으로 원형을 복원한다. /손흥철
사막의 바람이 빚어낸 명사산의 유려한 곡선은 밤사이 자연의 힘으로 원형을 복원한다. /손흥철

7월의 둔황 타클라마칸사막의 열기는 아침부터 후끈 달아오른다. 사구(沙丘)에 앉아 마음속 심화(心火)를 열기에 날려 보낸다. 사구에서 조금 옆으로 가면 대나무 썰매를 타는 곳이 있다. 한 번 타는데 당시 30위안으로 꽤 비싸다. 썰매를 타고 넘어지지 않고 내려오면 소원 성취한단다. 대부분 중간에 옆으로 넘어져 모래를 뒤집어쓴다. 요행히 넘어지지 않고 내려왔다.

다시 낙타를 타고 오른쪽 능선을 돌아가면 그림같이 초승달처럼 생긴 연못과 장원이 나타난다. 이름하여 월아천이다. 이 호수는 둔황 남쪽 약 6㎞ 명사산 북쪽 언덕에 위치한다. 가장 넓은 길이는 약 150m, 폭 약 50m, 깊이 약 5m의 초승달 모양 호수이다.

참고로 둔황이라는 오아시스 도시의 근원은 감숙성(甘肅省) 북쪽 몽골고원의 빙하가 녹은 융설수(融雪水)에서 발원한 소륵하(疏勒河)의 지류인 당하(黨河)라는 강이 타클라마칸사막의 지하수로 흘러 들어와서 만든 자연 작품이다. 이 강은 역사적으로 저치수(氐置水)·용륵수(龍勒水)·감천수(甘泉水)·도향하(都鄕河)라고 하며 청나라 때부터 당하라고 불렀다.

둔황 명사산 북쪽 언덕에 위치한 초승달 모양의 호수 월아천은 사막의 생명수 역할을 한다. /출처=차이나데일리
둔황 명사산 북쪽 언덕에 위치한 초승달 모양의 호수 월아천은 사막의 생명수 역할을 한다. /출처=차이나데일리

그 가운데 월아천은 지하 용출수가 만든 작은 호수로서 현지 사람들은 사정(沙井) 또는 약천(藥泉)이라 불렀다. 이 호수는 유사(流沙)인 모래 산에 둘러싸여 있음에도 바람에 날리는 모래에 덮이지 않고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다. 지형적 공기역학의 원리로 모래가 바깥쪽으로 흘러내려 샘을 보호하는 기묘한 현상 때문이다.

물은 맑고 푸르며 바닥이 보인다. 주변에는 칠성초(七星草) 같은 희귀 식물이 자생하며 중국의 5A급 관광지이다. 과거 월아천은 사막을 횡단하던 대상(隊商)·구법승들에게 생명수와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너무 많은 관광객이 몰리고 기후 변화로 수원이 줄어들어 인공 급수와 환경 복구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막고굴. 마치 흙을 쌓은 듯한 절벽 중간에 굴 입구가 도열해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막고굴. 마치 흙을 쌓은 듯한 절벽 중간에 굴 입구가 도열해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천년의 세월을 품은 불교 예술의 정수 막고굴

막고굴은 둔황시 동남쪽 25㎞ 지점 명사산 동쪽 기슭, 당하 서안의 절벽에 위치한다. 막고굴(漠高窟)은 사막의 높은 곳이라는 뜻이다. 후세에 漠과 莫이 통용되면서 막고굴이라 불리게 되었다.

<이극양중시막고굴불감비> 에 의하면 막고굴은 오호십육국시대(317~439년)의 승려 낙준 화상이 366년경 처음 석굴을 조성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후 북조의 여러 나라와 당나라(618~907년)를 거쳐 서하와 원(1271~1368년)·명(1368~1644년)에 이르는 1000여년 동안 조성되었다.

석굴은 총길이가 1600여m에 달한다. 남북 두 구역으로 나뉘고 동굴 735개, 벽화 4만5000㎡, 진흙 채색 불상 2415존을 보유하여 세계 최대 규모이자 가장 풍부한 내용을 담은 불교 예술지이다.

