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의 상징 류현진, 도미니카전 패배 뒤 태극마크 반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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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의 상징 류현진, 도미니카전 패배 뒤 태극마크 반납

한스경제 2026-03-14 14:30:3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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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한국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한민국 대 도미니카공화국 8강전. 2회말 2사 1, 2루 한국 선발투수 류현진이 교체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한국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한민국 대 도미니카공화국 8강전. 2회말 2사 1, 2루 한국 선발투수 류현진이 교체되고 있다. /연합뉴스

| 서울=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 한국 야구를 대표한 류현진(39·한화 이글스)이 태극마크와 작별을 고했다. 아쉬운 패배 속에서 마지막 등판을 마친 그는 후배들의 성장 가능성을 남기고 태극마크를 내려놓았다.

류현진은 14일(한국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 도미니카공화국전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이제는 마지막인 것 같다”며 국가대표 은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끝맺음이 아쉽지만, 이렇게 대표팀에 복귀해 후배들과 함께하게 돼 영광스러웠다”고 말했다.

이날 류현진의 마지막 대표팀 등판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한국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그는 1과 3분의 2이닝 동안 40구를 던지며 3피안타 2볼넷 1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한국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강타자로 구성된 도미니카공화국의 막강 타선을 버티지 못한 채 0-10, 7회 콜드게임으로 패하며 대회를 마감했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류현진은 1회 말 선두 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8구 승부 끝에 시속 113.3㎞ 커브로 삼진 처리했다. 이어 케텔 마르테(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유격수 앞 땅볼, 후안 소토(뉴욕 메츠)를 2루수 땅볼로 막아내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MLB 정상급 타자들을 상대로도 노련한 경기 운영이 살아 있는 듯했다.

류현진. /연합뉴스
류현진. /연합뉴스

하지만 2회 들어 흐름이 급격히 바뀌었다. 선두 타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블루제이스)에게 볼넷을 내준 류현진은 매니 마차도(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으나, 후니오르 카미네로(탬파베이 레이스)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아 선취점을 허용했다. 이어 1사 3루에서 훌리오 로드리게스(시애틀 매리너스)의 내야 땅볼 때 추가 실점했고, 아구스틴 라미레스(마이애미 말린스)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뒤 헤랄도 페르도모(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타티스 주니어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3점째를 내줬다.

결국 한국 벤치는 2회 말 2사 1, 2루에서 류현진을 내리고 노경은(SSG 랜더스)을 투입했다. 노경은이 후속 타자 마르테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무리했지만, 경기 초반 흐름은 이미 도미니카공화국 쪽으로 기운 뒤였다.

류현진은 경기 뒤 “아쉽고 또 아쉽다. 졌기 때문에 아쉬움이 많은 경기였다”며 “우리 야수들이 적응할 시간을 만들어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자신의 마지막 국가대표 경기였지만 패배에 대한 책임감을 먼저 드러냈다.

류현진이 아쉬운 표정으로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류현진이 아쉬운 표정으로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도 후배들을 향한 기대는 감추지 않았다. 류현진은 “젊은 선수들이 이렇게 큰 무대를 뛴 것은 큰 경험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펼쳐질 많은 대회에서 우리 선수들이 잘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오늘 경기를 시발점이라고 생각하고 잘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표팀 후계 구도에 대한 질문에도 “그렇지 않다”며 “MLB 최고 선수들과 맞대결을 펼친 것이 큰 공부가 될 것이다. 한국 야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류현진은 한국 야구가 국제 무대에서 가장 찬란했던 시절을 이끈 상징적인 투수였다. 2006년 프로 데뷔 반년 만에 대표팀에 발탁돼 도하 아시안게임에 출전했고,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캐나다전 126구 완봉승으로 한국 야구의 금메달 도전에 큰 역할을 했다. 쿠바와 결승전에서도 선발로 나서 우승에 아웃카운트 2개를 남길 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2009 WBC에서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준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오랜 시간 태극마크와 인연이 끊겼지만, 이유는 분명했다. 2013년  메이저리그 진출 뒤 어깨와 팔꿈치 수술 등 큰 고비를 넘기며 선수 생활을 이어가야 했다. 국제대회에 나설 여건이 쉽지 않았던 그는 불혹을 앞둔 나이에 다시 조국의 부름을 받아들였고, 대표팀 일원으로는 16년 만, WBC 무대로는 17년 만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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