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소원 첫날 20건 접수…정치권·유튜버 언급에 ‘4심제 인식’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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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소원 첫날 20건 접수…정치권·유튜버 언급에 ‘4심제 인식’ 우려

투데이신문 2026-03-13 11:28:1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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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소원 제도가 공포·시행된 1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관계자들이 재판소원 민원 접수를 위해 민원실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재판소원 제도가 공포·시행된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전경.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헌법재판소법이 개정된 첫날부터 시민들의 재판소원 접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정치계 인사와 인플루언서 등이 재판소원을 언급하며 ‘4심제 인식’과 재판 반복 심리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12일 자정까지 총 20건의 재판소원이 접수됐다고 13일 밝혔다. 접수 방식별로는 전자접수 15건, 방문접수 2건, 우편접수 3건이다. 전날 오후 6시 기준 재판소원 접수 건수는 16건이었으나 이후 자정까지 추가 접수가 이뤄지면서 최종 20건으로 집계됐다.

재판소원은 개정 헌법재판소법 시행에 따라 새롭게 도입된 제도다. 국민의 기본권 보장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권리구제 수단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12일 법률 제21452호로 개정된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법원의 재판도 헌법소원의 대상에 포함됐다.

개정법에 따르면 재판소원은 확정된 재판을 대상으로 한다. 다른 법률에 따른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절차를 모두 거친 뒤 청구할 수 있다.

재판소원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한 기본권 침해 여부를 심사하는 헌법소원심판의 한 유형으로 법률상 쟁송에 관해 사법권을 행사하는 법원의 재판과는 구별된다. 사실관계 인정이나 이를 전제로 한 법률의 개별적 포섭·적용에 대한 단순한 불복절차나 재심절차는 아니라는 게 헌재 설명이다.

청구 사유도 제한된다. 법원의 재판이 헌법재판소 결정에 반하는 취지로 재판해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아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또는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 명백한 경우 등에 한해 청구할 수 있다.

청구 기간은 해당 재판이 확정된 때부터 30일 이내다. 접수된 사건은 다른 헌법소원심판과 마찬가지로 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의 사전심사를 거치며 부적법한 청구는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각하된다.

헌법재판소가 재판소원을 인용해 기본권 침해를 인정하면 해당 재판은 취소되며 법원은 헌재 결정 취지에 따라 다시 재판해야 한다.

지난해 10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헌법재판소(사무처)와 헌법재판연구원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해 10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헌법재판소(사무처)와 헌법재판연구원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재판소원 1호 사건은 시리아 국적의 인도적 체류자(G-1-6) 지위를 가진 난민 A씨가 제기한 사건으로 대리인인 공익법센터 어필이 제도 시행 직후인 지난 12일 0시10분 전자 접수했다. A씨는 시리아 내전을 피해 한국에 들어와 약 10년간 체류하다 행정법규 위반을 이유로 강제퇴거명령과 보호명령을 받았고 이를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법원에서 패소가 확정됐다. A씨 측은 강제퇴거명령 및 보호명령 취소 청구를 기각한 법원 재판이 헌법과 법률에 명백히 위반돼 기본권을 침해했다는 판단에 따라 재판소원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2호 사건은 동해안 납북귀환어부 피해자시민모임과 형사보상 지연 국가배상 소송 대리인단이 같은 날 0시16분 접수했다.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납북귀환어부 고(故) 김달수씨 유족은 법원의 형사보상 결정이 1년 3개월가량 지연됐다며 국가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1·2심에서 패소했고 소액사건으로 상고가 제한돼 판결이 확정됐다. 대리인단은 재판 지연 등 법관의 위법한 직무행위로 인한 국가배상 책임 인정 여부를 다투는 헌법적 쟁점이 있는 사건이라며 재판소원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1·2호 사건 외 접수된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청구인 신원 등에 대해서는 별도로 확인할 수 없다. 헌재는 일부 사건이 알려진 배경에 대해 사건번호가 먼저 부여된 사례였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대출 사기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의원직 상실형이 확정된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전날 재판소원 청구 가능성을 언급했다. 양 의원은 선고 뒤 페이스북에 “대법원 판결은 그 자체로 존중한다”면서도 “만약 대법원 판결에 우리 가족의 기본권을 간과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되면 변호인단과 상의해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아보려 한다”고 적었다. 

유튜버 쯔양을 협박해 수천만 원을 뜯어낸 혐의로 기소된 유튜버 구제역(이준희) 역시 자신의 실형 판결에 대해 '사법개혁 3법'에 따라 도입된 재판소원과 법왜곡죄 고소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재판소원은 분명한 청구 요건과 심사 기준을 갖춘 제도임에도 법원 판결 뒤 다시 헌재 판단을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국민에게는 사실상 ‘4심제’처럼 인식될 수 있다는 사회적 우려도 나온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제도 도입 이후 후속 절차가 아직 충분히 정비되지 않았다는 지적과 함께 헌재에 의해 취소된 재판이 다시 법원으로 돌아간 뒤 법률심과 사실심을 오가며 반복 심리되는 이른바 ‘재판 뺑뺑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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