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Department of Justice, DOJ)가 공개한 문서에서 앤드루 마운트배튼-윈저와 전 주미 영국대사 피터 맨델슨이 아동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함께 있는 사진이 발견됐다.
이 세 사람이 함께 찍힌 것으로 알려진 사진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사진이 촬영된 시간이나 장소는 명시돼 있지 않다.
ITV News는 이 사진이 미국 마서스 빈야드(Martha's Vineyard)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며, 엡스타인이 13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성범죄자로 등록되기 전인 1999년에서 2000년 사이에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사진에는 세 사람이 나무로 된 데크 테이블에 둘러앉아 있고, 그들 앞에는 미국 국기가 장식된 머그잔이 놓여 있다. 문서에 등장한다고 해서 어떤 잘못을 의미한다는 정황은 없다.
마운트배튼-윈저와 맨델슨은 각각 아동 성범죄자 엡스타인과의 관계와 관련해 공직 비위 혐의로 체포됐으며, 이후 모두 수사를 받는 조건으로 석방됐다.
마운트배튼-윈저는 엡스타인과 관련해 어떠한 잘못도 없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맨델슨도 자신이 범죄 행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믿는다는 점을 반복해서 밝혀왔다. 그는 오랫동안 엡스타인과 그의 변호사가 얘기한 사건에 대한 설명을 믿었으며, 2019년 엡스타인이 사망한 이후에야 진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해왔다.
마운트배튼-윈저는 엡스타인의 영국인 여자친구였던 기슬레인 맥스웰을 통해 1999년에 처음 엡스타인을 만났다고 밝혀왔다. 그는 맥스웰을 대학 시절부터 알고 지냈다고 말했다.
고인이 된 금융가 엡스타인과 연관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두 사람 모두 직위를 잃었다. 마운트배튼-윈저는 왕실 직함을 박탈당했고, 맨델슨은 영국 주미 대사 자리에서 해임됐다.
마운트배튼-윈저는 버지니아 주프르가 십대였을 때 그와 성관계를 가졌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주프르가 제기한 민사 소송은 유죄 인정 없이 합의로 종결됐으며, 그는 해당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왔다.
BBC는 미국 법무부가 지난 1월 공개한 문서 가운데 새로 발견된 이미지를 확인했다. 이 문서는 총 300만 페이지의 자료와 18만 장의 이미지, 2천 개의 영상으로 구성돼 있다.
기자들과 일반 대중이 파일을 계속 검토하면서 새로운 자료가 여전히 발견되고 있다.
올해 초에는 마운트배튼-윈저가 바닥에 누워 있는 여성 위에서 네 발로 엎드린 모습으로 보이는 사진들이 미국 문서의 새로운 공개 자료에서 공개되기도 했다.
그 가운데 두 장의 사진에서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채 완전히 옷을 입고 있는 여성의 배를 그가 손으로 만지는 모습이 보인다. 또 다른 사진에서는 그가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그는 이러한 의혹에 대해 일관되고 강하게 잘못을 부인해왔다.
마운트배튼-윈저는 전 왕자가 엡스타인에게 기밀 자료를 공유했다는 의혹과 관련된 신고를 검토하고 있다고 템스밸리 경찰이 밝힌 뒤, 2월 중순 노퍽에서 공직 비위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2001년부터 2011년까지 영국 무역 특사로 활동했다.
새로 발견된 사진은 2003년 엡스타인의 50번째 생일을 기념해 제작된 '생일 책'에서 맨델슨의 메시지 옆에 실린 또 다른 사진과 매우 비슷한 장소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
BBC가 확인한 이메일에는 맨델슨과 엡스타인의 개인 비서 레슬리 그로프가 사진이 어디에서 촬영됐는지 논의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그로프가 "제프리의 섬일 수도 있다"고 제안하자, 맨델슨은 2013년 7월 19일 자 이메일에서 "내 생각에는 마서스 빈야드였고, 그때가 내가 제프리를 처음 만났을 때였다"고 답했다.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이메일 교환이 해당 사진들과 관련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맨델슨은 2008년 엡스타인이 성범죄 혐의로 기소됐을 당시 그에게 보낸 지지 이메일이 문서에서 드러나면서 대사직에서 해임됐다.
그가 속옷 차림으로 서 있는 사진들도 미국 법무부에 의해 공개됐다.
런던 경찰청은 지난달 맨델슨이 정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당시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부 정보를 엡스타인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맨델슨은 최근 몇 주 동안 에프스타인 관련 문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BBC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그는 어떠한 범죄적 행위도 하지 않았으며 금전적 이득을 위해 행동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엡스타인은 2019년 성매매 알선 혐의 재판을 기다리던 중 뉴욕 맨해튼 교도소에서 사망했다. 기슬레인 맥스웰은 현재 금융가였던 엡스타인을 위해 십대 소녀들을 모집하고 성착취를 위한 인신매매에 가담한 혐의로 20년형을 복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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