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 프리미어12서 일본·대만 따돌리고 아시아 1위 해야하는 '가시밭길'
두꺼운 선수층 일본·급성장한 대만…9월 아시안게임 우승 장담 어려워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한국 야구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성과와 과제를 동시에 확인했다.
바늘구멍과 같았던 경우의 수를 뚫고 17년 만에 조별리그를 통과한 '도쿄돔의 기적'은 그간 국제대회에서 번번이 고개 숙였던 과거와 작별을 예고한 장면이다.
그러나 1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도미니카공화국과 8강전에서 0-10, 7회 콜드게임으로 완패해 여전히 한국 야구가 가야 할 길이 멀다는 걸 보여줬다.
지난해 2월 류지현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하고 WBC 준비에 사활을 걸었던 한국 야구는 이제 2년 앞으로 다가온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대비를 시작해야 한다.
올림픽 야구는 현재 KBO리그가 한국 최고의 인기 프로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게 한 무대다.
2008 베이징 올림픽 9전 전승 신화가 그 출발점이 됐다.
그리고 이번 WBC를 끝으로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며 한국 야구 '베이징 올림픽' 멤버는 전원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한국의 '베이징 신화' 20주년인 LA 올림픽 야구는 단 6개 국가에만 본선 무대를 허락한다.
올림픽 본선 출전 자체가 성과로 여겨질 만큼 쉽지 않은 과제다.
먼저 LA 올림픽에서 개최국 미국은 자동으로 진출권 한자리를 확보했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지난달 발표한 LA 올림픽 야구 본선 진출팀 확정 방식에 따르면 이번 WBC에서 미국을 제외한 아메리카 대륙 상위 2개 국가에 올림픽 출전권이 돌아간다.
이어 2027년 11월에 열리는 WBSC 주관 대회 프리미어12에도 2장이 배정됐다.
이때는 아시아대륙 상위 1개 나라와 유럽 또는 오세아니아 대륙 국가 상위 1개 나라가 LA에 간다.
한국 야구가 내년 프리미어12에 승부수를 띄워야 하는 이유다.
아시아대륙 상위 1개 나라에만 올림픽 진출권이 돌아가기 때문에, 일본과 대만을 제치고 우승해야 한다.
한국이 이 대회에서 우승하려면 최근 국제대회에서 11연패를 한 상대인 일본을 잡아야 하고, 또 2024 프리미어12 우승팀 대만까지 꺾어야 한다.
만약 프리미어12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2028년 3월로 예상되는 올림픽 최종 예선에 마지막 희망을 걸어야 한다.
대만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이 대회에는 6개국이 참가한다.
본선행을 확정하지 못한 나라 중 아시아선수권 상위 2개 팀, 유럽선수권대회 상위 2개 팀, 아프리카선수권대회 상위 1개 팀, 오세아니아선수권대회 1개 팀에 출전권이 돌아간다.
한국 야구는 보통 가을에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에 프로야구 2군 선수 또는 아마추어 선수를 파견해왔다.
그러나 올림픽 최종 예선 출전권 확보를 위해 이 대회까지 염두에 두고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KBO리그 10개 구단의 협조가 필수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2023 WBC가 끝난 뒤 전임 감독제를 도입했다.
지휘봉을 쥔 류지현 감독은 KBO리그 10개 구단의 협조를 얻어 이번 대회를 준비해왔다.
류 감독의 임기는 이번 대회까지다.
야구계에서는 대표팀이 전임 감독제를 도입한 만큼 그 취지에 맞게 올림픽까지 임기를 보장하는 게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KBO 사무국은 류 감독의 공과를 평가해 재신임 여부부터 결정해야 한다.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경험을 쌓은 류 감독은 도미니카공화국전이 끝난 뒤 향후 한국 야구대표팀 강화 방안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제 계약은 여기까지라 이후 구상은 (다음 감독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또한 한국 야구는 당장 올해 9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준비에도 착수해야 한다.
2010 광저우 대회부터 2022 항저우 대회까지 아시안게임 야구 4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건 한국 야구는 이번 대회 우승을 장담하기 어렵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아시안게임에 프로 선수를 내보내지 않지만, 대만은 사력을 다해 한국 야구를 위협할 것으로 예상된다.
병역이 걸린 이 대회가 구단의 입김에 흔들리지 않고, 한국 야구 장기적 발전을 위해 치러지도록 방향을 잡는 게 KBO 사무국의 역할이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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