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을 둘러싼 이른바 '조폭 연루설'을 제기했던 장영하 변호사에 대한 유죄 판결과 관련해 과거 이를 무분별하게 보도했던 언론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하며 가짜뉴스를 '흉기'에 비유했다. 자신에 대한 조폭연루설 직격하면서 공소취소 거래설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가짜뉴스를 향해 이 대통령이 직접 비판의 목소리를 낸 가운데 정부 측 고위 관계자가 검찰에 이 대통령의 공소취소와 검찰의 보완수사권 거래를 제기했다고 보도한 장인수 전 MBC 기자가 더불어민주당과 시민단체로부터 고발 당해 해당 사건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배당됐다.
공공범죄수사대는 공직자 비위와 선거 범죄, 정치 관련 공공 사범을 전담하는 조직으로, 장인수 전 기자가 '팩트'라고 한 발언의 근거에 대해 수사할 예정이다.
해당 내용을 방송했던 김어준 씨는 시민단체로부터는 고발 당했지만 민주당은 법률 검토 결과 해당하지 않는다며 고발 대상에서 김 씨를 제외시켰다.
청와대는 인터넷 언론은 심의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가 조사해 제재 조치가 있을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김 씨는 '고소, 고발시 무고로 걸겠다'며 사과를 거부해 공소취소 거래설을 둘러싼 논란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 "조폭연루설 제기한 언론, 무책임해"
李, 허위사실 유포한 장영하 변호사 유죄 판결에 비판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자신의 X(옛 트위터)를 통해 "사실 확인 없이 보도하는 언론, 의도적으로 조작·왜곡하는 언론, 근거 없는 허위 주장을 그대로 옮기는 무책임한 언론은 흉기보다 무서운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아무 근거 없는 조폭 연루설을 확인도 없이 확대 보도한 언론들이 대법원 판결이 났음에도 사과는커녕 추후 정정 보도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며 "세상엔 여전히 저를 조폭 연루자로 아는 사람들이 많을 것인 만큼 가짜뉴스 없는 진실과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을 희구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이건태 민주당 의원도 1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사필귀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당초 검찰은 이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며 덮으려 했으나 당시 57쪽 분량의 재정신청 이유서를 작성해 법원에 제출한 결과 비로소 재판까지 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짜뉴스로 선거가 혼탁해지지 않았다면 당시 0.73%p 차이의 대선 결과는 바뀌었을지도 모른다"며 특정인을 향한 정치공작에 엄중한 책임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도 14일 X에 올린 글에서 이 의원의 글을 공유하며 "고생하신 것 잘 안다. 참으로 감사하며 앞으로도 할 일이 많은데 잘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李 조폭연루설 제기한 장영하…허위사실 공표혐의 확정
대법원은 지난 12일 이 대통령의 '조폭 연루설'을 제기한 장영하 변호사(현 국민의힘 성남 수정구 당협위원장)에게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장 변호사는 2021년 10월 대선 국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지사였던 이 대통령이 성남 지역 조직폭력배인 '국제마피아파'와 연루됐으며 성남시장 재직 시절 사업 특혜 대가로 20억 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의혹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장 변호사는 현금다발 사진을 공개하며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해당 사진은 제보자로 알려진 인물이 과거 자신의 재력을 과시하기 위해 SNS에 올렸던 것으로 확인돼 이 대통령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사진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민주당은 낙선 목적의 허위사실 공표로 보고 장 변호사를 고발했다.
1심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은 법조인인 장 변호사가 최소한의 검증 없이 허위 가능성을 인지한 채 폭로를 강행했다고 판단해 유죄를 선고했으며 대법원이 지난 12일 최종 확정 판결을 내렸다.
민주당·시민단체, 공소취소 거래설 제기한 장인수 고발
서울경찰청 공공수사대 직접수사…김어준 고발대상 제외
이 대통령이 가짜뉴스를 직접 겨냥한 가운데 친여 스피커인 방송인 김어준 씨의 방송에 나와 이 대통령이 공소취소 거래설을 제기한 장인수 전 MBC 기자가 시민단체와 민주당으로부터 고발 당해 수사를 앞두고 있다.
장 전 기자는 지난 10일 김 씨의 유트브 방송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에 출연해 '팩트', '단독보도'라고 주장하며 이 대통령의 형사사건 공소 최소와 검찰개혁을 맞바꾸려 했다는 이른바 '공소취소 거래설'을 제기하며 "누가 봐도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정부 고위 관계자가 매우 최근 다수 고위 검사들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킨 것만 한다'면서 '공소 취소해 줘라'라는 뜻을 전달했다.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주장했다. 겸손은>
의혹의 당사자로 거론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공소취소를 말한 적도, 지시한 적도 없다. 그 어떤 거래도 없었다"며 황당한 음모론으로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였다고 비판했다.
이에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은 장인수 전 기자가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경찰에 고발했고, 김어준 씨 역시 장 전 기자의 발언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방송을 내보냈다며 명예훼손 방조 혐의로 함께 고발 대상에 올렸다.
민주당 국민소통위원회도 장 전 기자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지만 방송을 진행한 김어준 씨는 법률 검토 결과 고발 대상에서 제외했다.
서울경찰청은 장 전 기자 사건을 서울청 공공범죄수사대에 배당해 직접 수사에 착수했다. 일선 경찰서가 아닌 공직자와 선거, 정치 관련 공공 사범을 전담하는 조직인 공공범죄수사대에 직접 배당한 것이다.
