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이서호 기자] 아파트 단지 내 전기차 충전기 교체 과정에서 부당한 금품(리베이트) 제공 의혹과 무단 교체 의혹이 제기되자 정부가 나섰다. 멀쩡한 충전기를 뜯어내고 새 제품으로 바꾸며 발생한 비용이 입주민들의 충전 요금 인상으로 전가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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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껑충 뛴 충전료, 배후는 뒷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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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파트 단지 내 완속 충전 요금이 심상치 않다. 기존 kWh당 295원 수준이던 요금이 324.4원으로 약 10%나 급등한 곳도 생겼다. 충전 사업자들은 전기료 인상과 유지 보수 비용 증가를 핑계로 내세웠다. 하지만 정부는 다른 곳에 주목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충전기 교체 과정에서 발생한 과도한 영업비용이 요금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사업자들이 아파트 단지 계약을 따내기 위해 관리소나 입주자대표회의에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이를 메꾸기 위해 이용 요금을 올렸다는 의혹이다.
이에 정부는 이번 전수조사를 통해 노후화 여부와 상관없이 이뤄진 무분별한 교체 실태를 파악할 예정이다. 멀쩡한 기기를 교체하며 보조금을 부정 수급했는지도 집중 점검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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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조사 착수, 위법 시 즉각 퇴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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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부는 전국의 공동주택 충전 인프라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점검에 들어갔다. 조사 핵심은 크게 세 가지다. 멀쩡한 충전기의 무단 교체 여부, 보조금 부정 수급 그리고 사업자 간 리베이트 및 부당 수수료 거래다.
이미 정부는 전기차 충전기 비리 신고센터 운영을 시작했다. 업계 내부 제보와 입주민들의 신고를 통해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무공해통합누리집 내 '충전기 보조금 부적정집행 신고센터'를 통해 제보받고 있다.
위법 행위가 적발된 업체는 관련 법령에 따라 보조금 환수는 물론 사업자 자격 박탈까지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충전요금이 적정 수준인지도 함께 들여다본다. 사업자의 운영비와 투자비를 검증해 충전요금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충전 요금을 억제해 이용자 부담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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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급 확대보다 투명성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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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는 약 50만 기에 달한다. 2030년 정부 목표치인 123만 기의 절반 수준에 도달했다. 2018년 2만 7,352대부터 시작해 2022년 19만 4,081대로, 보급 속도는 매우 가팔랐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관리 부실과 비리라는 그림자가 생겼다.
정부는 앞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보급에서 품질 및 투명성 관리에 둔다. 제조사와 운영사에 대한 평가를 분리하여 지원하는 방식도 검토 중이다. 단순히 기계를 많이 설치하는 업체가 아닌, 투명하게 운영하고 서비스를 잘 유지하는 업체에 혜택을 주겠다는 논리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보급 과정에서 국고보조금이 투명하고 적정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충전 서비스 환경 조성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기차 충전요금 인상에 관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차갑다. "내 세금으로 충전기 바꿔주고 내 돈으로 리베이트 비용까지 냈던 거냐", "관리사무소와 업체 간의 유착 관계를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서호 기자 lsh@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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