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당사자인데 설명 못 들어"…대전시의회도 사업 재검토 건의 예정
(대전·완주=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한국전력공사가 '신정읍∼신계룡 송전선로'의 입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았다며 전북 완주지역 주민들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2024년 금산지역 주민들이 제기한 소송에 이은 두 번째 가처분 소송이다.
13일 전북 완주군 송전탑 백지화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완주지역 주민 200여명이 한전을 상대로 '입지선정위원회 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 오는 19일 전주지법에서 첫 심리가 진행된다.
한전은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전북 정읍시와 충남 계룡시를 잇는 345kV 고압 송전선로 건설 사업을 2029년 12월 준공 목표로 추진 중이다.
한전 자체 규약인 '전력영향평가 시행 기준'에 따라 2023년 8월 말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한 뒤 같은 해 12월 충남 금산과 전북 완주·진안·정읍지역 등을 경유하는 최적 경과 대역을 확정했다.
주민들은 한전이 입지선정위원회 위원 선정 과정에서 사업구역 내 거주 주민이 아닌 지방의회의원과 공무원을 주민대표로 구성한 점, 주민 사업설명회를 거치지 않은 점 등 절차상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금산지역 주민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1심인 대전지방법원 제24민사부는 지난해 2월 "가처분 신청이 상당한 정도의 소명을 갖췄다"며 인용 결정을 내렸으나, 같은 해 7월 2심은 가처분 결정을 취소한 바 있다.
입지선정위원회가 결의한 최적경과대역이 너무 광범위해, 최적경과대역 내 주민이라는 사정만으로 생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소송에 참여한 완주지역 주민들은 직접적인 피해 대상지역에 해당하는 만큼 이번에는 금산과는 다른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성래 대책위원장은 "내가 소유한 밭이 송전탑 건설 예정지역 인근 500m 안에 자리 잡고 있지만, 구의원으로부터도, 이장으로부터도 어떤 설명도 듣지 못했고 주민설명회나 공청회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근에 골프장과 웅치 전적지 등 사적지는 경과 대역에 포함될 수 없다는 이유로 그 지역을 제외하고 최적 경과 대역이 확정될 것으로 보이는데, 마을에 요양원과 학교 등이 있어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송전선로 경과 대역에 대전 유성구 노은 1·2·3동과 진잠·학하동, 서구 기성·관저 2동 등 대전 7개 동 등 도심 지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확산하고 있다.
대전 유성구청장이 이달 초 한국전력공사에 초고압 송전선로의 도심 통과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데 이어 서구청장도 주민 수용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며 지역민의 재산권 침해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전시의회는 16일 열리는 제295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송전선로 건설사업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는 건의안을 채택할 방침이다.
jyoung@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