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 자살 사망자 인구 10만명 당 8.0명…사망군 70∼80% 첫 시도에 사망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청소년의 경우 사망 전 위험신호가 감지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자해나 자살시도 과거력이 있는 고위험군 관리만으로는 청소년 자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자살 청소년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한 '심리부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홍현주 한림대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13일 서울포스트타워에서 열린 '제1차 청소년정책포럼'에서 발표자로 나서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포럼은 성평등가족부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청소년 자살 원인을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했다.
홍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 10대 청소년 자살률은 2018년을 기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국내 인구 10만명당 10대 자살 사망자는 2017년 4.7명에서 2018년 5.8명으로 뛰었고 이후 2024년 8.0명까지 매년 늘었다.
홍 교수는 자살 시도자와 사망자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자살 시도자 위주의 고위험군 관리 대책으로는 청소년 자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청소년 자살 사망군의 70∼80%는 첫 번째 시도로 사망한다"며 "이들 중 생전에 자해·자살 시도를 한 경우는 20% 미만"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살 청소년은 회피적이고 순응적인 경우가 많고 겉으로 드러난 문제가 많지 않다"며 "자살 사망군은 자살 시도군에 비해 발견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이 적기 때문에 자살 예측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자살 청소년이 보낸 생전 경고신호 인지율은 '교사 40% 미만', '부모 26% 미만'으로 낮은 편이었다.
홍 교수는 "드러나지 않는 자살 사망 위험 요인을 탐색하기 위해 심리부검 등이 필요하다"며 "청소년이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정서교육이 필요하고, 회피가 아닌 건강한 문제 해결 방법을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권세원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정책연구부장은 "자살 위험 신호를 찾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가장 많은 청소년을 포괄하는 학교에서 사회적, 정서적 생활 기술을 증진할 수 있는 교육 과정이 편성돼야 한다"며 "자살 예방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긍정적인 정신건강을 위한 포괄적 접근을 실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빈 국립정신건강센터 정신건강연구소장은 "자살 사망자의 심리부검으로만 자살에 앞서 그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를 유추할 수 있다"며 심리부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소장은 "유가족, 친구 등과의 대면 면담뿐 아니라 생성형 인공지능(AI) 사용기록 등 '보이지 않는 신호'가 감지돼 향후 대책 수립에 반영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청소년 자살의 원인을 분석해 그러한 선택을 막는 것이 우리 모두 의무라고 생각한다"며 "오늘 이 자리에서 나온 의견들이 청소년이 보다 건강하고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di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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