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한 판 가격이 약 한 달 반 만에 다시 7,000원 선을 넘어섰다. 겨울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산란계 살처분 규모가 예년의 두 배 수준으로 폭증하자, 수급 불안이 가격을 밀어 올리는 모양새다. 정부는 수입란 투입에도 가격이 잡히지 않자 유통 과정에서의 부당 거래와 재고 쌓기 등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고강도 현장 점검에 착수했다.
공급 절벽 현실화… 살처분 규모 예년 대비 '2~4배' 폭증
13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특란 한 판(30개)의 평균 소비자가격은 7,045원을 기록했다. 6,000원대 중반을 유지하던 가격이 이번 주 들어 급격히 치솟으며 1년 전(6,041원)보다 무려 16.6% 올랐다. 특히 계란 10개들이 소포장 가격은 3,902원으로 전년 대비 상승률이 21.1%에 달해 체감 물가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가격 폭등의 근본 원인은 잦아들지 않는 AI 확산세다. 이번 동절기 AI 발생 건수는 55건으로 이미 지난 두 번의 동절기 기록을 모두 넘어섰다. 이로 인한 산란계 살처분 규모는 11일 기준 976만 마리로, 1년 전(483만 마리)의 두 배, 2~3년 전과 비교하면 약 4배 수준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사육 마릿수 감소로 이달 계란 생산량이 전년 대비 5.8% 줄어들 것으로 보고, 산지 가격 또한 특란 기준 13%가량 추가 상승할 것으로 관측했다.
정부, '웃돈 요구' 농가 및 '재고 장기보유' 업체 정조준
수급 불균형을 틈탄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 정부는 무관용 원칙을 천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일부 산란계 농가가 유통 상인에게 음성적으로 웃돈을 요구하고 있다는 제보에 대해 부당거래 여부를 검토 중이며, 방지책 마련에 나섰다.
아울러 돼지고기 가격 상승을 노리고 가공육 원료인 뒷다리살(후지) 재고를 과도하게 쌓아두고 있는 대형 육가공업체들에 대해서도 현장 점검을 실시한다. 점검 대상에는 도드람양돈농협, 부경양돈농협, 팜스토리 등 주요 업체 6곳이 포함됐다. 특히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가격 담합 제재를 받은 도드람푸드와 선진 등 9개 업체에 대해서는 올해부터 정부의 정책자금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강력한 페널티 부과를 검토 중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AI 확산으로 인한 수급 불안을 악용해 부당 이익을 취하는 행위를 엄단할 것"이라며 "오는 5월 말까지 축산물 가격 안정을 위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폴리뉴스 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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