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세·레이디 가가·칸예 무대를 만든 '에스 데블린'의 한국 첫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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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세·레이디 가가·칸예 무대를 만든 '에스 데블린'의 한국 첫 개인전

마리끌레르 2026-03-12 19:38:0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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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투라서울 ‘백 개의 시’ 프로젝트의 세 번째 주인공, 에스 데블린.

오는 8월, 서울 북촌에 특별한 전시가 열립니다. 영국 아티스트 에스 데블린(Es Devlin)의 한국 첫 대규모 개인전 <세 번째 시: 에스 데블린(3rd Poem: Es Devlin)>이 북촌에 위치한 푸투라서울(Futura Seoul)에서 개최되는 것인데요. 이번 전시는 푸투라서울의 기획 프로그램 ‘백 개의 시(100 Poems)’의 세 번째 장을 여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전시 하나를 한 편의 시로 바라보고 마치 100개의 시를 써 내려가듯 전시를 이어가겠다는 발상에서 출발했는데요. 앞서 함께한 레픽 아나돌(Refik Anadol)과 안소니 맥콜(Anthony McCall)에 이어 세 번째 주인공으로 데블린이 합류하게 된 것이죠.

푸투라서울 자체도 눈여겨볼 만한 공간입니다. 북촌의 도시성과 골목 풍경, 그리고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빛의 흐름을 건축적으로 끌어들인 문화 공간으로, 제43회 서울시 건축상 최우수상을 받은 곳이기도 하죠. 공간과 빛, 관객의 동선을 중요한 요소로 다뤄온 에스 데블린의 작업과 만난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습니다.

©ES Devlin

런던에서 태어난 데블린은 흔히 무대 디자이너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넓은 영역을 넘나드는 작가입니다. 공연 연출가이자 설치미술가, 또 공공 조각가이기도 하죠. 조각, 퍼포먼스, 음악, 드로잉, 회화, 언어, 빛 등 다양한 매체를 가로지르는 그의 작업은 언제나 ‘사람들이 함께 경험하고 사유하는 장면’을 만들어냅니다.

그가 반복해서 다루는 주제 역시 비슷한 방향을 향하고 있는데요. 생물다양성과 언어 다양성부터 집단적 읽기, 공동의 발화, 그리고 최근에는 AI와 언어의 관계까지 데블린은 관객이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데 머물지 않도록 작품을 설계합니다. 관객이 장면 속으로 들어와 하나의 풍경과 사유를 함께 만들어내는 공동의 주체가 되도록 이끌죠. 그렇게 개인의 감각이 서로의 생각과 겹쳐지며 집단적 사고로 확장되는 바로 그 지점에서 데블린의 작품이 완성됩니다.

Come Home Again(2022)

데블린은 영국 브리스톨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한 뒤, 런던의 예술학교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서 예술 기초 교육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무대·의상 디자인 교육 프로그램인 모틀리 시어터 디자인 코스에 참여하며 무대 디자인을 본격적으로 수련했죠. 이 과정에서 그는 언어와 음악, 그리고 사물을 만드는 행위에 대한 관심을 ‘무대’라는 하나의 형식 안에서 엮어내는 방법을 발견하게 됩니다.

1990년대 중반 소극장 무대에서 출발한 데블린의 작업은 곧 더 넓은 무대로 이어졌습니다. 영국의 로열 내셔널 시어터와 로열 오페라 하우스,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등 세계적인 공연 기관에서 그의 작업이 펼쳐지기 시작했죠. 이후 유엔, 테이트 모던, 링컨 센터 같은 주요 공공 문화 기관과의 협업으로까지 확장되며 데블린은 공연과 설치, 공공 프로젝트를 넘나드는 동시대 작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데블린의 작업이 유독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오페라와 연극, 미술관 설치, 올림픽 무대, 스타디움 공연까지 서로 다른 장르와 규모의 작업을 하나의 시각 언어로 자연스럽게 엮어내는 능력이 그의 독보적인 강점이죠. 실제로 그는 비욘세(Beyoncé), 아델(Adele), 레이디 가가(Lady Gaga), 위켄드(The Weeknd), 예(Ye), 그리고 밴드 U2의 무대와 월드 투어를 설계하며 동시대 공연 디자인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2021년 두바이 엑스포에서 선보인 영국관 ‘Poem Pavilion’(2021)은 데블린의 작업 세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프로젝트 중 하나입니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두바이 엑스포 영국관을 설계한 최초의 여성 디자이너로도 이름을 남겼죠. 이 작업에서 데블린은 건물 자체를 하나의 ‘언어 장치’로 구상했습니다. 관람객이 남긴 단어들을 AI가 모아 집단 시로 만들어내고, 그 결과를 20m 높이의 LED 파사드에 실시간으로 띄우는 방식이었죠. 여기에 중앙 공간에서 관람객이 직접 참여해 소리를 만들어내는 사운드 프로그램까지 더해지며 빛과 언어, 그리고 공동체라는 핵심 개념이 하나의 공간 안에 응축돼 드러났습니다.

Come Home Again(2022) ©ES Devlin

2023년에는 밴드 U2와 협업해 라스베이거스의 공연장 ‘스피어(Sphere)’의 개관을 기념하는 설치 작업을 선보였는데요. 이 작품은 네바다주의 멸종 위기 종을 주제로 한 거대한 대성당 같은 공간으로 구상됐습니다. 거대한 스크린과 공간 전체를 하나의 생태 시스템으로 바라보며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장면을 만들어냈죠.

그보다 1년 앞서 선보인 ‘Come Home Again’(2022)에서도 비슷한 문제의식이 드러나는데요. 데블린은 해당 작품을 통해 런던에 서식하는 멸종 위기 종 250종을 드로잉으로 기록해 테이트 모던 외벽에 설치하고, 여기에 지역 디아스포라 합창단의 목소리를 더해 하나의 풍경으로 엮어냈습니다. 빛과 이미지, 그리고 공동의 목소리가 만나는 이 작업 역시 데블린이 지속적으로 탐구해 온 언어와 생태, 그리고 공동체라는 주제를 또 다른 방식으로 확장한 사례죠.

2025년에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또 하나의 인상적인 작품이 공개됐습니다. 밀라노 브레라 미술관 중정에 설치된 ‘Library of Light’(2025)이 그것인데요. 지름 18m의 회전형 원통 구조 안에 3,200권의 책이 들어 있는 이 거대한 ‘빛의 도서관’은 낮에는 거울처럼 반사되는 외벽이 햇빛을 끌어들이고, 밤이 되면 서가 자체가 은은한 빛을 내며 공간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 놓습니다. 데블린은 이 작업을 통해 도서관을 단순한 지식의 저장소가 아니라 읽기와 사유가 서로 공명하며 확장되는 집단의 공간으로 재해석했습니다. 전시가 끝난 뒤 설치에 사용된 책들이 밀라노 공공도서관에 기증되었다는 점까지 더해지며 이 작품은 조각과 빛, 그리고 공공성을 하나의 경험으로 엮어낸 데블린의 최근 대표작으로 꼽히죠.

무대와 도시, 건축과 언어, 빛과 공동체를 하나의 감각으로 엮어온 작가. 그런 에스 데블린의 세계가 이번에는 서울 북촌의 골목과 풍경 속에서 펼쳐집니다. 관객이 직접 참여해 하나의 장면과 사유를 함께 만들어가는 그 공동체의 순간을 이번 전시에서 직접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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