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이데일리가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실을 통해 단독 취재한 결과에 따르면, 권익위 소속 A국장은 지난 10일 직위해제 처분을 받고 직무에서 배제됐다. 정일연 신임 국민권익위원장이 지난 4일 취임 이후 사태 수습을 위해 내린 결정이다.
A국장은 이미 지난달 권익위 자체감사 이후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에 ‘중징계 요구’ 의견으로 회부된 상태였음에도, 권익위 기획조정실장 직무대리 겸 고충처리국장직을 수행해왔다.
|
대웅제약 민원 셀프접수 사건은 작년 10월 신장식 의원이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폭로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대웅제약은 2017년부터 보톡스의 원료인 보툴리눔 균주 도용문제로 메디톡스와 민·형사상 분쟁 중이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자사의 보툴리눔 균주를 도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3년 2월 1심 법원은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영업비밀 불법취득 및 침해금지)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하고 400억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내렸다. 대웅제약이 불복해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대웅제약은 민사 항소심이 시작된 이후인 2023년 9월 권익위에 ‘보툴리눔 균주의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해제해달라’는 취지의 고충민원을 접수했다. 정부가 보툴리눔 균주를 국가 핵심기술에서 해제한다면 대웅제약은 이를 근거로 ‘해당 기술은 보호가치가 낮고 독점적일 영업비밀이 아니다’고 주장하기 유리하다. 하지만 권익위는 같은 해 9월 ‘사인 간의 권리관계 문제’에 가깝다고 판단해 이를 종결하고 소관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로 보냈다.
하지만 유철환 위원장 부임 직후인 2024년 1월22일 A국장은 담당과장을 호출해 “위원장 관심 민원이니 검토하라”고 종결된 대웅제약 건을 사전 지시했다. 사흘 뒤에는 권익위가 민원인의 재신청이 없음에도 종결된 서류의 스캔본을 출력하여 ‘셀프접수’ 형태로 민원을 다시 등록하기도 했다.
이후 신 의원실 등에 따르면, 실무조사관과 과장들이 해당사건에 대해 수차례 ‘각하 의견’을 냈는데도 유 전 위원장과 A국장은 이를 묵살하고 대웅제약에 유리한 시정권고 또는 제도개선을 도출하기 위해 담당과장과 조사관을 수차례 교체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A국장은 ‘유 전 위원장이 사전지시한 바 있다’는 취지로 답하기도 했다.
이후 실시된 국무조정실 조사에서도 해당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자 권익위는 올해 1월부터 자체감사에 착수했다.
권익위 감사관실 조사 결과, 유 전 위원장이 해당 사건에 대한 실무자들의 각하의견을 정당한 사유없이 ‘시정권고’로 2회나 재검토를 지시하고 제도개선 과제로 선정하는 등 민원을 인용했다고 판단하고 관할인 세종경찰청에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형사 고발했다. 유 전 위원장은 국조실 조사 결과가 나온 지난해 12월19일 약 열흘 뒤에 임기를 1년 남기고 사퇴했다.
또 A국장에 대해서도 각하 대상임에도 대웅제약에 유리한 시정권고, 의견표명 등 특정결과를 부당하게 지시했다고 판단해 그를 ‘중징계 요구’ 의견으로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에 회부했다. 중징계는 파면·해임·강등·정직 중에서 결정된다.
권익위 측은 “최근 A국장에 대한 인사조치가 있었던 것은 맞다”면서도 별도의 언급은 하지 않았다.
|
신장식 의원은 “권익위 조사 결과 기업과의 유착 관계가 인정됐다. 이는 반부패 기관을 특정 기업의 로비 창구로 전락시킨 중대 범죄”라며 “국무조정실 조사에서 중대한 혐의가 드러난 뒤 사퇴한 유철환 전 위원장은 기업 유착뿐 아니라 김건희 여사 명품백 무혐의 처분, 고(故) 김 국장 사망 사건에 대해서도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할 수사 대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