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000원 미만인 이른바 '동전주' 상장기업들이 말 그대로 난리가 났다. 오는 7월부터 '동전주' 퇴출 요건을 강화한다는 정부 발표 탓이다. 7월까지 동전주 탈출을 못하면 시장에서 퇴출 위기에 몰리는 등 생존을 보장하기 힘들다. 이에 액면병합, 무상감자 등으로 주가를 띄우려는 곳만 한 달 새 115곳에 달한다. 동전주 기업들의 '생존 노력'은 더 가속화할 전망이다. 지난 13일 기준 동전주 기업이 무려 242곳에 달하기 때문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금융당국이 동전주 상장폐지 규제 도입을 공식화한 이후 주식병합을 결정한 1000원 미만 상장사는 총 115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액면병합 결정 건수(13건)의 약 9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많게는 하루 21개 기업이 액면병합 결정을 공시하기도 했다. 규제 시행을 앞두고 상장사들이 대응에 나선 결과로 해석된다.
앞서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오는 7월 1일부터 30거래일 연속 주가가 1000원 미만인 종목을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이후 90거래일 가운데 연속 45거래일 동안 주가가 1000원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간다. 금융당국은 동전주가 시가총액이 작고 가격 변동성이 큰 특성 때문에 주가조작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제도 개선에 나섰다.
이에 따라 상장사들은 우선 주당 가격을 높이는 액면병합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예컨대 10주를 1주로 병합하면 주식 수는 10분의 1로 줄어들지만 주가는 이론적으로 10배 상승한다. 다만 단순한 액면병합만으로는 상장폐지를 피하기 어렵다는 점이 변수다. 금융당국이 형식적인 주가 상승을 통한 규제 회피를 막기 위해 병합 이후 주가가 액면가를 밑돌 경우 상장폐지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기업들은 주식을 회수·소각해 자본금을 줄이는 무상감자를 통해 재무구조 정리에 나서고 있다. 무상감자는 주주에게 별도의 보상을 지급하지 않고 자본금을 줄이는 방식으로, 감자를 통해 발생하는 감자차익은 결손금 보전에 활용된다.
자본금을 줄이는 조치 자체는 재무구조가 취약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져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결손금을 정리한 뒤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금을 수혈하며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금융당국 발표 이후 한 달 사이 무상감자와 유상증자 계획을 함께 공시한 상장사는 휴림에이텍, 뉴인텍, 형지I&C 등 3곳이다. 지난해에는 총 35개 상장사가 관련 공시를 냈다.
큐캐피탈, 센서뷰 등 두 상장사는 액면가 감액 방식의 무상감자를 선택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8곳이 같은 방식을 택했다. 이는 발행주식 총수는 그대로 유지한 채 주식의 액면가만 낮춰 자본금을 줄이는 방식이다. 감자 전후 자본총계에는 변화가 없다. 기업 입장에서는 주식 수를 줄이지 않으면서도 결손금을 정리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업계에서는 동전주 퇴출 규제에 대응해 상장사들의 자본 구조 조정 움직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증시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업들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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