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원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척추측만증은 척추가 옆으로 휘어지는 질환이다. 단순히 좌우로만 굽는 것이 아니라, 대나무처럼 척추뼈가 마디마디 회전하며 꼬이는 '3차원적인 변형'이 특징으로, 이로 인해 골반의 비대칭이 동반될 수 있다. 뒤에서 봤을 때 일자로 곧아야 할 척추뼈가 C자 또는 S자 형태로 휘어져 있는 상태를 말한다.
단순한 자세 불균형과 가장 큰 차이는 척추뼈 자체의 변형 여부다. 나쁜 자세로 인해 일시적으로 휘어 보이는 경우는 의식적으로 자세를 바로잡으면 교정이 된다. 반면 척추측만증은 척추뼈 자체가 회전하며 구조적으로 굽은 상태이기 때문에 아무리 스스로 힘을 줘도 펴지지 않는다. 특히 똑바로 섰을 때 어깨 높이가 다르거나, 상체를 앞으로 숙였을 때 한쪽 등이나 허리가 더 튀어나와 보인다면 단순한 자세 문제 보다는 척추측만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척추측만증은 의학적으로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특발성 척추측만증이 전체의 약 90%를 차지한다. 즉 척추측만증은 단일 원인에 의해 발생하기보다는 유전적 소인, 호르몬 변화, 성장 과정에서의 뼈 비대칭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는 질환이다. 흔히 나쁜 자세나 무거운 가방을 주요 원인으로 생각하지만, 이러한 기계적 자극은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일 뿐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최근에는 타고난 신체적 특성에 성장기의 환경적 요소가 더해져 발생하는 복합 질환으로도 보고 있다.
대전을지대병원이 소아청소년과와 소아재활의학과가 협진을 시작했다. 사진은 치료사들이 어린이재활을 돕는 병원 내 진료공간. (사진=중도일보DB)
부모가 일상에서 관찰할 수 있는 대표적인 변화는 체간의 좌우 비대칭이다. 옷을 입혔을 때 목 부분이 한쪽으로 기울어 보이거나 양쪽 어깨 높이가 다르고, 치마나 바지가 자꾸 한쪽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또 신발 밑창이 한쪽만 유독 빨리 닳거나, 뒤에서 봤을 때 한쪽 어깨나 등이 더 튀어나와 보인다면 척추측만증의 신호일 수 있다.
척추측만증은 유전적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질환이다. 연구에 따르면 가족 중 환자가 있는 경우 발생 위험이 약 20%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따라서 형제나 부모 중 척추측만증 환자가 있다면, 아이가 급격한 성장을 보이기 시작하는 초등학교 3~4학년 무렵부터는 가정에서도 주기적으로 아이의 상태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아이가 상체를 앞으로 숙인 상태에서 등과 허리의 좌우 비대칭을 관찰하는 '아담스 전굴 검사'를 활용해 볼 수 있다.
척추측만증의 확진을 위한 검사는 엑스레이 검사다. 서 있는 상태에서 척추 전체를 촬영해 굽은 정도를 측정하며, 이때 척추가 휘어진 각도가 10도 이상일 경우 척추측만증으로 진단한다. 동시에 척추뼈의 회전 정도와 골반의 균형, 다리 길이 차이 등도 함께 확인한다.
학령기 척추측만증은 성장 과정에서 척추가 함께 자라면서 각도가 악화되는 경우가 흔히 관찰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보조기는 이미 휘어진 척추를 다시 펴는 역할이 아니라, 척추 변형이 '더 진행되지 않도록 억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즉 성장이 활발한 시기에 콥스 각도가 더 커지는 것을 막아, 향후 수술적 치료로 이어지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 보조기 치료의 최종 목표다.
아이가 척추측만증 진단을 받으면 많은 부모가 '내 탓'이라며 미안함을 느끼기 쉽다. 그러나 이는 부모 관리 부족 때문이 아니라, 성장 과정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질환이라는 점을 기억해주셨으면 한다. 조기에 발견하면 운동, 바른 자세 유지, 보조기 착용 등으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 따라서 아이의 등을 자주 관찰하고, 전문의 상담과 정기 검진을 두려워하지 말고 꾸준히 받으며 관리해주실 것을 권유한다.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황상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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