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막대한 자본력과 주행 데이터를 앞세워 한국 시장에 본격 진입할 경우 아직 초기 단계인 국내 자율주행 산업은 종속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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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구글이 요청한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국외 반출을 조건부로 허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구글은 국내 지도 데이터를 해외 서버로 반출할 수 없다는 규제로 인해 국내 대상 서비스에 제약을 받아왔다.
고정밀 지도 데이터는 자율주행 차량의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차량이 센서로 수집한 주변 환경 데이터를 지도와 비교해 자신의 위치를 수십 센티미터 단위로 파악하고 차선 구조, 교차로 형태, 신호 체계 등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데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지도 반출 허용으로 웨이모는 기존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한국 도로 환경에 정밀하게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웨이모는 현재 미국 주요 도시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하며 서비스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25년 기준 미국 로보택시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사실상 독주 체제를 구축했고 누적 주행 거리와 데이터 규모 역시 압도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가운데 한국 시장은 글로벌 자율주행 기업들이 진출하기에 매력적인 환경으로 꼽힌다.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덕분에 자율주행 차량이 교통 신호와 도로 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수도권 중심의 고밀도 도시 구조 덕분에 안정적인 서비스 수요를 확보할 수 있고 복잡한 교차로와 다양한 교통 상황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알고리즘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는데도 유리하다. 또한 소비자들이 카카오택시 등 플랫폼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를 일상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점도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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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이점을 노린 구글이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경우 국내 자율주행 산업 생태계가 글로벌 빅테크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파다하다.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은 방대한 주행 데이터와 이를 기반으로 한 알고리즘 학습 경험에서 갈리는 만큼 기술 격차가 빠르게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웨이모는 미국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무인 주행 데이터를 확보하며 기술 안정성을 지속적으로 높여왔다. 반면 국내 자율주행 기업들은 규제 환경과 실증 인프라 부족으로 서비스 데이터 확보에 한계가 뚜렷한 상황이다.
안종욱 대한공간정보학회장은 “구글은 국내 기업과 달리 법인세를 지불하지 않고 정부 규제도 받지 않는다, 이는 명백한 불공정 경쟁 조건”이라며 “이러한 환경이 고착화되면 스마트시티, 자율주행 등 공간정보 산업 생태계가 해외 빅테크 중심으로 재편되고 국내 스타트업과 소상공인은 글로벌 플랫폼에 종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율주행 업계 관계자는 “구글은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입해 기술을 축적해왔는데 국내 기업들이 같은 수준의 투자를 이어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실증 환경 제공과 규제 유연화 등 정책적인 지원이 병행되지 않으면 글로벌 기업과의 격차를 좁히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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