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을지로 노가리, 경희대 파전…추억의 골목들 어떻게 변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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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을지로 노가리, 경희대 파전…추억의 골목들 어떻게 변했을까?

르데스크 2026-03-16 11:47:36 신고

3줄요약

[오프닝]

과거 서울 곳곳에는 저마다의 특색을 지닌 골목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오랜 기간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선사하며 명맥을 이어왔는데요.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가 아는 그 골목들은 소비 방식의 변화와 상권재편의 파도에 밀려 서서히 변해갔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추억 역시 이제 기억 속에만 남게 됐습니다. 예전의 모습을 잃어버린 그 골목길엔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우리가 알던 골목과는 180도 변해버린 추억의 골목들을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을지로 노가리 골목]

한때 '야장의 성지'로 불리던 을지로 노가리 골목입니다. 저녁이 되면 사람들로 가득 찼던 골목인데요. 2015년 서울 미래유산으로 지정된 뒤 야장 영업이 허용되면서 퇴근길 직장인들의 한 잔과 서울의 밤풍경을 상징하는 명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서울 미래유산 문구가 적힌 골목 앞에는 공사장 풍경이 펼쳐져 있습니다. 2022년 을지로 일대 재개발이 본격화되면서입니다. 공사가 시작된 뒤 2022년 야장 영업은 금지되고 2023년 차 없는 거리 지정도 해제됐습니다. 한때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잔 부딪히는 소리로 가득했던 골목 안에는 이제 공사 소리만 시끄럽게 울립니다. 골목 주변은 공사 현장을 가리기 위한 가벽과 임시 영업장용 컨테이너 가건물로 채워져 있습니다.


"많이 없어졌네요? 노가리 집이"

"네 맞아요. 공사 때문에 사람이 많이 들어오지 않아요."


실제로 저녁 시간에 다시 찾아가 봤습니다. 퇴근한 직장인들로 북적여야 할 시간이지만 거리는 한산하기만 합니다. 한쪽에 쌓여있는 야외용 의자와 테이블만이 과거의 모습을 떠올리게 할 뿐입니다.


"없어지는 거에 대해서는 좀 착잡하고요. 그것들이 결국에는 다 역사잖아요, 살아있는. 막상 없어지는 모습을 보니까 좀 아쉽긴 하네요."


[회기동 파전 골목]

회기동 파전 골목, 한때 지역의 명물로 손꼽히던 곳입니다. 1970년대 대학가 주변에서 학생들에게 값싸고 푸짐한 파전을 팔던 집들이 하나둘 들어서며 시작됐습니다. 이후 1980년 회기역이 개통하며 주변 대학생들은 물론 인근 주민들까지 몰리며 북적이던 골목이었는데요. 값싸게 한 끼를 해결하고 막걸리 한 잔을 기울이며 추억을 쌓던 대학가의 상징 같은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파전골목이라는 안내판을 지나 들어가보면 파전집보단 헬스장과 고깃집, 레트로포차 같은 다른 업종의 가게들이 더 먼저 눈에 띕니다. 몇몇 남은 파전집과 골목 벽화만이 이곳의 옛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저녁시간 다시 찾은 골목도 분위기는 다르지 않았습니다. 한창 손님들로 붐볐어야 할 시간인데도 거리는 한산했고 일부 가게가 있던 자리는 공사장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많이 없어졌어요. 다 돌아가시고 하니까. 학사 파전도 돌아가셨고 나그네 파전도 돌아가셨고. (젊은 사람들은) 이런 경험이 없잖아. 그러니까 (파전집은) 못하고 다른 업종으로. 한 5개 남았나."


점주들의 고령화와 업종 전환, 상권 변화가 겹치면서 파전 골목이라는 이름도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공릉동 국수거리]

한때 국수거리로 불리며 국숫집들이 가득했던 곳입니다. 1980년대 후반 복개천 주변 벽돌 공장 인부들을 대상으로 형성된 곳인데요. 이곳은 동네 주민들에게도 익숙한 한 끼의 공간이 됐고 그 유명세에 2012년 공식적으로 국수거리로 지정돼 거리 조성 사업도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과거 사진 속 모습과는 달리 이제는 국수거리라는 입간판조차 자취를 감췄습니다. 거리를 따라 천천히 걸어보니 드문드문 남아있는 국숫집들만 눈에 띕니다. 오래된 안내판만이 이곳이 한때 국수거리였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점심시간인데도 거리는 예상보다 한산합니다. 국숫집 간판을 달고 있지만 문을 닫은 채 남아있는 곳도 보입니다 거리 초입의 한 가게에 들어가 봤습니다. 점심 장사가 한창이어야 할 시간이지만 매장 안은 손님이 거의 없는 모습입니다.


"예전에는 좀 있었죠. 6년 전만 해도 괜찮았죠. 코로나 전에는 좀 괜찮았는데 지금은 많이 죽었죠."


거리를 따라 걸으며 직접 확인해보니 1km 남짓한 거리에서 실제 영업중인 국숫집은 단 6곳 뿐이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줄어든 유동인구와 소비 방식 변화까지 겹치면서 한때 사람들의 허기를 달래주던 국수거리도 서서히 예전 모습을 잃어간 겁니다.


[성수동 갈비 골목]

성수동의 대표적인 야장 명소 중 하나였던 성수 갈비 골목입니다. 1970년대 중반 뚝섬 경마장을 찾던 손님들을 상대로 하나둘 들어선 갈빗집들에서 시작됐습니다. 오랜 시간 로컬 맛집과 노포, 특유의 야장 분위기가 어우러지며 주변 직장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던 곳인데요. 하지만 지금은 단 3곳의 가게만 남아 있을 뿐 새로 생긴 카페와 식당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평일 저녁이면 긴 대기줄이 이어졌다는 과거 후기와 달리 저녁 시간임에도 거리는 한산한 모습입니다.


"성수가 최근에 팝업도 많이 생기고 힙한, 트렌디한 그런 곳이라 노포 느낌의 갈비 골목은 이제 좀 안 맞지 않나. 분위기가 안 맞는 것 같아요. 시대가 지나면서 성수랑은 트렌드가 안 맞는 게 아닌가."


최근 성수동과 서울숲 일대가 이른바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면서 주변 상권의 성격도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관광객과 대형 브랜드가 몰리고 임대료까지 오르면서 오랜 시간 이 골목의 분위기와 추억을 만들어 온 로컬 상점들은 점점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겁니다.


[클로징]

한때는 동네의 명물이었고 누군가에겐 삶의 한 장면이었던 골목들입니다. 하지만 달라진 소비문화와 상권 변화, 재개발과 고령화의 흐름 속에 이 골목들은 조금씩 다른 얼굴로 바뀌고 있습니다. 시대의 변화는 피할 수 없지만 그 변화 속에서 우리가 어떤 풍경을 잃어가고 있는지는 한 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르데스크 주예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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