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수출길 막힌 아반떼·스포티지…사회초년생 '마이카 드림' 실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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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수출길 막힌 아반떼·스포티지…사회초년생 '마이카 드림' 실현되나

르데스크 2026-03-13 16:33:2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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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동전쟁 발발로 중고차 수출길이 막힌 가운데 향후 국내 중고차 시세의 하락 가능성을 전망하는 목소리가 부쩍 늘었다. 갈 곳 잃은 수출 대기 물량이 국내 매매 단지에 쌓이는 등 과잉 공급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관련업계 전문가들도 사회 초년생이나 법인 영업용 차량을 구매하는 이들에겐 최적의 매수 타이밍이 될 수도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미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중고차 가격 하락 가능성을 염두하며 매수를 고민하는 움직임도 생겨나고 있다.

 

아반떼·스포티지 싸게 살 기회오나…중고차 수출길 봉쇄에 내수 매물 증가 전망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 품목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던 중고차 업계가 최근 중동전쟁 영향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동 수출이 취소되거나 출항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중고차 수출단지에 쌓인 중고차 재고만 수만여 대에 달하는 실정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중고차 수출 국가 중 중동 주요 국가(UAE·요르단·사우디)의 비중은 전체의 50%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야 접근할 수 있는 UAE 두바이는 중동 중고차 거래의 핵심 거점 중 하나다. 두바이 자유무역지구를 통해 유입된 차량을 이란·사우디 등 주변국 바이어들이 구매해 재수출하는 구조가 정착돼 있다.

 

▲ 최근 중동 정세 악화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국내 중고차 수출업계의 물류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1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태국 국적 화물선. [사진=연합뉴스]

 

관련업계에선 수출 타격이 종국엔 내수 시장에서의 중고차 가격을 끌어내리는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상 수출을 위해 말소 등록을 한 차량은 1년 이내에 해외로 반출하지 못할 경우 과태료 처분과 함께 강제 폐차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폐차로 인한 전액 손실을 막아야 하는 수출업자 입장에선 취득세 등 재등록 비용을 추가로 들여서라도 차량을 국내에 재등록해 처분하는 게 그나마 손실을 줄이는 방법이다. 시장에 매물이 늘어날 경우 가격은 자연스레 하락할 수밖에 없다.

 

특히 다양한 모델 중에서도 중동 지역 선호도가 높은 모델의 가격하락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중동 지역에선 아반떼, K3, 스포티지, 투싼 등 준·중형급의 인기가 유독 높은 편이다. 낮 기온이 50도를 넘나드는 현지 특성상 강력한 냉방 성능과 엔진 신뢰성이 필수적인데 국산 준·중형차는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과 각종 편의사양을 갖추고 있어 현지 소비자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누려왔다.

 

지난해 2월 카르테아 연구소(Cartea Research Institute)가 발표한 '2025 사우디 자동차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사우디 시장에서 점유율 24%를 기록하며 전체 브랜드 중 2위를 차지하는 등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아울러 중동 지역 차량의 운전석 위치가 한국과 동일한 좌측이라는 점도 중동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가 갖는 강력한 경쟁 우위 중 하나로 꼽힌다.

  

▲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고차 수출업자들이 재고 처분을 위해 물량을 내수 시장으로 돌릴 경우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 8일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 옛 송도유원지의 중고차 수출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이미 매수를 고려하는 움직임도 생겨나고 있다. 자동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중고차 구입 시기를 저울질하는 글들도 등장하고 있다. 한 중고차 커뮤니티 이용자는 "수출용으로 나가는 아반떼나 스포티지는 연식 대비 상태가 좋은 매물이 많은데 조만간 시장에 물량이 풀리면 가격이 더 떨어질 것 같아 일단 관망 중이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직장인 서범근 씨(30·남)는 "회사가 본가랑 멀어져서 출·퇴근용 중고차를 알아보고 있었는데 최근 중동 수출길이 막혔다는 뉴스를 보고 매수 시점을 조금 미뤘다"며 "국내 공급이 늘어나면 딜러들도 재고 처리를 위해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수출업자 입장에서 폐차를 선택하면 매입 대금 전액을 잃게 되기 때문에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당 재고를 국내 시장에 푸는 모습이 나타날 것이다"며 "공급 과잉으로 인해 국내 중고차 시세가 전반적으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인기 모델의 경우 대기 수요가 탄탄한 만큼 폭락 수준보다는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정도의 일부 가격 조정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내다봤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중동 전쟁 여파가 자동차 구매를 계획하던 소비자들에게는 역설적으로 반가운 소식이 될 수 있다"며 "수출 정체로 상태가 우수한 매물들이 내수 시장으로 유턴하게 되면 고물가·고금리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지는 효과가 발생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동 시장에서 검증된 모델들이 내수시장에 대거 풀리게 되면 실속형 소비를 지향하는 구매자들에게는 우수한 품질의 차량을 합리적인 가격에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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