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多)가치포럼서 정책 성과 논의…현장선 "실질적 정착 지원 후속 입법 시급"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정부가 그동안 이원화돼 있던 방문취업(H-2)과 재외동포(F-4) 체류 자격을 사실상 통합하며 '포용적 동포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건강보험료 부담 경감과 영주권 심사 적체 해소 등 실질적인 정착 지원을 위한 후속 입법과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다(多)가치포럼과 전국동포총연합회는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대림도서관에서 재외동포청 후원으로 '2026년 제1차 다가치 포럼'을 개최했다.
'H-2·F-4 통합이 동포의 삶에 미치는 변화와 기대'를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정부 관계자와 동포 단체 대표, 학계 전문가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정책 성과와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전국동포총연합회 김호림 총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H-2·F-4 비자 통합이 이미 동포들의 일상에 적용되고 있는 현실임을 강조하며, "포럼이 경험과 과제를 공유하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기성 재외동포청 재외동포정책국장은 축사에서 "귀환 동포의 체류·교육·복지 전수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차별 없는 정책을 수립 중"이라며 "현장의 목소리를 관계 부처에 전달하고 제2차 포럼에서 후속 조치를 보고하겠다"고 약속했다.
발제를 맡은 강영우 법무부 이민통합과장에 따르면 지난해 2월 12일부터 H-2 신규 사증 발급이 중단됐다며, 기존 소지자들의 F-4 전환을 독려했다.
현재 국내 체류 동포는 약 86만 명으로 전체 외국인의 30%를 차지하며, 이 중 중국 동포가 77%, 중앙아시아 동포가 8%를 기록하고 있다.
강 과장은 "통합 정책의 핵심은 체류 자격 변경 수수료 면제와 취업 범위 확대"라며 기존 건설·주차 안내 등 10개 업종이 추가 허용됐으며, 나머지 37개 제한 업종도 단계적으로 개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영주권 취득 요건이 일반 외국인 대비 대폭 완화돼, 자원봉사 실적이나 한국어 능력을 갖출 경우 GNI(국민총소득) 60%(약 3천만 원) 수준에서도 신청이 가능해졌다고 전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정책의 진일보를 환영하면서도 현장의 고충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건강보험 지역 가입 시 가족 구성원 각자에게 보험료가 부과되어 3~4인 가구의 경우 월 60만 원에 달하는 부담을 지고 있다는 점이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참석자들은 전산 시스템을 통한 가족 관계 자동 확인과 보험료 산정 방식 개선을 강력히 촉구했다.
고려인 공동체의 특수한 사정도 논의됐다. 대한고려인협회 정영순 회장은 "고려인 가정의 상당수가 타 민족 배우자를 두고 있는데, 이들의 F-1 비자는 취업이 금지되어 있어 구조적으로 불법 취업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구 감소 지역 이주 정책과 연계된 비자 지원 역시 현지 취업 인프라 부족으로 브로커 피해만 양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참석자들은 이번 통합 정책이 '비정상의 정상화'를 향한 첫걸음이라 평가하면서도, 국가의 근본적인 인식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아버지가 한국 사람이면 아들도 한국 사람"이라는 원칙에 따라, 조선족과 고려인을 단순 노동력이 아닌 '역사적 산물로서의 국민'으로 인정하는 입법화가 임기 내 마무리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편, 재외동포청은 올해 신설된 '귀환동포 정착지원과'를 통해 지자체 보조금 지원, 동포 인재 장학 사업(2027년 재학생 확대), 취업 교육 지원 등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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