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뭘 해도 동룡이로 보인다."
배우 이동휘는 10년 전 방송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8'에서 '류동룡' 역할을 맡아 감초 연기로 극의 재미를 더했다. 제 옷을 입은 듯 '동룡' 그 자체가 됐고, 오랫동안 그는 '이동휘' 라는 진짜 이름이 아니라 '동룡'으로 불리기도 했다.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연기의 폭을 넓혀 온 배우 이동휘의 진짜 고민, 영화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어렵지만 '영화'임이 분명한 '메소드연기'다.
"단편의 앞뒤를 확장시켜 장편을 만들어 보라."
개봉을 앞둔 '메소드연기'는 이같은 윤종빈 감독의 조언으로 출발했다. 앞서 2020년 만들어진 이기혁 감독-이동휘 주연 동명의 단편이 런닝타임 92분짜리 장편영화로 재탄생 한 것이다.
'메소드 연기'는 코미디로 떴지만 코미디가 하기 싫은 '웃기는 배우' 이동휘가 진정성 있는 연기로 인정받기 위해 역할에 과몰입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드라마 촬영 현장의 하루를 중심으로 배우와 매니저, 제작진간 관계를 그렸던 단편과 달리, 장편에서는 가족과 후배, 소속사 대표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해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채웠다.
무엇보다 이동휘의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드는 연기가 압권이다. 이동휘는 "실제 모습과 굉장히 비슷하지만, 내가 표현하려는 '이동휘'와 대중이 아는 모습 사이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배우 출신인 이기혁 감독 역시 "극 중 캐릭터는 배우 '이동휘'이자 동시에 나의 투영"이라며 밝힌 바 있다. 배우 활동을 하며 느낀 정서, 가족에 대한 시선과 다양한 감정들을 캐릭터에 녹여냈다는 것이다. 이처럼 극 중 '이동휘'와 현실의 이동휘가 겹쳐 보이는 순간이 이 영화의 '핵심'이다.
아울러 단편에서 이어지는 몇몇 설정들은 두 편을 모두 관람한 이들에게 숨은 연결고리를 발견하는 특별한 재미를 선사하기도 한다.
'메소드 연기'는 웃을 수 밖에 없는 장치가 여기저기 배치 돼 있다. 극 중 스치듯 등장하는 '이동휘'의 출연작 포스터들은 낯익은 비주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실제 이동휘의 대표작 '응답하라 1988'을 패러디한 '응답해봐'를 시작으로, 마동석과 형제로 출연한 '부라더'를 쌍둥이 형제로 변주한 '부라다', 천만 영화 '극한직업'을 연상시키는 '극한직장', 정통 느와르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을 코믹 느와르 활극으로 패러디한 '불안당'까지, 현실과 영화의 경계를 허물며 몰입을 유발한다. 동시에 온통 코미디로 가득한 출연작 목록은 더 이상 웃기고 싶지 않은 배우 '이동휘'의 고뇌를 짐작하게 한다. 이런 가운데 어렵게 기회를 얻어 출연하게 되는 극 중 드라마 '경화수월'의 포스터는 메소드 연기에 목마른 그의 정극 도전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극한다.
여기에 연기 잘하는 배우들은 다 모였다. 그들의 빈틈없는 연기 앙상블을 빼놓을 수 없다. 미친 존재감 '알계인'부터 현타 오는 생활 연기, 포효하는 메소드 연기까지 소화하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과시하는 이동휘를 중심으로 형 '이동태' 역의 윤경호가 현실 형제 케미로 웃음 버튼 역할을 톡톡히 한다. 또 과거 '이동휘'에게 호되게 당했던 신인에서 전세 역전한 톱스타 '정태민' 역의 강찬희가 앞뒤가 다른 반전 매력을 뽐낸다. 또한 현실 엄마의 얼굴을 생생하게 그려낸 '동휘 엄마' 김금순부터 능청스러운 연기로 활력을 불어넣는 '소속사 대표' 윤병희, 생활 밀착형 연기로 리얼함을 더하는 '드라마 감독' 공민정까지 믿고 보는 배우들의 찰진 호흡이 극을 풍성하게 채운다.
'메소드연기'는 배우의 치열한 연기 과정을 소재로 삼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삶이라는 무대 위에서 각자의 애환을 숨긴 채 '메소드 연기'를 이어가고 있는 우리 모두를 위한 이야기다. "일상에서도 사람들은 상황에 따라 감정을 감추거나 가면을 쓴 채 살아간다"는 이동휘의 말처럼, 영화는 유쾌한 코미디 속에서 "지금 당신도 최선을 다해 잘 버텨내고 있다"는 위로를 건네며 따뜻한 공감을 선사한다.
뉴스컬처 노규민 pressgm@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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