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여담] 일상이라는 당연한 안전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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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여담] 일상이라는 당연한 안전을 위해

경기일보 2026-03-12 19:19:5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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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한 해 동안 대한민국 산업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노동자는 827명이다. 하루 평균 2.27명이라는 수치는 우리 사회의 안전망이 여전히 위태롭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특히 경기도는 같은 기간 242명이 산업재해로 사망했다. 이는 전국 최대 규모로 경기도의 활발한 산업활동 이면에 그만큼 높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선진국과 비교하면 더욱 뼈아프다. 우리나라의 산재사망 만인율(근로자 1만명당 사망자 비율)은 0.39로 일본의 3배, 독일의 5배에 달한다. 세계적인 경제 규모를 고려할 때 우리의 안전 수준은 시급히 개선해야 할 단계다.

 

통계 숫자 뒤에는 한 사람의 고귀한 생애와 한 가정의 무너진 일상이 담겨 있다. 일터로 향했던 이가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비극이 반복되는 것은 산업안전이 단순히 규정이나 관리의 영역을 넘어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문제임을 시사한다. 그간 산재를 줄이려는 노력이 계속돼 왔음에도 인력과 여건이 부족한 중소사업장과 소규모 공사 현장은 여전히 안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세밀한 부분까지 살필 수 있는 지방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역별 산업 구조와 현장의 특수성을 가장 잘 이해하는 지방정부가 직접 나설 때 비로소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경기도는 사후약방문식 처방이 아닌 사전에 위험 요인을 제거하는 현장 중심의 예방정책인 ‘지중해(지역 중대재해 예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도의 ‘지중해’ 사업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운영된다. 첫째, 전문인력이 부족한 중소·영세 사업장을 대상으로 ‘산업단지 위험성평가’를 지원한다. 전문가가 현장을 찾아 작업 공정과 환경의 위험 요인을 진단하고 실질적인 개선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사고를 근본적으로 차단한다.

 

둘째, 빈번하게 발생하는 추락 사고를 막기 위해 ‘지붕 추락재해 예방 기술지도’를 실시한다. 지붕 개·보수나 태양광 설치 등 고소작업 현장을 방문해 안전시설 설치를 유도하고 작업 방식을 개선하는 데 집중한다.

 

셋째, 언어와 문화적 차이로 정보 접근이 어려운 외국인 노동자를 위해 ‘안전역량 강화 사업’을 추진한다. 맞춤(체험)형 교육을 통해 스스로 위험 상황을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산업현장의 안전은 특정 기관의 노력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가 관심을 기울일 때 비로소 실질적인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 노동자가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은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을 결정짓는 필수 조건이다. 일터에서의 안전은 선택이 아닌 우리 사회가 반드시 지켜내야 할 약속이다. 평범한 하루를 지탱하는 안전이 결코 우연이 되지 않도록 경기도는 산업안전의 사각지대를 지우는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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