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격화에 자금시장 긴장…당국, 20조 채안펀드 증액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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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전쟁 격화에 자금시장 긴장…당국, 20조 채안펀드 증액 검토

연합뉴스 2026-03-15 05:51: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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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안정프로그램 확대회의 개최…"언제든 즉시 가동할 수 있도록"

캐피털채 금리 22개월만에 4%대 진입…'금융권 약한고리' 집중 점검

불붙은 국제유가...배럴당 100달러 돌파 불붙은 국제유가...배럴당 100달러 돌파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걸프 지역 원유 공급망이 크게 흔들리는 가운데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국제유가가 표시돼 있다. 2026.3.9 kjhpress@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강수련 기자 =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이면서 금융당국이 '시장 소방수'로 불리는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규모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채안펀드와 기업어음(CP)·회사채 매입 프로그램 등이 확충될 경우 현재 100조원 규모의 시장안정프로그램도 크게 늘어날 수 있다.

15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금융정책국장 주재로 관계기관과 시장안정프로그램 확대회의를 열고 최근 자금시장 동향과 대응 방안 등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금융위는 시장 상황이 악화할 경우 채안펀드의 최대 운용 규모를 현재 20조원에서 추가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안펀드는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권이 공동 출자해 회사채와 여전채 등을 매입함으로써 시장 유동성을 공급하는 장치다. 현재 83개 금융회사가 출자 약정을 맺고 필요할 때 '캐피털 콜' 방식으로 자금을 투입한다.

채권시장 경색으로 자금난을 겪는 기업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과도한 스프레드를 해소하는 안전판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시장 '소방수'로 불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기관들의 동의를 거쳐야 하지만, 현재 논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한도 증액이 그리 어려운 상황은 아니"라며 "아직 채안펀드가 투입돼야 할 시장 여건은 아니지만 언제든 가동될 수 있게 미리 준비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앞서 태영건설[009410] 워크아웃 신청, 비상계엄 사태 등 시장 혼란기에 채안펀드 규모를 기존 20조원에서 30조원 수준으로 확대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어 이번에도 최소 10조원 이상의 증액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의 10조원 규모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도 확충될 수 있다.

이 경우 채안펀드와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 등을 주축으로 하는 현재 100조원 규모의 시장안정 대책 규모도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정부는 중동 사태 확산 및 장기화 등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대응 방안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급작스러운 전쟁으로 국제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서 기준금리 인상 및 시중금리 상승을 염두에 둔 시장 불안이 재차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 금융시장 리스크 점검회의 주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금융시장 리스크 점검회의 주재

(서울=연합뉴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시장 리스크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3.11 [금융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최근 채권시장에서는 국고채 금리 상승과 함께 신용물 금리도 빠르게 오르는 분위기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최근 연 3.3~3.4%대까지 올랐다.

이에 금융권 '약한 고리'로 통하는 캐피털채와 카드채 등 여전채 금리도 빠르게 상승하며 2금융권 자금조달 여건이 위축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3년 만기 AA- 캐피털채 발행금리는 지난 13일 기준 4.011%로 집계됐다. 캐피털채 금리는 지난 9일에도 4.067%를 기록했는데, 지난 2024년 5월 14일(4.014%) 이후 캐피털채 금리가 4% 선에 오른 것은 약 22개월 만이다.

지난 9일 기준 3년 만기 AA+ 카드채 발행금리도 3.925%로 2024년 3월 19일(3.903%) 이후 약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006800] 연구원은 "지정학 우려에 국고채 3년 금리가 3.4%를 상회하며 급등하자 당국은 시장 안정화 대책을 연이어 발표했다"며 "그러나 유가 및 환율이 단기간 내 급등한 만큼 인플레이션 경계심과 지정학 리스크 관망세는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금리 상승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금융당국은 현재 상황을 위기 국면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고채 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회사채 금리도 함께 오르고 있지만 국채와 회사채 간 신용 스프레드는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수준이 높아지면서 일부 기업이 회사채 발행 시점을 늦추는 경우는 있지만 시장에서 채권 물량은 잘 소화되고 있다"며 "회사채 신용 리스크가 확대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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