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해준 "'휴민트'에 대한 우려…류승완 감독 만나 확신 얻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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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해준 "'휴민트'에 대한 우려…류승완 감독 만나 확신 얻었죠"

지라운드 2026-03-15 14:44: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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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휴민트 배우 박해준 사진NEW
영화 '휴민트' 배우 박해준 [사진=NEW]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에서 생활감 짙은 얼굴과 절절한 감정선으로 시청자 곁에 가까이 다가섰던 박해준은 영화 '휴민트'에서 전혀 다른 결의 인물로 돌아온다. 

이번 작품에서 그가 연기한 황치성은 주 블라디보스토크 북한 총영사로 권력과 이익을 향한 욕망에 사로잡힌 채 자신을 의심하는 박건을 경계하는 인물이다. 익숙한 온기 대신 서늘한 긴장과 날 선 의심을 품은 얼굴,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인물의 불안과 냉혹함을 동시에 번져나가게 만드는 방식은 박해준이 지닌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류승완 감독님은 누구나 다 작업해보고 싶어 하는 분이기 때문에 '만나자'고 했을 때 정말 반가웠죠. '휴민트' 대본도 정말 잘 읽히고 재밌어서 기대가 됐어요. 다만 제가 지난해 '폭싹 속았수다'도 했어서 빌런 역을 맡는다는데 부담이 있었죠. '내가 더 할 게 있을까?' 그동안 제가 했던 연기와 겹치지 않을까 고민이 있었던 거예요. 류 감독님과 만나고 그 고민은 해결됐어요. 다르더라고요. 제가 해왔던 역할과 달랐고 감독님도 촘촘하게 (황치성 역에 대해) 알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확신을 가지고 작품에 임했습니다."

황치성의 액션은 정교하게 계산된 인물의 움직임이라기보다 궁지에 몰린 인물이 순간적으로 튀어나오는 성질에 더 가까워 보인다. 박해준 역시 이번 액션의 강도 자체가 높지는 않았다고 했지만, 몸을 쓰는 장면에서는 가능하면 직접 부딪히려는 편이라고 말했다. 총기를 다루는 방식에서도 황치성의 불안정함과 예측 불가능성을 드러내는 데 집중했다.

"발광하다 죽는 역할이라서 액션 강도는 낮았고 총기 사용은 태상호 군사 전문 기자님께서 신경 써주셔서 잘 나온 거 같아요. 액션이라고 하면 저는 몸을 안 사리려고 하는 편이에요. 또 황치성은 자유로움을 가진 캐릭터예요. 총기 사용에서도 딱딱함보다는 자유롭게 이용한 편이었어요. 이렇게 잡든 저렇게 잡든 급한 대로 사용하는 편이었고 코너에 몰린 상황이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가진 것보다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게 많았어요. 우스꽝스럽지만 놀라서 넘어지거나 이런 데서도 과감하게 표현하면서 이 인물이 완전히 코너에 몰렸구나 싶은 부분을 보여주었죠. 제 나름대로는 잘 맞는다는 생각을 하며 연기했습니다. (황치성은) 어떤 식으로 공격할지 몰라서 더 두려운 면이 생기는 인물 같아요. 예상 밖 행동을 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많이 드러나면 좋겠다고 여겼어요."
영화 휴민트 배우 박해준 사진NEW
영화 '휴민트' 배우 박해준 [사진=NEW]

그는 작업을 준비할 때 공간을 먼저 몸에 익히는 편이라고 했다. 배역이 어떤 인물인지 이해하는 일은 결국 그가 머무는 장소를 어떻게 점유하는지와도 연결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촬영 전 북한 식당과 총영사 고문실 같은 공간을 미리 찾았고, 황치성이 그 안에서 어떤 자세와 감각으로 존재할지를 먼저 상상했다.

"저는 작업할 때 공간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해서 촬영 전에 제 공간에 일찍 가서 친숙하게 만드는 시간을 가져요. 극 중 북한 식당도 제 공간은 아니었지만 황치성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서 북한 식당, 총영사 고문실 같은 공간을 미리 방문했었죠. 그는 압도적이고 (그 공간 안에서) 편안하고 우위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는 게 자신감으로 나와 있을 수 있겠다고 봤어요."

해외 로케이션 이야기가 나오자 박해준은 비교적 편안한 표정으로 라트비아에서의 시간을 떠올렸다. 혹한의 환경은 분명 쉽지 않았지만, 촬영장 바깥에서 배우들이 함께 보낸 시간은 오히려 작품의 분위기와는 다른 온도로 기억에 남아 있는 듯했다. 

