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아직 첫 승전고를 울리지 못하고 있는 정정용 감독의 전북현대가 3경기 만에 고무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지난 14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6 3라운드를 치른 전북이 광주FC와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결과로 전북은 3경기 2무 1패를 기록, 다소 부진한 시즌 초 출발을 보이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전북 지휘봉을 잡은 정 감독은 선수단 개편과 성적 확보라는 두 가지 중책을 맡았다. 리그 개막 전에 열린 대전하나시티즌과 슈퍼컵에서 2-0 승리를 거두면서 쾌조의 출발을 하는 듯했지만, 본 무대인 리그 개막 후 3경기째 승전고를 울리지 못하고 있다.
전북의 아쉬운 경기력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분명한 영향을 미친 건 선수단 변화다. 지난 시즌 거스 포옛 감독 체제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한 박진섭, 송민규, 전진우, 홍정호 등이 팀을 떠났다. 좌우 윙어와 척추 라인의 선수가 바뀐 만큼 전북의 전술·전략도 적지 않은 수정이 불가피했다. 전북은 올겨울 김승섭, 박지수, 조위제, 모따 등을 영입해 숫자적 공백을 메웠다. 이제는 고민은 어떻게 조합하고 기능하게 할 지다.
정 감독은 시즌 초 4-2-3-1 전형을 플랜 A로 사용 중이다. 지난해 4-3-3 전형과 달리 미드필더 숫자를 한 명 더 추가해 빌드업 체계를 다듬고자 한 의도였다. 이에 공격형 미드필더에 김진규,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에 맹성웅과 오베르단을 배치했다. 그러나 앞선 부천FC1995, 김천상무전 빌드업 과정에서 연달아 문제가 발생하며 실점 위기를 맞았다. 맹성웅과 오베르단이 후방에서 패스를 배급하는 데 강점이 있는 자원이 아니다 보니 발생하는 역효과였다.
이에 정 감독은 3번째 경기인 광주전 선수 배치를 일부 수정했다. 가장 눈에 띈 건 중원 조합이다. 정 감독은 2선으로 활용하던 김진규를 다시 3선에 불러들였다. 김진규와 오베르단에게 중심을 맡기고 한 칸 위에는 활동량과 박스 침투에 능한 강상윤을 배치했다.
변화의 효과는 경기력으로 드러났다. 3선에 자리한 김진규가 좀 더 넓은 공간에서 여유롭게 전북의 후방 빌드업을 주도했다. 강점인 패스 공급이 살아나면서 전북은 주공격 루트인 측면까지 원활하게 공을 투입할 수 있었다. 전반전 김진규가 뿌려준 패스로 침투하는 이동준이 찬스를 잡거나 김진규로 시작된 전개가 위협적인 슈팅까지 이어지는 등 유의미한 장면이 많았다.
김진규가 공 배급 역할을 맡으면서 파트너 미드필더들의 역할도 자연스레 확립됐다. 기동력이 좋은 오베르단과 강상윤이 김진규 주변 공간을 채워주며 중원의 단단함이 살아났다. 오베르단이 수비진과 3선 공간을 맡았고 강상윤이 2선과 더 나아가 박스 침투까지 수행했다. 경기를 치르며 호흡이 올라온다면 세 선수의 시너지가 더 발휘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전북은 지난 시즌에도 ‘슬로우 스타터’ 기질을 보였다. 새 사령탑이던 포옛 감독의 첫 5경기 성적은 1승 2무 2패였다. 그러나 6라운드 FC안양 원정 승리를 기점으로 최적의 라인업 조합을 찾아간 전북은 박진섭-김진규-강상윤 중원, 김영빈-홍정호 수비진 등 막강 조합을 구축해 22경기 무패 더 나아가 K리그1, 코리아컵 우승을 차지했다. 정 감독 체제 전북 역시 시즌 초를 ‘최적 조합 찾기’로 보내고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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