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심희수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과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 간 아랍에미리트(이하 UAE) 바라카 원전 공사비 분쟁이 내외부적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한수원 신임 사장에 ‘정통 한전맨’으로 불리는 김회천 전 한국남동발전 사장이 낙점된데다 공공기관 간 분쟁이 발생할 경우 국외 중재기관이 아닌 국내 중재 기관을 우선 이용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되면서 양 기관의 관계 회복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6일 한수원에 따르면 신임 사장으로 내정된 김회천 전 사장은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제청과 대통령 재가 절차를 거쳐 이르면 오는 18일 취임한다. 앞서 한수원은 주주총회를 열고 재정경제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추천대로 신임 사장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김 전 사장은 1985년 한전에 입사해 36년 동안 비서실장, 남서울지역본부장, 관리본부장, 경영지원부사장을 두루 역임하며 한전의 경영 정상화,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에너지 산업 활성화 등에 기여했다. 이후 2021년부터 2024년까지 한전의 발전 자회사인 남동발전 사장을 지냈다. 이 같은 이력은 한수원과 한전 분쟁에서 김 전 사장이 중재자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낳았다.
국회에서도 사태 해결을 위한 입법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 한수원과 한전의 국제중재 문제를 지적한 더불어민주당 김동아 의원이 이달 초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법안은 공공기관의 중재 신청 시 ‘중재법’에 따라 법무부 장관 또는 산업부 장관이 지정하는 국내 상사중재 사단법인을 우선 지정하도록 명시했다.
김 의원은 “공공기관의 자금뿐만 아니라 국가 전략 자산 및 민감한 기술문서가 해외기관으로 빠져나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며 “불필요하게 많은 비용이 국외로 지출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한다”고 입법 배경을 설명했다.
유럽과 중동, 동남아 등 해외 사업 비중을 늘려가고 있는 한수원은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분쟁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할 예정이다. 관계자는 “무엇보다 합당한 합의 결과가 나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해외 분쟁 최소화 및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수원은 바라카 원전 준공 지연으로 추가 공사비가 발생한 데 대한 정산 문제를 놓고 주계약자인 한전과 대치하고 있다. 문제는 국내 에너지 공공기관 간의 갈등이 ‘남의 집 앞마당’인 영국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계약상 양사 간 분쟁 발생 시 런던국제중재법원(LCIA)에 중재를 신청하는 조항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분쟁 무대가 해외에 조성된 만큼 국내 로펌 이외 해외 로펌을 추가적으로 선임한 데 따른 소송 비용도 발생한다. 또 국내 핵심 원전 기술의 유출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산업통상부는 해당 분쟁을 국내로 이관하도록 권고한 상태다. 국내 이관 시 중재는 대한상사중재원(KCAB)이 맡게 된다.
한수원 관계자는 “사업에서 발생하는 변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보수적으로 중재를 진행하다 보니 계약상의 내용을 따르게 됐다”며 “산업부의 권고안을 검토 중으로,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권고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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