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권과 외신 등에 따르면 통상 선박 가치의 약 0.25% 수준이던 전쟁보험 보험료율은 최근 1~3% 수준까지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박 가치가 높은 유조선이나 대형 화물선의 경우 항해 한 번에 수백만 달러의 보험료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이다. 예를 들어 선박 가치가 2억5000만 달러일 경우 전쟁보험료는 기존 약 62만5000달러 수준에서 최대 750만 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
원종현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호르무즈 해협 일대의 위험도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주요 항로의 운항 지연과 우회가 불가피해지고, 해상보험료와 운임 부담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도 "중동 분쟁 확산으로 선박 운항 위험이 커지고 있는 만큼 보험사의 전쟁 위험 부담도 확대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선박 전쟁보험료율이 최대 10배 가까이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보험료 급등 전망은 호르무즈 해협을 중심으로 한 중동 해역이 다시 전쟁 위험 해역으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런던 해상보험 시장의 전쟁위험 평가 기구인 JWC(Joint War Committee)는 최근 중동 해역을 고위험 지역으로 확대 지정했다.
로이터통신도 투자은행 제프리스 보고서를 인용해 선박 가치 약 2억5000만 달러 기준 전쟁보험료가 약 62만5000달러에서 최대 750만 달러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제프리스는 지난 5일(현지시간) 기준 최소 7척의 선박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고된 가운데 보험업계의 잠재적 손실이 최대 17억5000만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전쟁보험은 선박 운항 시 기본 선박보험에 추가되는 위험 프리미엄 성격이 강해 보험료 상승이 전체 선박 보험료율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전쟁보험은 고위험 해역을 통과할 때 항해 단위로 부과되는 경우가 많아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보험료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 해상보험 손실 가능성이 커지면서 보험업계의 위험 노출(익스포저)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국내 보험사의 해상보험 보유 규모는 10개 보험사·2개 재보험사를 합쳐 총 1조6863억원으로 파악됐다. 이 중 원수사는 1조4619억원, 재보험사는 2244억원이다. 통상 선박이나 적하물 보험은 여러 보험사가 공동으로 인수한 뒤 재보험을 통해 위험을 분산한다.
대상별로는 선박보험이 9796억원, 적하보험은 7067억원이다. 삼성화재는 선박보험(2950억원)과 적하보험(1322억원)을 합쳐 총 4272억원으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이어 KB손해보험 3328억원(선박 324억원·적하 3004억원), 현대해상 2843억원(선박 2428억원·적하 415억원) 순이었다. 선박보험 가운데 약 2221억원은 재보험사인 코리안리가 인수했다.
금융당국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대비해 보험사들을 대상으로 긴급 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대규모 선박 사고가 발생할 경우 보험금 지급 과정에서 원보험사와 해외 재보험사 간 정산이 지연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보험사 유동성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감원 측은 "대규모 손해 발생 시 보험회사(국내 원수사)와 해외 재보험사 간 정산지연 등으로 인해 보험회사의 유동성 경색이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 시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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