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먼 연준 부의장 "금융위기 이후 규제강화, 의도치 않은 부작용"
바이든 행정부 개편안서 대폭 후퇴…워런 상원의원 "은행 원하는 것 내줘"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미 은행감독 당국이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추진했던 대형 은행에 대한 자본규제 강화 방안을 철회하고, 종전보다 대폭 완화한 은행 자본규제 개편안을 마련해 다음 주 공개하기로 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미셸 보면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은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카토연구소 정책포럼 연설에서 막바지 검토 중인 은행 자본규제 개혁안을 소개하며 변경된 규제안이 대형 은행의 자본 요건을 소폭 감소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보먼 부의장은 바젤3 은행 규제의 최종 단계를 이행하기 위한 규정안을 조만간 제안할 계획이라면서 "영국에서 예상되는 수준과 유사하게 대형 은행들의 자본 요건이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글로벌 시스템 중요은행'(G-SIB)으로 지정된 대형 은행을 대상으로 한 추가 자본 요구를 합리화한 점을 함께 고려할 때 대형 은행에 적용되는 종합적인 자본 요건 영향은 종전보다 소폭 감소한다고 보먼 부의장은 설명했다.
앞서 연준을 포함한 미 은행감독 당국은 지난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은행권 건전성 우려가 커진 점을 반영해 대형 은행의 자본 요건을 약 20% 상향하는 내용의 은행 건전성 규제안을 추진해왔다.
금융규제 강화론자였던 마이클 바 당시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이 주도한 당시 개편안은 월가 대형 은행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후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을 금융규제 완화론자인 보먼 현 부의장으로 교체했다.
이후 연준은 규제 개혁 방향을 전환해 대형 은행에 적용되는 보완적 레버리지비율(SLR) 기준을 수정하는 등 은행권의 자본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규제 완화 방안을 추진해왔다.
보먼 부의장은 이날 연설에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규제 당국은 은행 자본을 대폭 확충하고 금융시스템의 복원력을 강화하는 개혁 조치들을 시행했다"면서 "이런 초기 개혁은 필요한 조치였지만, 저위험 활동에 과도하게 초점을 맞춘 규제가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는다는 게 확인됐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본규제 강화의 부작용에 대해 "신용 공급을 제약하고, 규제가 덜한 비은행 부문으로 활동을 밀어냈으며, 안전성과 건전성을 실질적으로 높이지 못한 채 복잡성과 비용만 가중시켰다"라고 비판했다.
보먼 부의장은 새 규제 개편안이 다음 주 중 공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편안은 17∼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의결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일각에서는 감독당국의 은행 규제 완화가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미 상원 은행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은행감독당국은 이번에도 다시 한번 대형 은행들이 원하는 것을 그대로 내어주고 있다"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한 번도 제대로 고쳐지지 않은 자본 체계의 심각한 결함을 해결하지 못하는 허술한 규정을 만들어 경제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pan@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