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세 고시’ 금지법 국회 통과…“편법 막을 후속 규제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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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세 고시’ 금지법 국회 통과…“편법 막을 후속 규제 관건”

투데이신문 2026-03-13 15:20: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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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동이 유치원 복도를 걷고 있다.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한 아동이 유치원 복도를 걷고 있다.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아동 인권 침해 논란이 불거졌던 영유아 입학시험을 금지하는 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편법을 막을 촘촘한 후속 규제와 점검이 뒤따라야 실효성을 가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교육계에 따르면 영유아 단계 조기 사교육 경쟁에 제동을 걸기 위한 이른바 ‘4·7세 고시’ 금지 법안이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된 학원법은 학원 설립·운영자가 유아를 대상으로 모집이나 수준별 배정을 목적으로 시험 또는 평가를 실시하지 못하도록 했다. 단순 지필고사뿐 아니라 면접, 구술형 평가 등도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해당 법안은 과도한 조기 사교육 경쟁이 사회적 문제로 지적돼 온 데 따른 것이다. 일부 영어유치원과 유아 대상 학원에서 이른바 ‘유치원생 서울대 입시 코스’로 불릴 만큼 어린 시기부터 선행학습과 입시형 교육이 이뤄지는 사례가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교육 경쟁이 과열된 학군지에서는 어린 학생들의 행복지수가 낮고 스트레스와 우울감에 노출된다는 연구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교육계와 시민단체 등은 영유아 단계부터 시작되는 과도한 선발 경쟁과 선행학습을 막기 위해 제도적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고 이 같은 문제의식이 이번 ‘4·7세 고시’ 금지 법안 추진의 배경이 됐다.

2024년 7월 서울 시내 한 학원가에 의과대학 준비 관련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2024년 7월 서울 시내 한 학원가에 의과대학 준비 관련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법안에서 유아는 만 3세부터 초등학교 취학 전 아동으로 정의된다. 이를 위반하면 영업정지나 300만원 이하 과태료 처분이 가능하다. 다만 유아가 학원에 등록한 이후 보호자의 사전 동의를 받아 교육활동 지원 목적으로 하는 관찰·면담 방식의 진단 행위는 허용된다. 

이 진단의 구체적인 기준·절차·방법은 법안이 시행되는 9월까지 향후 6개월 동안 대통령령으로 정하게 된다. 교육부는 구술형 시험 역시 유아를 긴장시켜 심신 발달과 정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경우 금지된 평가행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 통과로 제도적 근거는 마련됐지만 교육계 안팎에서는 실효성 확보가 남은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교육부가 지난해 전국 유아 대상 영어학원 728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384건의 법령 위반사항이 적발됐고 교습정지 14건, 과태료 70건 등 모두 433건의 행정조치가 이뤄졌다. 

교육부는 당시 유아 대상 사전 등급시험과 ‘유치원’ 명칭 사용 문제에 대해 관계기관 합동점검과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조기 선발과 서열화가 이미 교육 현장에 광범위하게 자리 잡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선행학습 금지법과 서울시의 학원 교습시간 오후 10시 제한 등 사교육 과열을 막기 위한 제도가 이미 시행되고 있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각종 편법 운영이 끊이지 않아 왔다.

선행학습을 금지해도 교육과정보다 앞선 내용을 사실상 가르치는 수업이 이어졌고 교습시간 제한 이후에도 오후 10시를 넘겨 수업하거나 자율학습, 보충지도, 질의응답 등의 형태로 운영을 이어간 사례가 적지 않게 적발돼 왔다. 제도는 마련됐지만 단속이 닿지 않는 틈새에서 사교육은 다른 이름과 방식으로 지속돼 온 셈이다.

한 아동이 보육 교사의 꾸중을 받으며 양쪽 귀를 막고 있다.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br>
한 아동이 보육 교사의 꾸중을 받으며 양쪽 귀를 막고 있다.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이 때문에 이번 ‘4·7세 고시’ 금지법 역시 시행만으로 곧바로 현장 분위기가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교육없는세상 백병환 정책팀장은 이번 ‘4·7세 고시’ 금지법에 대해 사교육 시장을 직접 규제한 드문 입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하면서도 레벨테스트는 과도한 조기 사교육 구조의 일부에 불과해 근본 처방은 아니라는 점을 짚었다.

백 정책팀장은 “현행 공교육정상화법이 공교육의 선행교육은 규제하고 있지만 사교육 영역은 제대로 건드리지 못하고 있다”며 “국가가 ‘이 연령대에는 이런 수준의 교육이 부적절하다’는 기준을 더 분명히 세우고 사교육에서 운영되는 교육과정까지 일정하게 규율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학생이 외워 온 답을 구술 방식으로 말하게 하거나 웩슬러 지능검사 같은 고가의 지능검사를 활용하거나 외부 시험 성적표 제출을 요구하는 방식도 충분히 우회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정부가 현장 조사와 거버넌스 구축, 시민단체·전문가 협의를 통해 이런 사각지대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편법과 우회 가능성은 분명히 있지만 그렇다고 규제 자체를 포기할 수는 없다”며 “법 시행 뒤 드러나는 빈틈은 교육청과 교육당국이 행정적으로 계속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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