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최측근' 화이트 목사 면담中 예정 없던 오벌오피스行
美 1·2인자 모두 만나…총리 단독 방미해 美대통령 면담 이례적
내치·외치 아우르며 존재감 부각…당권 도전 등 정치 행보에 시선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미국을 방문 중인 김민석 국무총리가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깜짝 회동'하면서 정치권의 시선이 쏠렸다.
김 총리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약 20분 동안 면담하고 북미 대화 가능성과 함께 통상 문제 등 한미 간의 다양한 현안에 대해 두루 논의했다.
총리의 미국 단독 방문도 흔한 일은 아니지만 카운터파트가 아닌 미 대통령을 일대일로 면담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게다가 지금은 여러모로 한미간 현안이 얽혀 있어 최고위급 간 회동의 의미 또한 작지 않다는 평가다.
이날 만남이 성사된 데에는 즉석에서 회동을 주선한 백악관 신앙사무국 국장인 폴라 화이트 목사와의 관계 형성을 위한 김 총리의 물밑 노력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 구축을 염두에 두고 그의 '신앙 멘토'이자 최측근인 화이트 목사와의 접점 마련을 전략적으로 추진해왔다고 한다.
이번 방미를 앞두고도 화이트 목사와 인연이 있는 국내 기독교계 지도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면담을 추진했다. 김 총리 자신이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기도 하다.
김 총리는 이날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화이트 목사가) 트럼프 대통령과 거의 30년에 걸쳐 교분을 쌓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언을 직접 할 수 있는 관계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직·간접 관계 형성에 도움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김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 바로 옆 회의실인 루스벨트룸에서 화이트 목사와 예정한 시간의 두 배인 1시간가량 대화했다. 미 조야 일각에서 제기된 한국 정부의 보수 기독교 탄압 등에 대한 의구심 불식에 주력했다고 한다.
화이트 목사는 대화 도중 갑자기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의사가 있는지 물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하던 회의가 끝나자 김 총리를 오벌오피스로 직접 안내했다. 예상 밖의 상황 전개에 김 총리도 놀랐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총리를 만나 먼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과 대화를 원하는 지 등 북한 문제에 대해 의견을 묻고, 참모에게 김 위원장과 판문점에서 찍은 사진을 갖고 오라고 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총리실은 이날 김 총리가 백악관 집무실 벽에 걸린 미 독립선언문 앞에 트럼프 대통령과 나란히 선 모습, 책상에 앉은 트럼프 대통령 곁에 밀착해 서 있는 모습 등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이런 장면은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이 친밀한 분위기에서 진행됐고 미 측의 호의적인 환대와 예우가 있었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예정에 없던 트럼프 대통령과의 깜짝 회동을 계기로 김 총리가 내각을 통할하는 '국정 2인자'로서의 존재감을 다시금 부각했다는 평가도 동시에 나온다.
김 총리의 방미는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한 달 반 전 백악관을 찾아 JD 밴스 부통령을 만나 '직통 핫라인'을 구축한 바 있고, 전날도 그를 다시 만나는 등 외교 부문에서도 '광폭'의 발걸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총리 역할을 '내치'에만 국한하지 않고 외치까지 아우르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적극 뒷받침하는 책임총리 면모를 보여줬다는 시각도 있다.
김 총리가 여권의 차기 지도자 후보군 중 한 명으로 꼽히고 8월 당권 도전 여부를 주목하는 시선도 있는 만큼 향후 그의 정치 행보에도 자연스레 시선이 쏠릴 전망이다.
s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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