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美 트럼프의 '301조' 기습 조사 시행…韓 자동차·철강 '관세' 벼랑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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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美 트럼프의 '301조' 기습 조사 시행…韓 자동차·철강 '관세' 벼랑 앞으로

비즈니스플러스 2026-03-13 09:09: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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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I로 생성된 이미지
사진=AI로 생성된 이미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결국 '무역법 301조'라는 전가의 보도를 다시 뽑아 들었다.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로 코너에 몰리는 듯했던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가 '법적 우회로'를 통해 더 강력한 공세로 전환되는 양상이다.

13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미 무역대표부(USTR)가 한국을 포함한 16개 경제주체를 대상으로 301조 조사 개시를 선언했다. 이에 우리 산업계는 지난해 가까스로 도출해낸 '15% 관세 합의'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에 확산되고 있다.

이번 조사는 겉으로는 대법원 판결로 효력을 상실한 상호관세를 '법적 근거'가 확실한 무역법 301조로 대체하기 위한 절차다. 하지만 통상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한 '행정적 보완'으로 봐선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달 대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한 상호관세에 대해 '행정권 남용'이라며 무효 판결을 내렸다. 이에 트럼프는 즉각 무역법 122조를 동원해 전 세계 10% 글로벌 관세를 임시로 꽂아 넣었고, 이번 301조 조사를 통해 이를 7월 이후 '상시적인 고율 관세'로 굳히겠다는 전략을 노골화했다.

문제는 '한국의 위치'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에 총 3500억달러(약 470조원)라는 천문학적 투자를 약속하며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춘 바 있다. 현재는 10% 글로벌 관세를 적용받고 있지만, 301조 조사가 종료되는 시점부터는 다시 '15% 혹은 그 이상'의 관세 파고를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의 '세수 확보' 의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관세 세수를 활용해 법인세 감면과 각종 보조금 정책을 펼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상호관세 무효화로 생긴 세수 펑크를 301조 조사를 통한 '품목별 고율 관세'로 메우려 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대미 흑자의 일등 공신인 자동차와 반도체가 정조준되고 있다. USTR은 조사 개시 관보에서 한국을 특정해 "지속적인 무역 흑자를 통해 구조적 과잉 생산의 증거가 존재한다"고 명시했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 흑자는 277억달러에 달한다. 한 통상 전문가는 "301조는 관세율 상한이 없다"며 "미국이 세수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특정 품목에 대해 기존 15%를 상회하는 보복 관세를 때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의 명분인 '과잉 생산'(Overcapacity)은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이지만, 한국 산업계에도 치명적인 유탄이 될 수 있다. USTR은 철강, 조선뿐만 아니라 석유화학 분야까지 언급하며 구조조정 필요성을 시사했다.

철강업계는 이미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쿼터제로 고통받는 상황에서 301조라는 추가 족쇄가 채워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조선업 역시 미국 내 투자와 협력이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공급과잉 논리에 휘말릴 경우 수출 전선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조선과 자동차는 현지 투자가 방패 역할을 하겠지만, 공급과잉이 심한 철강과 석화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발표에서 직접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디지털 301조'에 대한 공포도 여전하다. 최근 쿠팡의 미국 투자사들이 301조 청원을 철회한 것은 역설적으로 '정부 차원의 더 강력한 포괄적 조사가 약속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미국은 한국의 온라인플랫폼법(온플법)이나 망 사용료 논란 등을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관세를 넘어 서비스, 투자 제한 등 전방위적인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는 휘발성 높은 이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번 조사가 쿠팡과는 관계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전문가들은 미국이 협상 테이블에서 이를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100%라고 보고 있다.

정부는 일단 '예상된 수순'이라며 차분한 대응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작년에 약속한 3500억달러 투자 계획이 실제 미국 내 고용 창출로 이어지고 있음을 입증하는 데이터 싸움에 돌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업계 관계자는 "301조 조사가 종료되는 7월 전까지 미국의 '세수 논리'를 방어할 수 있는 정밀한 통상 외교가 절실하다"며 "한국 경제의 생명줄인 자동차와 반도체가 '관세 전쟁'의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기업과 정부가 원팀으로 대응해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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