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개인 탓 아닌 사회적 문제...법적 ‘질병’으로 규정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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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개인 탓 아닌 사회적 문제...법적 ‘질병’으로 규정돼야

헬스경향 2026-03-13 15:56:4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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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비만학회, ‘2026 세계 비만의 날’ 기자간담회 개최
대한비만학회는 그랜드워커힐 서울에서 제63차 대한비만학회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국가 차원의 관심과 인식 개선을 촉구했다. (왼쪽부터) 대한비만학회 김민선 이사장, 김은미 회장, 이재혁 총무이사, 최성희 학술이사.

국내 성인 남녀 비만율이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비만을 질병으로 규정해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경제적 문제’로 봐야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대한비만학회는 ‘2026 세계 비만의 날’을 맞아 13일 그랜드워커힐 서울에서 제63차 대한비만학회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에서도 비만은 주요 평가지표로 다뤄지고 있지만 기준 연도보다 남성 및 여성에서 모두 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남성의 비만율은 2018년 대비 2020년 42.8%에서 48%로, 여성의 비만율 역시 동일 기간 25.5%에서 27.7%로 모두 절대적 수치가 증가했다. 

가장 큰 문제는 우리나라가 비만을 여전히 ‘개인의 문제’나 ‘게으름’ 또는 ‘미용 문제’로 보는 경우가 많다는 것. 비만은 유전적·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질병이지만 우리나라는 개인 탓으로 보는 시선이 만연하다. 

대한비만학회 최성희 학술이사(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젊은 남성의 비만율이 심하다는 팩트시트 기반의 기사에도 먹기만 하고 안 움직이더니 그럴 줄 알았다는 등 터무니없는 성차별적 비난들이 여전히 많이 존재한다”며 “비만은 개인의 의지 부족이 아니라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질병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비만학회 김민선 이사장(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은 “비만은 한 가지 치료로 치료할 수도 없는 데다 다양한 원인이 얽혀 있는 일종의 생활습관병”이라며 질병을 비만으로 규졍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

정책적인 뒷받침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해외 여러 국가에서는 이미 비만을 질병으로 규정하고 국가적인 관리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독일은 2024년부터 ‘비만 질병 관리 프로그램(DMP Adipositas)’을 시행하고 있다. 독일 연방합동위원회(G-BA)가 법정 건강보험체계에 근거해 도입한 이 제도는 비만을 고혈압, 당뇨병과 동등한 만성질환으로 공식 인정해 동네 의원부터 대학병원까지 이어지는 표준화된 치료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으며 환자가 상담, 운동, 영양 교육을 받고 필요시 약물치료를 받는 전 과정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이탈리아 의회는 비만을 ‘만성·재발성·진행성 질환’으로 규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비만이 법적 질병으로 규정되면서 비만치료를 국가 필수 의료보장항목(LEA)에 포함시키는 데 강한 동력이 됐다. 치료가 개인의 선택이 아닌 국가가 보장해야 할 권리가 된 것이다. 또 남미 콜롬비아는 2009년 일찌감치 ‘비만법(Law 1355)’을 제정해 비만을 공중보건의 최우선 과제로 명시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현행법상 비만을 질병으로 명확히 규정한 조항은 없으며 고위험군비만수술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비만치료와 상담은 비급여인 실정이다. 

대한비만학회 김민선 이사장(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은 젊은 연령의 고도비만 또한 급격하게 늘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하며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하기에는 식습관, 환경, 신체활동, 스트레스 등 모든 것들과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생활습관병으로 우리 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비만을 질병으로 규정해 올바른 예방법은 물론 비만환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지금이 비만관리의 ‘골든타임’이라고 한목소리로 강조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연간 16조원에 달하며 이는 흡연이나 음주보다 더 큰 비용이다. 전문가들은 비만을 법적 질병으로 규정해야 환자들이 숨지 않고 병원을 찾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대한비만학회 김은미 회장은 “비만은 전 세계적인 건강문제”라며 “학회는 비만 문제를 이해하고 극복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대한비만학회 김은미 회장(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객원교수)은 “비만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이미 ‘세계적 유행병’으로 규정했을 정도로 전 세계적인 건강문제”라며 “학회는 비만 문제를 이해하고 극복하는 데 한걸음 더 다가가기 위해 생활습관 개선, 수술, 약물치료 등 통합적인 부분에서 중요성을 강조하고 적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1992년 공식 학회로 출범한 대한비만학회는 춘·추계학술대회를 통해 임상 및 기초의학, 영양과 운동분야 등 비만 관련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비만의 원인 및 치료에 관한 연구활동 교류와 비만의 심각성 및 올바른 비만 치료에 대한 대국민 인식개선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또 국제학술지인 JOMES를 연 4회 발행하고 있으며 비만전문가를 위한 교육자 과정과 연수강좌, 연구집담회 등을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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