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에 원화 하락폭 주요국 최상위…평균 환율 환란 후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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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전쟁에 원화 하락폭 주요국 최상위…평균 환율 환란 후 최고

연합뉴스 2026-03-15 05:49: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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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원화 가치 3.8%↓…환율 널뛰기에 변동폭은 금융위기 이후 최대

"유가 100달러 유지되면 1,500원대 안착 전망"

코스피 내리고 환율 오르고 코스피 내리고 환율 오르고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중동 전쟁 여파로 이달 원화 가치가 주요국 통화 대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 평균이 1,470원을 넘으며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가 100달러 이상을 유지하면 1,500원대 환율이 고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환율 주간거래 장중 1,500원 육박…달러 2.9% 오를 때 원화 3.8%↓

15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달 들어 2주간 원/달러 평균 환율(주간 거래 종가 기준)은 1,476.9원으로, 월간 기준 1998년 3월(1,488.87원) 이후 가장 높다.

특히 지난주 주간 평균환율은 1,480.7원으로 1,480원을 웃돌았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3월 둘째 주(1,504.43원) 이후 최고다.

정세 변화에 따라 환율이 급등락하면서 환율 일일 변동폭(주간 거래 기준·전 거래일 종가 대비)은 평균 14.24원으로, 유럽 국가 재정 위기가 닥쳤던 2010년 5월(16.3원) 이후 약 16년 만에 최대다.

일중 변동 폭(야간거래 포함 장중 고점-저점)은 평균 24.82원으로, 2024년 7월 외환시장 야간거래가 시작된 이후 가장 크다.

이달 들어 지난 14일까지 원화 하락률은 3.84%로 다른 주요국 통화 대비로도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2.92% 올랐는데, 원화는 더 큰 폭으로 내린 것이다.

달러인덱스를 구성하는 주요 6개국 통화 중에서는 유럽연합(EU) 유로(-3.29%), 일본 엔(-2.39%), 영국 파운드(-1.85%), 스위스 프랑(-2.30%), 캐나다 달러(-0.36%) 등이 원화보다 하락 폭이 작았으며 스웨덴 크로나(-4.49%)만 더 하락했다.

기타 통화 중에 호주 달러(-1.98%)와 대만 달러(-2.43%), 중국 역외 위안(-0.79%), 튀르키예 리라(-0.55%), 인도네시아 루피아(-0.97%), 인도 루피(-1.69%) 등도 원화보다는 강했다.

다만, 태국 밧(-4.17%), 칠레 페소(-5.50%), 러시아 루블(-4.29%),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6.07%) 등은 원화보다 더 영향을 크게 받았다.

이들 통화들은 달러 강세가 커지면서 달러인덱스가 100선을 넘긴 지난 13일 이후로 하락폭이 커졌다.

달러인덱스는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만에 100대로 올라선 뒤 14일 기준 최고 100.537까지 올랐다.

달러 강세에 원/달러 환율도 상승해 지난 13일 주간 거래에서 1,493.7원으로 마감했고 야간거래에선 또 1,500원을 찍었다.환율 종가는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았던 지난 9일(1,495.5원) 이후 나흘 만에 다시 1,490원대로 올라섰다.

3월 각국 통화별 달러 대비 등락률 3월 각국 통화별 달러 대비 등락률

[연합인포맥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 유가 충격에 취약…외국인 13조원대 순매도

원유 수입 비중이 높아 유가 충격에 취약한 우리나라 경제 구조가 원화 가치 하락의 주 이유로 꼽힌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동 원유 수입 비중이 80%를 차지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원유 수급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면서 "경제 하방 리스크가 크다는 점에서 원화가 상대적으로 부진하다"고 말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도 "공급망을 다변화한 중국과 달리, 한국과 일본은 중동 의존도가 높아 취약한 구조"라고 짚었다.

국내 증시 과열과 지정학적 리스크에 관한 우려가 겹치며 외국인 자금 이탈 흐름이 커진 것도 원화 약세 요인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3조3천274억원을 순매도하며 환율 상승 압력을 키웠다.

이낙원 농협은행 FX파생전문위원은 "반도체 산업 실적이 증시를 뒷받침해주고 있지만 미국 증시와 디커플링(비동조화)되면서 증시가 과열됐다는 불안이 있다"고 말했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이 개입한 전쟁이 확산할 경우 주한 미군 전력과 미사일 배치 등 우리나라 안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우리 시장의 신인도를 갉아먹는 요인"이라고 했다.

내국인의 해외 투자 확대 등 작년 하반기부터 지속된 구조적인 달러 수급 불균형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다.

환율은 지난해 12월 평균 1,467.14원까지 올랐다가 올해 들어 1월(1,456.28원)과 2월(1,448.38원)까지 두달째 하락했지만 여전히 1,450원대 안팎의 높은 수준을 지속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대비 한국의 성장 매력 열위, 국내 거주자의 해외투자 확대 등 구조적 요인은 작년과 공통된 환율 상승 요인"이라고 말했다.

환율 급등 환율 급등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전쟁 종식돼도 환율 큰 폭으론 안 내려올 듯"…고환율에 실물 경제 타격 우려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1,500원대 환율이 고착화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낙원 전문위원은 "국제 유가가 100달러 선을 유지한다면 환율도 1,500원에 안착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박형중 이코노미스트 역시 "고유가가 지속되면 원화 약세 압력이 구조적으로 커져 장기간 1,500원대에 머무를 수 있다"며 "최악의 경우 유가 급등과 세계 경기 둔화 리스크가 겹치면 1,600원 수준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전쟁이 조기에 봉합되더라도 환율이 빠르게 하락하기는 힘들다는 시각도 있다.

박형중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환율 상승이 순전히 전쟁만으로 설명되는 것은 아니어서, 불안이 잦아들더라도 환율이 단기간에 1,300원대로 하락하기보단 1,400원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환율이 높은 레벨에서 변동성도 크게 유지되는 상황이 길어지면 우리 경제 불확실성과 물가 상승 압력을 키워 실물 경기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환율 상승으로 다시 물가가 오르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 "이는 대출 차주들과 기업들의 이자 부담을 가중해 실물 경제를 하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요국 통화가 일제히 절하되는 상황에서는 고환율에 따른 수출 경쟁력 강화도 기대하기 힘들고 오히려 수입 원가 부담이 커져 가격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은 철광석 등 원자재와 중간재를 사 와서 가공해 수출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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