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부활 이끄는 김현석 감독의 “몸만 힘들게, 마음은 편하게” 선수 조련법 [케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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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부활 이끄는 김현석 감독의 “몸만 힘들게, 마음은 편하게” 선수 조련법 [케현장]

풋볼리스트 2026-03-16 07:00:00 신고

김현석 감독(왼쪽), 곽태휘 수석코치(오른쪽, 울산HD). 서형권 기자
김현석 감독(왼쪽), 곽태휘 수석코치(오른쪽, 울산HD).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부천] 김정용 기자= “보기보다 따뜻한김현석 울산HD 감독이 308일 만에 맛보는 원정 승리와 리그 1위 등극을 이끌었다. 몸은 전보다 더 힘들게 만들지만 마음은 편하게 해 주려는 것이 김 감독의 방향성이다.

15일 경기도 부천시의 부천종합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6 3라운드를 가진 울산HD가 부천FC2-1 승리를 거뒀다. 관중은 8,558명이었는데 상당수가 울산 응원석의 원정 관중이었다.

2라운드 경기를 연기한 울산은 시즌 두 번째 경기에서 승리하며 2전 전승 행진을 달렸다. 부천은 승격 직후 K리그1 최고 수준 연봉규모 세 팀을 연달아 만나는 힘든 일정 속에서 전북현대를 잡고 대전하나시티즌과 비기는 성과를 낸 바 있으나, 승격 후 무패 행진이 2경기 만에 끝났다.

울산은 다른 팀들보다 한 경기 덜 치르고도 선두에 올랐다. 현재까지 K리그1은 전체 경기 중 무승부가 절반을 넘길 정도로 승부를 가리기 힘든 분위기다. 울산과 FC서울 두 팀만 연승을 달렸는데, 울산이 다득점에서 더 앞서며 1위에 올라 있다.

원정 승리는 무려 308일 만이다. 지난해 511일 제주SK 원정에서 이긴 뒤, 즉 울산의 본격적인 부진이 시작되기 전에 이긴 뒤 한 번도 원정 경기를 잡아내지 못했다. 선수들도 이 점을 의식하고 있었다. 경기 후 이동경은 원정에서 작년 5월에 이기고 처음 이겼다고 들었다. 그럼에도 정말 많은 분들이 와 주셔서 응원을 크게 해 주셨다. 올해는 어느 경기장에 오시더라도 승리를 만끽하실 수 있게 선수들이 준비하겠다라며 팬들이 더 많은 잘 있어요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만들어 주겠다고 다짐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편한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성적 부진뿐 아니라 내분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울산은 그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구단 레전드김 감독을 선임했다. 이동경은 만나 본 여러 감독 중에서 특히 친근한 분이다. 어릴 때 수석코치로 만났는데 그땐 어렵고 큰 분이었다. 프로에서 만나보니 보기보다는 좀 따뜻한 면이 많다. 선수들이 마음 편하게 경기할 수 있도록 해 주신다라고 말했다.

그 최대 수혜자가 야고다. 강원FC에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는 걸 보고 울산이 영입했는데, 그동안 울산에서는 부진하고 중국 저장FC로 임대 보내자 또 득점력이 향상되는 등 구단과 맞지 않는 선수처럼 보였다. 김 감독은 야고와 미팅에서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며 마음껏 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려 했다. 김 감독은 전반전에 골을 넣은 야고에 대해 하프타임에 안아줬다. 옷이 젖어 있어서 안아주긴 싫었는데 그래도 안아줬다라며 웃었다.

지난해 김천상무 소속으로 주로 활약하며 리그 MVP까지 수상했지만 울산 복귀 후 별 활약이 없었던 이동경도 기를 살려줘야 했다. 이동경은 페널티킥으로 이번 시즌 첫 골을 넣었다. 그런데 전담 키커 야고를 제치고 이동경이 킥을 맡은 이유에 대해 김 감독과 이동경 본인의 증언이 엇갈렸다. 이동경은 내가 킥을 하겠다고 자처했다. 야고가 흔쾌히 양보해 줬다라고 말했는데 김 감독은 내가 야고에게 동경이를 위해 좀 양보해 달라고 했다. 야고가 흔쾌히 수락했다라고 말했다. 별것도 아닌데 내 탓이오를 할 정도로 서로 배려하는 분위기다.

이처럼 긍정적인 분위기를 강조하는 건 선수 구성에서도 보인다. 울산은 테크니션 보야니치와 이규성을 동시에 기용하고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지 않는다. 트로야크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쓸 수도 있고, 중원을 공격적으로 구성하는 대신 센터백을 늘려 스리백을 쓸 수도 있다. 김 감독은 센터백으로 왼발잡이 김영권 이재익을 조합하고 중원에는 빌드업 능력이 좋은 미드필더 두 명을 동시에 세웠다. 움츠러들기보다 선수들의 공격적 재능을 발휘할 수 있게 하겠다는 메시지다.

부천 상대로 경기 초반에는 활동량이 밀리고 상대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해 위기를 맞았지만, 몸이 풀리자 주도권을 확실히 잡았다. 이때 공격적인 수비형 미드필더 조합이 좋은 효과를 냈다. 이규성은 K리그1 미드필더 중 최고 수준의 공 운반과 키핑 능력을 가졌고, 보야니치는 패스를 찔러넣는 능력이 탁월하다. 두 선수가 다른 방식으로 공을 순환시키면서 더 전방에 있는 선수들을 살려줬다. 보야니치가 공격에 가담하면 이규성이 많은 활동량으로 중원의 수비 공백을 최소화했다.

경기 후 만난 이규성은 다리(보야니치)가 공격적으로 뛰어난 선수다. 나는 다리를 도와주는 데 많은 신경을 쓴다. 다리도 저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주고 잘 하는 걸 살려주기 위해 많은 신경을 쓰고 있을 것이다.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를 우리 팀은 너무 의식하지 않는다. 팀 전체적인 밸런스가 중요하다. 야고, 동경이, 모든 공격자원들이 수비를 다 도와준다라고 말했다.

야고, 이동경, 이진현(왼쪽부터, 울산HD). 서형권 기자
야고, 이동경, 이진현(왼쪽부터, 울산HD). 서형권 기자
이규성(울산HD). 김정용 기자
이규성(울산HD). 김정용 기자

 

이규성도 김 감독이 선수단의 편한 분위기를 위해 각별히 노력한다며 전 작년에 울산에 없었는데, 다들 작년 일은 묻어두고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감독님도 코칭 스태프도 새로 시작하는 분위기였다. 우리 팀이 하나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많이 노력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동계훈련 강도는 울산에서 치른 다섯 차례의 겨울 중 올해가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동계훈련에서 힘들다는 건 오랜만에 느꼈다. 다른 팀과 비교할 땐 어떤지 모르겠지만 우리 팀이 해 오던 강도에 비해 조금 더 많은 훈련을 했다고 했다. 훈련뿐 아니라 경기 중에도 김 감독은 선수들을 다그칠 때가 있다. 마음만 편하게 먹고 몸은 힘들게 만드는 것이 김 감독의 선수단 조련법이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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