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시민사회 관점의 평가와 쟁점' 발간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국제개발협력계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가 정부의 '제4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2026∼2030)과 관련해 "국익·가시성 중심 공적개발원조(ODA)에 머무르지 않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KCOC는 13일 발간한 이슈브리프 '시민사회 관점의 평가와 쟁점'에서 "국제 규범과 개발효과성 원칙에 부합하는 책임 있는 개발협력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KCOC는 '시민사회 의견서'와 '기본계획 연구안'에서 강조된 글로벌 가치, 인권 기반 접근, 협력국 주도성, 현지화, 시민사회 협력 고도화 등은 4차 계획에서 원칙적 언급 수준으로 약화하거나 구체적 이행 장치 없이 뒷순위로 배치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K-ODA' 브랜드 강화, 제안형 ODA 도입, 산출 중심 성과관리, 대외전략과 연계된 ODA 등은 보다 분명하게 제시되면서 한국 개발협력의 정책 우선순위가 일정 부분 재조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KCOC는 "이러한 변화는 개발협력이 그동안 지향해 온 빈곤퇴치, 인권, 포용적 발전, 현지 주도성 등 핵심 가치와 원칙이 실제 정책 실행 과정에서 충분히 구현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고 말했다.
우선 기업 진출과의 연계, 정상외교와 연계한 ODA 활용, 태극기 사용 원칙화 등 정책 가시성과 국가 이미지 중심 요소를 전면에 배치하는 부분에서 개발협력의 가치 중심 접근이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통령 순방 등 고위급 외교 활동과 연계한 ODA 활용과 관련해서는 "개발협력이 외교적 성과를 뒷받침하는 정책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ODA 실적 지표의 경우 2030년까지 총규모를 2019년 대비 2배 이상 확대하겠다는 절대적 목표를 제시한 3차 계획과 달리 4차 계획에서는 '현 순위권 이상'을 목표로 한 것도 지적했다.
KCOC는 "ODA는 국제적 위상을 위한 경쟁 지표가 아닌 글로벌 책임 이행 지표"라며 "국민총소득(GNI) 대비 ODA 비율을 2030년까지 0.3% 수준으로 확대하기 위한 명확하고 구체적인 로드맵이 제시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ODA 확대와 지속가능성을 위해 국민의 신뢰와 지지 확보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냈다.
KCOC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가 강조하는 민주적·포용적 거버넌스 관점에서 국민을 정책 수용 대상이 아니라 정책 형성 과정에 참여하는 주체로 포함하는 제도적 참여 구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협력국 주도성과 현지화 원칙 측면에서는 "일부 사업에서 현지 맥락을 고려한다는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주로 현지 사무소 기능 강화나 재외공관 중심 협업 등의 방식으로 제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KCOC는 "한국 정부가 설계한 사업을 협력국에 제안하는 '제안형 ODA' 방식은 협력국 정부와 현지 시민사회에 대한 권한 이양, 재원 접근 확대, 의사결정 참여 확대 등을 핵심으로 하는 현지화 원칙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다"고 말했다.
시민사회와의 파트너십과 관련해서는 '제2기 정부-시민사회 파트너십 기본정책 이행방안' 수립을 명시하긴 했으나 구체적인 정책 목표나 제도적 실행 장치 마련은 빠졌다고 짚었다.
KCOC는 "정책 방향이 '시민사회 협력 예산 확대'가 아닌 '예산 확대 노력 지속' 수준"이라며 "시민사회를 정책 파트너로 인정하고 시민사회 역량과 협력을 강화할 것을 지속해서 권고해 온 OECD DAC 입장과도 충분히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KCOC는 "개발협력 핵심 원칙이 사업기획, 예산 배분, 성과관리 등 실행 단계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가 4차 계획의 실효성과 이행 성과를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며 "이를 모니터링하고, 정부와의 정책 대화·제안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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