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자회사 우아한청년들이 6개월 만에 대표이사를 전격 교체한다. 신임 대표로 내정된 권오중 전 세종특별자치시 정무부시장은 기업 경영 경험이 전무한 ‘행정 전문가’다. 이번 인사는 노란봉투법 시행과 AI 배차 시스템 ‘로드러너’ 도입에 따른 라이더와의 갈등 등 산적한 노동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우아한청년들은 다가올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권오중 전 세종시 부시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할 계획이다. 권 내정자는 참여정부 행정관, 박원순 서울시장 비서실장, 국무총리비서실 민정실장 등을 거친 정무 전문가다. 최근 세종시 부시장을 지냈으며, 2023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사표를 냈다가 고배를 마셨다. 기업 경영 일선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우아한청년들이 경영인이 아닌 정무 전문가를 선택한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우아한청년들은 배민B마트 운영과 배민1, 배민커넥트 등 라이더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핵심 자회사다. 사업 특성상 라이더와의 관계 설정이 기업 경영의 열쇠인 만큼, 고도의 협상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지난 10일 시행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대응이다. 법 시행으로 플랫폼 기업에 대한 라이더들의 교섭 요구가 가시화되고 있다. 현재는 민주노총 배달플랫폼노조가 우아한청년들과 교섭 중이지만, 향후 모회사인 우아한형제들로 교섭 대상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라이더유니온 관계자는 “시기와 내용은 미정이지만 향후 우아한형제들을 대상으로 교섭 요청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배달 앱 구조상 라이더가 본사와 직접 계약하지 않았더라도 플랫폼이 노동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한다고 판단될 경우 사용자성이 인정될 수 있어, 배달료 구조나 배차 시스템을 둘러싼 노사 갈등 양상이 펼쳐질 전망이다.
내부적으로는 신규 배차 시스템인 ‘로드러너’를 둘러싼 갈등이 최고조에 달해 있다. 모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가 개발한 AI 기반 시스템 로드러너는 현재 화성·오산 등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기존 ‘배민커넥트’가 라이더의 자율적인 호출 선택권을 보장했다면, 로드러너는 근무 시간을 사전에 예약하고 시스템이 배차를 배정하는 방식이다.
사측은 효율적 배차를 강조하지만, 라이더들은 사실상의 ‘강제 배차’이자 근무 자율성을 해치는 ‘종속적 시스템’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공개되지 않은 기준으로 8단계 등급제를 적용해 근무 시간 선택권을 차등 부여하는 점도 논란의 핵심이다. 지난해 10월 제주 지역 도입이 무기한 연기되는 등 현장의 저항이 거센 가운데, 권 내정자가 이 간극을 어떻게 좁힐지 향후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최근 업계 내 노동 이슈가 기업 경영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며 “6개월 만의 급작스러운 교체는 그만큼 노사 관계 안정이 시급하다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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