"너무 춥다고 하는데 뼈가 아릴 정도의 추위는 아니었습니다. 하하. 다만 공항 신을 찍을 때는 너무 추워서 야외 촬영을 하며 고생했던 기억이 나네요. 라트비아 로케이션 촬영은 많은 추억이 있어요. 배우들과 저녁을 먹고 맥주도 마시곤 했는데 이동 시간에 눈이 무지하게 많이 와서 동료들과 눈싸움을 하고 놀기도 했어요. 30살 넘는 친구들이 어린아이처럼요. 하하. 간만에 아이처럼 뛰놀면서 친해진 거 같아요."
영화 휴민트 배우 박해준 사진NEW
영화 '휴민트' 배우 박해준 [사진=NEW]

현장의 팀워크에 대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폭싹 속았수다'가 인물 간의 애정과 교감 속에서 가까워지는 작품이었다면, '휴민트'는 낯선 환경과 고된 일정 속에서 서로에게 기대야 했던 시간이 배우들 사이를 빠르게 묶어줬다고 했다. 

"'폭싹 속았수다'는 작품 자체가 인물과 인물 사이 대단한 애정을 가지고 있잖아요. 아끼고 귀하게 여기는 게 쌓여서 애정이 교차하고 교감하는 지점이 있어서 배우들끼리 굉장히 가까워지고 마음을 열게 됐어요. 이번 같은 경우는 촬영이 힘들고 서로 의지할 데가 없으니까 3개월의 기간 동안 확 가까워진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오늘은 뭘 먹었고 어떤 일이 있었고 하나하나 공유하는 사이가 되더라고요. 현장에서 호흡도 잘 맞게 되었고요. '쟤를 안 믿으면 배우 이전에 나 스스로가 의지할 데가 없다'는 절실함이 현장에 있었던 거 같아요. 하하. 정민이는 다시 라트비아에 가고 싶다고 할 정도로 좋은 시간이었던 거 같아요. 촬영도 촬영인데 홍보 일정에서 그 팀워크가 더 빛나는 거 같아요."

박해준은 그간 드라마 '나의 아저씨', '부부의 세계', '폭싹 속았수다', '첫, 사랑을 위하여', 영화 '4등', '독전', '서울의 봄', '야당', '휴민트'까지, 굵직한 작품 안에서 서로 쉽게 겹치지 않는 얼굴들을 보여줘 왔다. 본인은 이를 두고 대단한 전략이나 욕심보다는 운에 가깝다고 말했다. 

"평생 한 번 만날까 말까 한 작품들인데 감사하게도 저에게 작품을 보내주셨고 그 역할을 만날 수 있었죠. 사실 운이죠. 그런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거 자체가요. 하하. 아내가 한 번은 '오빠는 참 특이하다. 어떻게 '부부의 세계' 이태오를 했던 사람에게 '폭싹 속았수다' 관식이 역할을 줄 수 있어?' 하고 이야기하더라고요. '부럽기도 하고 그 가능성을 보여준 당신도 참 잘했다'면서요. 그 말에 깊이 공감했어요. 뿌듯하기도 했고, 신기하기도 하고요. 운이 좋다고 밖에는 할 수 없네요."
영화 휴민트 배우 박해준 사진NEW
영화 '휴민트' 배우 박해준 [사진=NEW]

가장 애정하는 작품을 묻자 그는 영화 '4등'을 떠올렸다.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작품은 아닐지 몰라도, 자신에게는 연기가 재미있는 일이라는 감각을 다시 확인하게 해준 작품이었다고 했다. 

"모든 작품이 고맙고 애틋하지만, 영화 '4등'이 문득 떠올라요. 현장에서 참 재밌게, 편안하게 지냈는데 '연기가 재밌는 거구나' 하고 느끼게 되었거든요. 뭔가 제게 '앞으로 이렇게 재밌게 촬영해' 하고 신호탄을 쏴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실제로 감독님, 제작진분들이 그 영화를 보고 저를 찾아주기도 했고요. 지금도 제게 '4등'을 참 좋아한다고 말해주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잘 알려진 영화는 아닌데 아직도 그 작품을 보고 사랑해주고 저를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참 고마워요. 개인적으로는 계속 일할 수 있겠구나는 희망을 가진 작품입니다."

인터뷰 말미 그는 극장이라는 공간에 대한 생각도 조심스럽게 꺼냈다. 억지로 관객을 불러 모으자는 말보다는 한때 너무도 자연스러웠던 일상으로서의 영화관이 다시 회복되기를 바란다는 쪽에 가까웠다. 

"연휴에는 가족들끼리 영화관에 가는 게 일상이었던 때가 있었는데요. 한 달에 주말이 4번 정도 있으면 한 번쯤은 영화관에 가는 게 당연하던 시기였죠. 그런 자연스러움이 다시 찾아왔으면 해요. 억지로 떠밀리듯 '영화관에 오라'고 말하지는 않겠지만, 자연스럽게 극장을 가는 일이 즐거운 일이라는 걸 알 수 있기를 바라요. '휴민트'도 사랑해주시면 좋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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