서울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장 전 기자가 '단독보도', '팩트'라고 주장한 발언의 근거와 실제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사에게 공소취소의 취지로 연락을 했는지 여부와 만약 사실이라면 지시한 사람이 있는지, 사실이 아닐 경우 해당 주장이 나온 경위 등에 대해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장 전 기자는 무고로 맞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어준 "고소·고발시 모조리 무고 걸겠다" 사과 거부
이 대통령의 공소취소 거래설 논란이 제일 먼저 보도된 유튜브 방송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의 진행자인 김어준 씨는 13일 자신의방송을 통해 장인수 전 기자의 폭로 내용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며 '사전 모의 및 방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겸손은>
특히 자신을 향한 무분별한 고소·고발에 대해선 무고죄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씨는 13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을 통해 "미리 짜고 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을 하는 분들은 무슨 근거로 하는지 모르겠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13일 방송에서 프로그램 준비 과정을 설명하며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김 씨는 "방송 전 작가들이 패널들에게 주제를 묻고, 밤 12시쯤 공용방에 통합 대본을 게재해 스태프 전원이 공유한다. 장 기자 케이스 역시 모든 단계의 기록이 남아있고, 어떤 단계에서도 장 기자가 라이브에서 한 말(공소취소 거래설)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 기자가 출연 전까지 자신이 라이브에서 말한 내용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던 것을 기록과 시간으로 모두 입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가 장 전 기자는 허위사실 명예훼손, 김 씨는 장 전 기자의 보도내용을 묵인·방조했다는 이유로 함께 고발한 것을 겨냥해선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고소, 고발 들어오면 좋다. 모조리 무고로 걸어버릴 것"이라며 맞대응을 예고하며 사실상 사과를 거부했다.
김 씨는 "기자는 자기 특종을 미리 말하지 않는다. 그 장소(폭로 채널)를 뉴스공장으로 선택한 장 기자에게 왜 미리 알려주지 않아 곤혹스럽게 만들었냐고 탓할 생각은 없다"며 취재원 보호의 원칙을 강조했다.
이어 "언제, 어떤 형식으로 자신의 취재 내용을 터뜨릴지는 장 기자가 프로로서 선택할 일이며 취재 내용의 신빙성에 대해선 장인수 기자 본인이 책임져야 할 일이고 기자의 숙명"이라고 주장했다.
여권 내 '김어준 손절론' 확산…청와대, 법적조치 가능성 시사
민주당이 장 전 기자를 고발했지만 '공소취소 거래설'을 둘러싼 파문은 여권 전체로 번지고 있다.
특히 민주당이 장 전 기자를 고발하면서 김 씨를 고발하지 않은 것에 대해 국민 정서와 다소 차이가 있다는 비판이 나왔고, 이에 청와대가 직접 나서 법적 조치 가능성을 내비치는 상황으로 확대됐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13일 KBS사사건건에 출연해 '공소취소 거래설'과 관련 "너무 어이가 없어서 어떻게 대응할지 모르겠다. 청와대 내부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굉장히 어이없어하는, 그리고 '우리 바쁜데 이런 근거 없는 주장에 일일이 대응할 시간적 여유도 없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홍 정무수석은 "대응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각하게 보는 것은 자칫 정부와 정책에 국민적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부적절한 가짜뉴스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하며 "해당 방송사도 (청와대 출입) 언론사로 등록돼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적절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가 조사해 제재 조치가 있을 수 있다"며 법적인 검토를 거쳐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기면서도 청와대 정무수석실은 현행 정보통신망법상 인터넷 언론은 심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을 방문 중인 김민석 국무총리도 이날 페이스북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며 "잘못된 것을 지금 덮어두는 찜찜함이 결국 더 큰 화가 된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13일 열린 전북 순창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개혁을 방해하고 혹세무민하는 세력은 이재명 정부에서 결코 공존할 수 없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비당권파 친명계인 강득구 최고위원은 13일 페이스북에서 "당에서 장 전 기자를 이틀이 지나서야 고발한 것은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다"며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 노력하며 역대급 지지율을 만들어가고 있는데 이런 행위로 국정을 마비시키는 것이 과연 옳은가"라고 꼬집었다.
친명계 핵심이자 인천시장 민주당 후보인 박찬대 의원은 KBS1라디오 <전격시사> 에서 당이 김 씨를 고발하지 않는 데 대해 "국민과 지지자 정서와는 차이가 조금 있는 것 같다"며 "당이 법률적 검토를 통해 한 결정이니까 일단은 존중한다"고 말했다. 전격시사>
한준호 의원도 같은 날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 에서 "생방송이기에 출연진이 어떠한 얘기를 갑작스럽게 할지 모르지만 일이 벌어지면 책임감 있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 조치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얘기해야 한다"며 김 씨를 향해 날을 세웠다. 박성태의>
윤준병 의원도 페이스북에 "기자 출신인 장인수가 김어준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발언자 뿐 아니라 장을 제공한 자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내 친명계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13일 논평을 내고 "김어준 뉴스공장과 장 전 기자의 공소취소 거래설은 표현의 자유 가치로 면죄부를 받을 수 없는 악의적 음모론이다. 언론 기능을 하는 뉴미디어를 자처했으니 응당한 책임을 지고 반성과 사과,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청래 대표는 13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개혁과 관련된 논란을 의식한 듯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검찰개혁이 될 수 있도록 당 대표인 제가 물밑 조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