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평가·선원안전·전쟁보험·전략물자 수송 등 범정부 대응 필요"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최근 중동 정세 악화로 호르무즈 해협 해상 항로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류동근 국립한국해양대학교 총장이 이번 사태를 대한민국이 해운국가로서 역량과 책임을 증명해야 할 시험대로 규정했다.
류 총장은 16일 언론사에 제공한 기고문에서 "수출입 물동량의 99%를 바다에 의존하는 대한민국에 바다는 단순한 운송 수단이 아니라 경제를 움직이는 혈관"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의 위기는 곧 국가 경제의 위기와 직결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중동 해역 상황에 대해 군사적 긴장뿐만 아니라 보험시장 위축, 선박 운항 불확실성, 항로 우회에 따른 비용 증가 등이 얽힌 복합적 위기라고 분석했다.
특히 선박 운항이 사실상 마비되는 '보험 봉쇄(Insurance Blockade)'에 가까운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류 총장은 정부의 대응 방향과 관련해 "선원의 안전은 양보할 수 없는 가치지만, 안전을 지키는 방식이 반드시 '선박을 멈추는 것'이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제언했다.
이어 "해운은 본질적으로 위험을 관리하는 산업"이라며 "폭풍과 해적, 전쟁과 봉쇄의 역사 속에서도 선박은 바다를 건너왔고 국제 해운 시스템 역시 이러한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보험, 국제 협약, 해상안보 협력 등 다양한 제도를 발전시켜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운항 자제 권고를 넘어 선박별 위험도 평가, 선원 보호 체계 강화, 전쟁위험보험에 대한 정책적 지원, 전략물자 수송을 위한 필수선대 관리 등 외교·국방·산업·금융이 참여하는 범정부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코로나19 시기 공급망 위기와 지금의 중동 상황에서 보듯 국가 경제를 지탱하는 마지막 물류망은 결국 바다이며 그 최전선에는 선원들이 있다"며 해운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도 촉구했다.
류 총장은 "위기 속에서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해운 강국으로서의 신뢰는 더 강해질 수도 있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두려움이 아니라 지혜로운 대응과 국가적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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