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 속에서 '잘 자는 것'이 새로운 자기관리의 기준이 되고 있다. 최근 웰니스 열풍과 함께 수면의 질을 과학적으로 관리하려는 '수면과학'(Sleep Science)이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워치와 수면 추적 앱, 기능성 침구와 수면 보조 식품까지 관련 시장도 빠르게 커지는 분위기다. 과거 휴식의 영역이던 잠이 이제는 건강·생산성·삶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재조명되고 있다. 이번 기획에서는 수면과학이 어떻게 새로운 산업과 소비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는지 살펴본다.[편집자주]
'웰니스' 열풍 속에 '잘 쉬고 잘 자는 삶'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수면 관련 업계들이 잇달아 숙면을 돕는 제품과 기술들을 선보이는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 Sleep과 Economics의 합성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에는 MZ세대들을 겨냥한 최신 침구 세트 팝업은 물론, 가전·제약·보일러·헬스케어 등 업체들이 한데 모여 수면테크를 선보이는 박람회도 열렸다. 날로 바빠지는 현대 사회에서 '잠깐이라도 제대로 쉬려는' 슬립맥싱(Sleep Maxing) 트렌드가 새로운 수면테크와 제품들을 출현을 종용하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지난 13일부터 오는 22일까지 판교점 10층 토파즈홀에서 '파인 슬리핑 엑스포'(Fine Sleeping EXPO)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현대백화점과 슬립테크 기업 에이슬립이 공동으로 주최하며 삼성전자·세라젬·카카오헬스케어·경동나비엔 등 10개 기업이 참가해 수면 관련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인다.
△입면(Sunset) △숙면(Midnight) △기상(Sunrise) 등 세 가지 공간으로 구성된 행사장에서는 다양한 슬립테크 기기들을 체험해볼 수 있다.
안마 의자와 제습환기청정기 등이 전시되고 수면 환경을 조절해주는 AI 숙면 매트, 슬립허브 등 기기들을 체험해볼 수 있다. 직접 혈당을 측정해볼 수 있는 혈당 측정기 체험 공간도 마련됐다.
기자가 지난 13일 엑스포를 방문해 세라젬 안마의자에 누워 10분간 마사지 체험을 해보니, 강도 높은 악력의 마사지볼을 통해 근육의 피로를 덜고 혈액순환을 돕는 갖가지 테크를 경험할 수 있었다.
AI수면 분석 플랫폼 기업 에이슬립이 마련한 부스에서는 태블릿에 연결된 헤드폰을 통해 잠 못드는 유형별 수면법을 안내하는 명상 콘텐츠를 감상하며 호흡법, 근육 이완 등을 따라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태블릿과 연동해 최적의 수면 공간을 연출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갤럭시 태블릿의 앱이 이용자의 수면 숨소리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면서 수면 공간의 곳곳에 배치된 TV·조명·에어컨 등의 가전제품들을 이용자가 최적의 수면을 취할 수 있는 환경으로 세팅한다.
경동나비엔은 에이슬립과 공동 개발해 나비엔 숙면매트에 적용한 'AI 수면모드' 기술을 소개했다. AI 수면모드는 사용자의 호흡 패턴을 감지해 수면 단계를 분석하고 단계별로 적정 온도를 자동조절해 깊은 숙면을 유도한다.
경동나비엔은 자체 연구를 통해 숙면매트가 수면 효율을 높이는 효과를 확인했다. 온도 변화에 민감한 REM 수면 단계에서는 매트 온도를 낮춰 체온 상승을 방지함으로써 쾌적한 수면 환경을 유지한다.
환기청정기 역시 에이슬립과의 공동 연구에서 쾌적한 수면 환경 조성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근당은 집에서 앱으로 간편하게 수면무호흡증을 검사하는 '앱노트랙'을 선보였다. 병원에서 의료진 상담을 통해 '앱노트랙' 앱을 처방받고 자기 전 켜두기만 하면 매일 수면을 분석해준다. 분석결과는 병원에서 분석해 의료진과 치료방법을 상담하면 된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채혈 없이도 실시간 혈당을 확인할 수 있는 AI 건강관리 서비스 '파스타 앱'을 소개했다. 식사 후 혈당 반응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나에게 맞는 식사 습관'을 찾게 도와준다. 식습관과 활동량, 멘탈 상태 등을 바탕으로 맞춤형 다이어트 루틴도 제안하며 비만주사 일정과 체중변화 기록도 정리해준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수면 시간 감소와 스트레스 증가 등으로 수면의 질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숙면을 돕는 슬립 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잘 때 내 몸에 직접 와닿는 침구 세트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취향 셀렉트샵 29CM는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성수동에서 수면 시장을 직접 겨냥한 팝업스토어 '29 눕 하우스'를 처음으로 열었다.
'29 눕 하우스'는 "누워서 찾는 내 침구 취향"을 콘셉트로 국내외 침구 브랜드 13곳을 한자리에 모든 큐레이션 전시다.
총 3층으로 구성된 이번 팝업은 단순히 보는 전시에서 벗어나 관람객이 제품에 직접 누워보거나 만져보며 촉감과 밀도, 디자인을 비교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3층에는 직접 누워보며 체험해보는 공간인 '눕 체험존'이 마련됐다. 이곳에는 침대 13개가 놓여 있어 방문객이 실제 수면 환경과 유사한 공간에서 참여 브랜드의 대표 침구 제품을 직접 누워보며 촉감과 사용감을 비교해볼 수 있다.
실제로 29CM의 홈 카테고리 '이구홈' 내 베개·이불 등 침구 거래액은 지난해 기준 전년대비 48%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잠옷·파자마 등 홈웨어 거래액은 60% 이상, 안대 거래액은 95% 이상 늘어나는 등 숙면을 돕는 제품 전반의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했다. 침구를 포함한 홈패브릭 카테고리는 현재 이구홈 전체 거래액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영역으로 자리잡았다.
이와 함께 2030세대의 수면에 대한 관심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29CM에 따르면 2025년 1년간 20~30대 카테고리별 거래액을 살펴보면, 침구와 매트·침대커버 거래액은 각각 51%씩 증가했으며, 차렵이불 거래액도 20% 가량 증가했다. 잠옷·홈웨어 카테고리 거래액도 2배 넘게 뛰었다.
업계 관계자는 "수면은 더 이상 개인의 생활습관 문제가 아니라 데이터로 관리하는 건강 영역이 됐다"며 "웰니스 소비가 확대되고 AI 기반 수면 분석 기술이 등장하면서 수면을 개선하려는 소비가 하나의 시장으로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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