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접전에 이어 호주전 '도쿄의 기적'으로 짜릿한 8강행
대만도 버거운 현실…도미니카공화국에 0-10 참패에선 한계 절감
[※ 편집자 주 =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한국 대표팀이 2009년 준우승 이후 17년 만에 8강에 진출했으나 14일 도미니카공화국에 0-10, 7회 콜드게임 패배를 당해 대회를 마쳤습니다. 연합뉴스는 2026 WBC를 준비한 과정과 이번 대회 경기 내용 등을 평가하고 앞으로 국제 대회 준비를 위한 방안 등 결산 기획 기사 3건을 송고합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한국 야구가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8강에서 마무리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WBC 8강전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0-10, 7회 콜드게임으로 졌다.
8강전 결과는 다소 허무했지만 우리나라는 2009년 준우승 이후 무려 17년 만에 이 대회 8강에 진출하는 성과를 냈다.
'17년 만의 8강 진출'이라는 결과 자체는 대회 전 목표를 이뤘다고 볼 수 있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아쉬움이 남는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야구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년 WBC 준우승 등 최고의 전성기를 보냈고, 이때 국제 대회 호성적을 바탕으로 프로야구 흥행 규모도 크게 달라졌다.
KBO리그가 2024년과 2025년 2년 연속 관중 1천만명을 돌파하며 국내 프로 스포츠 흥행사의 새 장을 연 시발점이 바로 올림픽과 WBC였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후 WBC에서 2013년과 2017년, 2023년 3회 연속 조별리그 관문을 넘지 못했고, 2021년 도쿄 올림픽 6개 나라 중 4위, 2024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탈락 등 국제 대회에서 깊은 부진의 늪에 빠졌다.
반등이 절실했던 KBO는 2025년 1월 류지현 감독에게 대표팀 지휘봉을 맡기고 이번 대회를 일찌감치 준비해왔다.
류지현 감독이 지난 9일 이번 대회 8강 진출을 확정한 뒤 인터뷰에서 "KBO에서 저희가 바라는 것의 거의 99%를 다 지원해주셨다"고 했을 정도로 KBO는 대표팀을 전폭적으로 뒷받침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는 한국계 저마이 존스(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셰이 위트컴(휴스턴 애스트로스), 데인 더닝(시애틀 매리너스)도 대표팀에 합류시켰다.
한국계 선수 3명이 WBC에 출전한 것은 이번 대회가 처음이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5일부터 9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린 조별리그를 2승 2패로 마쳐 17년 만에 WBC 8강이라는 '1차 목표' 달성에 성공했다.
7일 WBSC 세계랭킹 1위 일본을 상대로 6-8로 졌지만, 팽팽한 접전을 벌였고, 9일 호주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는 '2실점 이하, 5점 차 이상 승리'라는 어려운 조건을 극적으로 달성해 야구인들과 팬들이 느끼는 기쁨은 두 배가 됐다.
하지만 '17년 만의 8강 진출'에 마냥 만족하기는 어려운 장면이 여럿 나왔다.
8강 진출에 고비가 될 것으로 여겼던 8일 대만과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4-5로 분패하면서 탈락 직전까지 내몰리는 위기가 있었다.
만일 5일 호주가 대만을 3-0으로 잡아주지 않았더라면 사실상 대만전 패배로 올해도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될 뻔한 순간이었다.
조별리그 내용을 보면 한 수 아래로 여긴 호주, 체코를 꺾었고, 일본과 대만에는 패해 합격점을 주기는 어려웠다.
호주, 대만과 2승 2패 동률을 이루고도 최소 실점률에서 앞서 힘겹게 8강에 오른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인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로 무기력한 경기 끝에 0-10, 7회 콜드게임으로 백기를 들어야 했다.
도미니카공화국에 후안 소토(뉴욕 메츠),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블루제이스) 등 MLB에서도 '슈퍼 스타급' 선수들이 포진했다고 하지만 투타 모두 한계를 절감해 1천200만 관중을 자랑하는 한국 야구의 자존심에 상처가 났다.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송성문(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부상 선수들 공백이나 조별리그 후 일본에서 미국까지 장거리 이동에 따른 체력 부담을 고려하더라도 너무 허무한 결과였다.
김도영(KIA 타이거즈), 안현민(kt wiz) 등 2003년생 젊은 타자들의 성장 가능성에서 희망을 본 반면 투수진에서는 안우진(키움 히어로즈), 문동주(한화 이글스) '영건'들의 부상으로 인한 불참이 아쉬웠다.
일본과 미국까지 원정 응원을 마다하지 않은 팬들의 뜨거운 '야구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이런 성원이 계속되려면 올해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27년 프리미어12,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으로 이어지는 국제 대회를 앞두고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점 역시 확인한 올해 WBC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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