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녕사에서 탄을 땐다
절에서 주문이 오는 날짜를 미리 가늠한다
기다리는 설렘을 느낀 날
오늘도 트럭 기사를 따라 면장갑을 끼고 조수석에 오른다
발끝에 삐죽거리며 굴러다니는 갈탄
시꺼먼 석탄 줄이 볼 가운데 연필 줄을 긋고 있다
트럭에 갈탄 조개탄도 거들어
올리고 내리고를 수없이 반복했던 시간들
봉녕사 입구에 들어서니 극락에 왔나 보다 싶다
젤 급한 화장실로 종종걸음 친다
해우소에서는 고요히 은밀히 웃을 수 있다
절을 좋아하게 된 이유가 되었다
법당을 기웃거리며 두 손을 모아 본다
따뜻한 차 한 잔 건네주신 스님
석탄 값은 절대 외상이 없다
항상 천 원짜리 한 뭉치다
따뜻한 종무소 창문으로 바라본 봉녕사 풍경
난로 속으로 풍덩 들어간 까만 갈탄은
너와 나의 반짝이는 별이 되었다
김연화안젤라 시인
2018년 ‘시와 표현’ 등단
시집 ‘개박골 포도꽃들이 앙등할 낀데’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