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봄바람이 아직 쌀쌀하게 느껴지는 3월, 옅은 햇살이 거리를 비추며 시민들의 발걸음이 점차 야외로 향하고 있다.
가벼운 외투 차림으로 산책이나 나들이를 나서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활기 넘치는 전통시장이 봄맞이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오랜 역사와 먹거리로 유명한 광장시장은 발길이 끊이지 않는 대표적인 장소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광장시장은 1905년 개장한 국내 최초의 상설 전통시장이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며 직물과 의류 상가, 먹거리 골목 등 약 5000여 개의 점포가 밀집해 있어 서울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다.
<뉴스락>뉴스락>은 광장시장의 현재 주소를 짚어보기 위해 지난 11일 현장을 찾았다.
시장은 종로5가역과 을지로4가역 인근에 위치해 대중교통 접근성이 우수하다. 을지로4가역 4번 출구로 나와 양옆으로 늘어선 조명 및 공구 상가들을 지나 5분 남짓 걷자 광장시장 입구가 모습을 드러냈다.
가장 먼저 진입한 곳은 의류 도매 상가였다. 북적이는 전통시장의 풍경을 기대했으나 예상과 달리 상가 골목은 한산했다. 대부분의 상점이 영업 중이었음에도 손님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았다.
이곳에서 만난 한 상인은 최근의 영업난을 토로했다. 그는 "올해부터 길가 점포에 매달 1만5000원의 도로점용료가 부과되고 있다"며 "원래도 방문객이 많지 않아 평일에는 문을 일찍 닫는 경우가 많은데 부담이 더 커졌다"고 푸념했다.
실제로 상가를 지나는 동안 물건을 둘러보거나 구매하는 방문객은 열 명 남짓에 불과했다.
하지만 조용한 의류 상가를 지나 시장 중심부로 들어서자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멀리서부터 활기찬 대화 소리가 들려오더니 이내 인파로 가득한 먹거리 골목이 펼쳐졌다.
먹거리 골목에는 빈대떡, 마약김밥, 육회 등 광장시장의 대표 메뉴를 파는 점포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인기 있는 식당 앞에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길게 줄을 선 손님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최근 광장시장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매김하며 글로벌 관광지로 도약하고 있다. 먹거리 골목 곳곳에서는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들이 한국의 길거리 음식을 즐기는 풍경이 연출됐다.
외국인 방문객 증가에 발맞춰 시장의 서비스도 진화하고 있다.
일부 점포는 다국어 QR코드가 삽입된 메뉴판을 도입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으로 상세한 정보를 제공 중이다. 메뉴 사진과 음식 설명은 물론 맛있게 먹는 방법까지 안내해 외국인 관광객의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
외국인을 타깃으로 한 상점들도 상권의 새로운 축을 담당하고 있다.
K-뷰티 체험 공간을 비롯해 한국 전통 가방과 의류 등을 판매하는 점포들이 눈길을 끌었다.
전통시장이라는 하드웨어에 한류 관광 콘텐츠라는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셈이다.
이와 함께 방문객을 위한 인프라 정비도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화장실 안내 표지판은 직관적으로 배치돼 있었고 내부 위생 상태도 청결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특히 서울시가 추진 중인 공중화장실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 지침 시범사업의 첫 대상지로 광장시장 화장실이 선정되면서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시장 인근에는 공영주차장이 마련돼 있어 자가용 방문객을 수용하고 있다.
다만 주말이나 인파가 몰리는 시간대에는 주차난이 발생할 수 있어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는 안내도 병행되고 있다.
더불어 낡은 점포가 밀집한 직물시장과 화기 사용이 잦은 먹거리 골목 등 주요 구역 곳곳에 소화 시설이 확충돼 있어 철저한 화재 예방 및 안전 관리 시스템을 엿볼 수 있었다.
이처럼 현재의 광장시장은 직물 및 의류 상가의 침체와 먹거리 골목의 호황이라는 뚜렷한 상권별 온도차를 겪고 있다.
100년의 역사적 가치와 글로벌 관광지로서의 매력을 동시에 지닌 광장시장이 전체 상권의 균형 있는 발전과 지속 가능한 활력을 도모하기 위해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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