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15일, 신원영(당시 7세) 군을 끔찍하게 학대해 숨지게 한 계모 김모(당시 38세) 씨의 금융거래 내역을 확인한 경찰이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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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남편이 전처와 낳은 자식이지만 아들을 헐벗게 하면서 자신의 게임 캐릭터에는 수천만 원을 썼다”며 혀를 찼다.
한겨울에도 원영이에게 옷을 제대로 입히지 않고, 밥도 주지 않은 김 씨는 한 모바일 게임 캐릭터를 키우기 위해 아이템을 6000여만 원을 썼다.
원영이는 죽음이 눈앞에 다다르자 “엄마”를 부르며 신음했지만 김 씨와 김 씨의 남편이자 원영이 친아버지인 신모(당시 38세) 씨는 저녁 내내 방에서 술과 족발을 먹으며 모바일 게임에만 정신을 쏟고 있었다.
결국 원영이는 그 이튿날인 2016년 2월 1일 숨진 채 발견됐고, 김 씨와 신 씨는 시신을 베란다에 열흘간 방치했다가 경기도 평택 한 야산에 암매장했다. 사망 당시 원영이는 키 112.5㎝, 몸무게 15.3㎏에 불과한 기아 상태였다.
원영이가 김 씨로부터 2년여간 폭행당하는 것을 보고도 묵인한 신 씨의 어이없는 행적도 드러났다.
김 씨가 2016년 1월 부부싸움 뒤 화풀이로 원영이에게 락스를 들이부어 화상을 입히자 아들을 구하는 대신 찬물을 끼얹고 그대로 화장실에 방치했다.
검찰 조사 과정에선 신 씨가 원영이 사망 이틀 뒤 한 비뇨기과에 전화해 “과거 정관수술을 했는데 복원할 수 있느냐”고 문의하고 수술을 예약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에 대해 신 씨는 “아내(김 씨)의 몸을 빌려 원영이가 다시 태어날 거로 생각했다”며 “이름도 원영이로 지으려 했다”고 변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영이의 사망을 친모와 계모에게만 돌린 신 씨는 첫 공판 직전까지 단 한 차례도 반성문을 쓰지 않았다.
10년이 지난 지금 원영이 얼굴이 아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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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전남 여수시 자기 집에서 생후 4개월 아들을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30대 여성 라모 씨의 잔혹한 학대 행위가 담긴 홈캠 영상이 최근 공개되면서 공분이 일고 있다.
홈캠 영상을 확인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라 씨의) 역겨운 짓거리와 홈캠 너머로 보이는 아이의 눈빛, 도움을 청하는 듯한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다 보면 구역질이 계속 나와서 자료 검토하면서도 계속 멈추길 반복했다”며 “충격이 크다 보니까 (영상을 본 뒤) 며칠 동안 잠도 제대로 못 잤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방임 혐의로 구속기소된 라 씨의 남편이자 아이의 친부인 정모 씨는 학대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아이를 보호했다면 숨지지 않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검찰은 “친부의 휴대전화를 확인한 결과, 그는 아이가 숨진 당일에도 성매매를 하러 갔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홈캠 영상 중에는 빈방에 덩그러니 남겨진 아이가 손발을 꼬물거리며 놀고 있는 장면이 있는데, 공개된 영상 속 아이가 울고 있지 않을 때는 이렇게 혼자 있을 때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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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4개월 영아 살해’ 사건과 맞물려 알려진 ‘20개월 딸 영양결핍 사망’ 사건 역시 참담했다.
최근 인천시 남동주 집에서 생후 20개월 된 딸을 방임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20대 여성 A씨는 기초생활수급자이자 한부모 가구로 매달 생계급여와 아동수당 등 월평균 300만 원이 넘는 공적지원을 받았다.
A씨는 취약 계층에 먹을거리와 생필품을 지원하는 ‘푸드뱅크’에서도 매달 식재료, 음료수, 도넛, 사탕 등을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씨의 딸은 시신으로 발견됐을 당시 스스로 걷기 어려어 보일 정도로 야윈 상태였다. 배가 고파 손가락을 빨았는지 왼손 엄지손가락엔 짓물렀던 흔적도 발견됐다.
원영이 사건처럼 자녀나 손자 등을 살해하는 ‘비속 살인’에 대한 가중 처벌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검찰과 경찰은 원영이 부모에게 미필적 고의에 의한 부작위 살인죄를 적용했으나 무기징역은 선고되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김 씨와 신 씨에게 각각 징역 20년과 징역 15년을 선고했고, 2심은 1심에서 인정하지 않은 정서적 학대 등까지 모두 유죄로 보고 김 씨의 형량을 징역 27년, 신 씨를 17년으로 높였다.
이들은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며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지난 2017년 4월 13일 원심을 확정했다.
형법에선 부모나 조부모를 살해하는 존속 살해를 사형이나 무기징역, 7년 징역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규정했으나 비속 살해는 별도 규정이 없이 아동학대처벌법 위반과 살인죄를 적용해 5년 이상의 징역형부터 시작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법원 판결문 열람 시스템을 통해 2022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선고된 1심 판결문 82건, 85명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자녀 등 비속살해의 평균 유기징역 형량은 7.7년으로 부모 등 존속살해(15.7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 21대 국회에선 비속살인죄를 신설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이 5건 발의됐으나 모두 임기 만료로 폐기됐고, 22대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이 발의됐으나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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