최초의 석굴은 5세기 이곳을 지배한 북량(397~439년) 시대에 그 골격이 조성되고 그 이후에 원형이 훼손되고 확장됐다. 초기에는 서역의 영향이 강하며 전체 석굴이 조성된 시기와 숫자는 수나라 때 97개, 통치 기간이 가장 긴 당나라 때 225개, 북송과 대립하던 서하 시대 20개, 원나라 때 7개로 추정된다.

1000여년에 걸쳐 조성된 막고굴의 불교 예술 작품들 /게티이미지뱅크
1000여년에 걸쳐 조성된 막고굴의 불교 예술 작품들 /게티이미지뱅크

그 가운데 문화적으로 가장 가치가 큰 석굴은 제16·17굴의 장경동(당나라), 제61굴의 가장 오래된 오대산형상도, 제96굴의 북대불(높이 34.5m), 제130굴의 남대불, 제148굴의 와불·열반경변상도, 제158굴의 와불, 제156굴의 장의조출행도는 하서절도사를 지낸 장의조(799∼872년)가 토번(吐番)으로 출정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며 또 송씨출행도가 유명하다. 제237굴의 유마힐변상도, 제427굴의 백팔비천상, 제428굴의 비천도(北朝) 등이 석굴의 걸작들이다.

도굴 상흔 넘은 둔황학의 세계사적 가치

둔황의 역사 유물은 세계사적 연구 가치가 있는 학술 자료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한국과 관련된 유물도 있다. 이 둔황학의 규모를 설명해 주는 자료가 <돈황학대사전> (季羨林 主編, 上海辭書出版社, 1998)이다.

여기에 소개된 표제어가 6925개 항목, 한자 총 240만 자로 서술되었다. 그야말로 둔황학 연구 성과를 총망라하였다. 표제어를 주제별로 보면 석굴·설법도·경변도·불교 전적·사경 등 불교 관련 분야부터 정치·법률·경제·복식·음악·천문학·민속·종교(도교·경교·마니교 등)까지 모든 연구 성과를 집대성하고 있다.

혜초 스님이 쓴 왕오천축국전은 펠리오에 의해 막고굴에서 발견되어 현재 파리 국립도서관에 소장돼 있다. /출처=네이버 블로그
혜초 스님이 쓴 왕오천축국전은 펠리오에 의해 막고굴에서 발견되어 현재 파리 국립도서관에 소장돼 있다. /출처=네이버 블로그

막고굴은 세계문화유산으로 492개 석굴과 불교 벽화·조각이 보존되어 있다. 막고굴을 탐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미리 사전 예약을 해야 하며 가능하면 고성능 손전등을 준비해야 한다. 많은 관광객이 몰려 인원 제한을 하며 벽화의 채색을 보호하기 위하여 전기 조명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에는 기온이 섭씨 -15℃ 내외로 충분한 방한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런데 이들 석굴을 다 보려면 단단히 준비해야 한다. 준비는 각 석굴의 위치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시간적 순서와 이동 계획을 잘 세워 움직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며칠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그곳의 시간은 순서대로 흐르지 않는다. 가장 아픈, 가장 간절한, 가장 숭고한 사람들과 그들의 자취가 남은 곳이 막고굴이다. 서구 열강이 무자비하게 도굴하고 약탈하고 훼손한 망가진 신세계, 그곳이 막고굴이다.

둔황학(敦煌學)=중국 간쑤성 둔황의 막고굴에서 발견된 방대한 역사 유물과 문헌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역사·종교·예술·언어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세계적인 인문학 연구 분야로 꼽힌다.

여성경제신문 손흥철 전 안양대 교수·중국 태산학술원 객좌교수 chonwangko@naver.com
 

손흥철 전 안양대 교수·중국 태산학술원 객좌교수 

연세대학교 철학과에서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연세대학교(원주) 겸임교수, 한국국제대학교 교수, 안양대학교 교양대학 교수(학장), 중국 남경대학 철학계 방문학자 및 율곡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중국 산동성 태산학술원 객좌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녹문 임성주의 삶과 철학> , <중국 고대사상과 제자백가> 등 7권이 있으며 <이정의 신유학> , <정현의 주역> 등 10권의 역서를 냈다. 다산학술문화재단의 <정본 여유당전서> 사업 책임연구원 및 <목민심서> 교감(校勘)에 참여했다. 2015년 율곡학술대상을 수상했으며, 동양철학 및 동서양 철학과 역사를 주제로 한 120편 이상의 전문 학술논문을 발표했다.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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