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튀르키예 국경 어딘가에 이란 국외 거주자들이 이란 내 가족들과 연락할 수 있도록 돕는 특별한 서비스를 판매하는 남자가 있다.
그의 비결은 두 대의 휴대전화다. 하나는 이란 통신망에, 다른 하나는 튀르키예 통신망에 연결되어 있다. 이란으로 연결되는 국제전화가 차단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방식이 사용된다.
해외 고객들이 그의 튀르키예 휴대폰으로 왓츠앱(WhatsApp) 전화를 걸면 그는 이란 휴대폰으로 그들의 가족에게 전화를 건다. 그리고 두 휴대폰을 맞대어 이란 내 가족의 목소리를 간절히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서로 대화할 수 있게 해준다.
그는 국경 지역에 머물기 때문에 튀르키예와 이란의 이동통신망에 모두 접속할 수 있다. 이는 이란인들이 전시 인터넷 및 전화 제한 조치를 우회하는 여러 방법 중 하나로, 비용이 비싸다.
BBC 페르시아어 서비스의 취재 결과, 송금 수수료를 포함해 4~5분 통화에 약 28파운드(38달러)가 들지만 고객들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비용이라고 생각한다. 때로 이란 내에서 해외로 전화를 걸 수도 있지만 한 번에 연결되는 경우가 드물고 통화도 2~3분을 버티지 못하고 끊기기 일쑤다.
테헤란에 사는 하미드(가명)는 현재 해외에 있는 아내와 친척들과 연락할 방법을 필사적으로 찾아왔다. 그는 "지난 며칠 동안 연결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지만 비용은 중요하지 않다"며 "그저 가족들이 조금이라도 더 안심하기를 바랐을 뿐"이라고 했다. 그는 이란 당국이 인터넷에 가한 제한을 우회해 해외로 메시지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 수 있게 해주는 가상 사설망(VPN) 서비스를 이용해 왔다.
하미드는 "알 수 없다는 고통, 불안, 그리고 끊임없는 걱정으로 인한 고통이 너무나 크다"고 호소했다.
그는 VPN 데이터 1기가바이트당 약 15파운드(20달러)가 들 수 있다고 말하는데, 이는 이란의 월 최저임금이 약 100달러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금액이다.
하미드는 "VPN 가격이 치솟았고 연결 상태도 매우 불안정하다"고 했다. 또한 VPN을 사용하는 중에 연결이 끊기면 구매한 데이터가 사라지고 환불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잠시라도 인터넷 연결에 성공할 때마다 지인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가족들의 전화번호를 물어봤습니다. 제가 직접 그들의 안부를 확인하고 소식을 전해주기 위해서였죠."
그는 이어 "어느 어머니께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어온 자녀의 이름을 언급할 때, 그분의 웃음소리와 흥분된 목소리를 들으면 제 세상 전체가 변하는 기분"이라고 전했다.
캐나다 토론토에 사는 네가르(가명)는 지난 1월 반정부 시위 당시 자신이 가족들의 안전을 얼마나 걱정했는지 가족들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인터넷이 끊겼을 때 가족들은 자신들이 괜찮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저에게 직접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네가르는 짧은 통화가 도움이 되긴 하지만 안심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가장 힘든 부분은 가족들이 심한 폭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저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는 괜찮으니 걱정하지 마라'고 말한다는 점입니다. 그게 저를 정말 미치게 만듭니다."
호주 멜버른에 사는 샤디(가명)의 부모님 댁은 테헤란 내에서 이른바 '말벌집'이라 불리는 지역에 있다. 이곳은 지난 3월 7일 피격된 주요 유류 저장소와 가깝고, 국방부 같은 다른 민감한 시설들이 근처에 위치한다.
샤디는 "보통 부모님은 저희에게 전화하기 전에 주변 친척이나 이웃들에게 연락해 모두의 안부를 확인하고 소식을 모으신다"고 말했다.
"그러고 나서 그 정보를 저희에게 전달해 주시면 저희가 이곳에 있는 나머지 가족들과 공유합니다."
그는 근처에서 들리는 거대한 폭발음이 매우 공포스러웠으며 그의 아버지는 유류 저장소 피격 이후 '검은 비'를 맞은 뒤로는 산책을 중단하셨다고 전했다.
유럽에 사는 자흐라(가명)는 이란에 있는 남동생 때문에 매우 불안해하고 있지만, 남동생은 VPN을 사용해 텔레그램 메시지 앱에 접속하며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남동생이 30분이나 한 시간 이상 오프라인 상태가 되면 온갖 무서운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고 했다. 또한 그의 가족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 머물며 직장에 나가지 않거나 나가더라도 아주 짧은 시간만 머문다고 설명했다.
그의 남동생은 "전투기 소리와 폭발음이 정말 공포스럽다"며 "밖에는 교차로마다 순찰대가 서서 사람들의 눈을 빤히 쳐다본다. 인상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일단 멈춰 세우고 검문한다"고 전했다.
제한 조치를 우회하기 위해 다양한 앱과 기술적 편법을 동원해야 하다 보니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친척들과 연락을 유지하는 것은 종종 어려운 일이 된다.
런던에 거주하는 30대 푸네(가명)는 "요즘 가족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들이 저에게 전화를 걸어올 때뿐"이라고 밝혔다.
"제가 먼저 전화를 걸 수가 없어요. 이런 단순한 일조차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묘한 기분을 들게 합니다."
그는 언니가 유일하게 연락이 닿는 사람이라고 했다.
"아마 언니가 기술을 다루는 데 더 능숙해서 통화할 방법을 찾아내는 것 같아요. 보통 언니가 다른 가족들의 소식도 모아서 전해줍니다."
많은 이들이 그러하듯 이들도 양방향으로 정보를 교환한다. 이란 내부에 있는 사람은 가족들의 안부를 전하고 국외에 있는 사람은 정부 검열로 인해 이란 내에서는 접할 수 없는 전쟁 소식을 업데이트 해준다.
푸네는 "언니가 나에게 뉴스를 물어보려고 전화를 거는 경우도 많다"며 "우리 각자가 이야기의 일부만을 알고 있는 것 같아서 서로를 통해 그 조각들을 맞춰 나가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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