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이 바꾸는 유보통합 시대, 지금 필요한 것은 ‘유보통합 3법’과 교사 대 아동비율 공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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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이 바꾸는 유보통합 시대, 지금 필요한 것은 ‘유보통합 3법’과 교사 대 아동비율 공약이다

베이비뉴스 2026-03-16 11:02:43 신고

3줄요약

30여 년 동안 논의만 이어지던 유보통합이 마침내 정책으로 출발했다. 영유아 교육과 보육을 하나의 체계로 통합하겠다는 결정은 분명 의미 있는 변화다. 아이의 출발선이 태어난 환경에 따라 달라지지 않도록 하자는 사회적 약속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영유아 정책은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라는 두 체계 속에서 운영돼 왔다. 그 결과 같은 나이의 아이들이라도 어린이집에 다니느냐, 유치원에 다니느냐에 따라 적용되는 제도와 지원이 서로 달랐다.

아이에게는 그런 구분이 없다. 아이에게는 교육부의 아이도, 복지부의 아이도 없다. 그저 대한민국의 아이일 뿐이다. 그래서 유보통합은 필요하다.

다만 현장에서 묻는 질문은 하나다.

“그래서 아이들의 교실은 무엇이 달라졌는가.”

유보통합의 성패는 행정 조직 개편이 아니라 아이들이 실제로 생활하는 교실 환경이 어떻게 바뀌느냐에 달려 있다. ⓒ베이비뉴스

유보통합의 성패는 행정 조직 개편이 아니라 아이들이 실제로 생활하는 교실 환경이 어떻게 바뀌느냐에 달려 있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약 3만5000개의 영유아 교육·보육기관이 있고 약 140만 명의 아이들이 이곳에서 하루를 보낸다. 어린이집 약 94만 명, 유치원 약 49만 명이다.

이 상황에서 유보통합 논의의 핵심 과제로 꾸준히 제기돼 온 것이 교사 대 아동비율 문제다. 현재 어린이집은 연령별 교사 대 아동비율 기준을 적용받는다.

• 0세 1:3
• 1세 1:5
• 2세 1:7
• 3세 1:15
• 4~5세 1:20

반면 유치원은 교사 대 아동비율이 아니라 학급 정원 기준으로 운영된다. 교육청 기준에 따라 한 교사가 20명에서 많게는 28명까지 맡는 구조다. 결국 같은 나이의 아이들이 어느 기관에 다니느냐에 따라 교실 환경이 달라지는 셈이다.

이 문제는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영유아교육은 교사가 아이의 놀이를 관찰하고 상호작용하면서 경험을 확장해 주는 교육이다. 교사와 아이 사이의 충분한 관계와 상호작용이 전제되지 않으면 교육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안전 관리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교사 대 아동비율은 교사의 노동 조건이 아니라 아이의 교육 환경을 결정하는 정책이라고 말한다.

국책연구기관인 육아정책연구소도 유아교육의 질을 고려할 때 만 4~5세 교사 대 아동비율을 약 1:15 수준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한 바 있다. 현장과 연구는 이미 같은 방향을 이야기하고 있다.

문제는 정책이 현실로 내려오는 과정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6년 올해 시행된 0세반 교사 대 아동비율 1:2 제도다. 제도상으로는 가능해졌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1:3 운영이 대부분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운영비 지원 구조가 여전히 1:3 기준으로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제도는 바뀌었지만 재정 구조가 따라오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이런 말이 나온다.

“정책은 생겼지만 현실은 그대로다.”

또 다른 현실적인 고민도 있다. 교사 대 아동비율을 줄이면 아이 수가 줄어든다. 그런데 표준영유아교육비 구조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으면 기관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

결국 질문은 하나로 모인다. 아이들의 교육 환경에 대한 투자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무엇보다 가장 큰 책임은 중앙정부에 있다. 유보통합은 국가 정책이고, 교사 대 아동비율 개선과 교육 환경 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재정 구조 역시 국가가 설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책이 교실에서 실제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유보통합 제도의 큰 틀은 중앙정부가 만들지만, 아이들이 하루를 보내는 교육 환경은 결국 지역 안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지방정부의 선택이 중요하다. 국가 정책을 기다리는 데서 멈출 것인지, 아니면 지역에서부터 변화를 만들어 갈 것인지 말이다.

무엇보다 지금 국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유보통합 3법’ 제정이다.

법적 기반 없이 제도만 먼저 움직이면 현장은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교사 자격, 재정 구조, 기관 체계까지 정리하는 법적 틀이 필요하다.

하지만 법 제정이 이루어지기 전이라도 지방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오히려 지금이 지방정부가 역할을 할 수 있는 시기다.

다가오는 지방선거는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현장에서 바라보는 지방 공약은 복잡하지 않다. 다음 세 가지만 추진해도 유보통합은 훨씬 현실적인 정책이 될 수 있다.

첫째, 통합 명칭을 먼저 사용하는 것이다. 법적으로 허용되는 범위 안에서라도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아우르는 ‘영유아학교’와 같은 통합 명칭을 지역에서 먼저 사용해 보는 시도가 가능하다. 상징적인 변화지만 현장 혼란을 줄이는 데 의미 있는 시작이 될 수 있다.

둘째, 교사 대 아동비율 개선을 지역 정책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전 연령 교사 대 아동비율 축소 원칙 확립, 단계 시행 시 만 5세 우선 적용되여야 한다. 

만 5세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연령이다. 교육적 상호작용이 가장 중요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단계적 정책을 시작하기에 가장 현실적인 출발점이다.

셋째, 유보통합 교육 환경을 위한 지역 재정 지원 정책이다. 교사 대 아동비율 개선, 교실 환경 개선, 교사 인력 지원 등은 지방정부의 의지에 따라 충분히 설계할 수 있다.

유보통합이 진짜 정책이 되기 위해서는 선언이 아니라 현장에서 체감되는 변화가 필요하다.

아이들이 하루를 보내는 교실,
아이들이 뛰어노는 놀이터,
아이들과 눈을 맞추는 교사의 거리.

그곳에서 정책의 성공과 실패가 결정된다. 아이들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어른에게는 정책 논의의 시간이지만 아이에게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 성장의 시간이다.

그래서 나는 말하고 싶다. 유보통합의 혁명은 행정이 아니라 교실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변화는 어쩌면 지역에서 현장에서 먼저 시작될.

*곽문혁 원장은 35년 넘게 영유아 보육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해 온 교육자다.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 회장과 부산시민간어린이집연합회 회장을 역임하며 보육 정책과 현장을 두루 경험했다.

현재 부산에서 수연어린이집 원장으로 아이들과 숲을 거닐고 흙을 만지며 아이들의 하루를 함께 살아가는 보육인이다.

국가가 아이들을 가장 귀하게 여기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며, 더 나은 보육·교육 환경 속에서 이 땅의 모든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라나기를 꿈꾼다. 또한 아이들의 곁을 지키는 보육인들의 삶 역시 존중받고 보람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현장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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