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소원 시사한 양문석…첫날부터 '판결효력' 갖가지 경우의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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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소원 시사한 양문석…첫날부터 '판결효력' 갖가지 경우의 수

연합뉴스 2026-03-12 19:12:2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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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판결 효력정지 가처분 등 인용 때 의원직 유지 여부 불투명

법조계 "법·제도 보완 서둘러야"…'헌재가 명확히 규정' 의견도

김건희 근정전 용상 착석 의혹 추궁하는 양문석 의원 김건희 근정전 용상 착석 의혹 추궁하는 양문석 의원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도서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정용석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에게 김건희 여사의 경복궁 근정전 용상 착석 의혹에 관해 추궁하고 있다. 2025.10.22 utzza@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12일 대출 사기 혐의로 의원직 상실형이 확정된 양문석(안산시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날부터 시행된 재판소원을 청구할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전례 없는 새로운 소송이 현실화할지 주목된다.

양 의원은 이날 대법원 확정 판결로 사기죄가 인정돼 의원직 상실형이 선고됐다. "대법원 판결에 가족의 기본권을 간과한 부분이 있다면"이라고 단서를 달았으나 실제 재판소원을 청구할 경우 규정이 완비되지 않은 여러 절차적 문제에 부딪히게 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여러 상황이 돌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우선 양 의원은 대법원 확정 판결로 곧바로 의원직을 상실한 상태다.

문제는 양 의원이 재판소원 청구와 함께 대법 판결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취지의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고 헌법재판소에서 이를 받아들여 인용 결정을 내릴 경우다.

이렇게 되면 바로 의원직을 회복해 의정활동을 할 수 있는지, 해당 지역구의 재·보궐선거는 예정대로 치러질 수 있는지 여전히 불확실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할 후속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지 못하면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헌재 민원실 점검하는 관계자 헌재 민원실 점검하는 관계자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최종심'인 대법원의 판결을 헌법재판소에서 다툴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한 '사법개혁 3법'이 공표된 첫날인 12일 서울 헌법재판소 민원실에서 관계자들이 안내문 비치 등을 점검하고 있다. 2026.3.12 jjaeck9@yna.co.kr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이날 양 의원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국회의원은 일반 형사사건으로 금고 이상의 형(집행유예 포함)이 확정되면 피선거권을 잃게 돼 양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한다.

그러나 법원 확정 판결을 헌법소원 심판 대상에 포함하는 개정 헌법재판소법이 이날부터 시행되면서 양 의원은 해당 판결의 취소를 헌재에서 구할 수 있게 됐다. 기본권 침해 여부를 재차 판단 받는 형태가 된다.

향후 절차 진행을 놓고서는 여러 시나리오, 경우의 수가 거론된다.

우선 양 의원이 재판소원을 청구하거나 우선 판결 효력을 멈춰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하더라도 의원직 상실형의 효력은 일단 유지된다.

또 해당 청구가 적법요건을 갖추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면 헌재는 지정재판부에서 청구를 각하한다. 본안 판단에 나아가더라도 기본권 침해가 없다면 헌재는 청구를 기각한다.

재판소원 관련해 발언하는 손인혁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재판소원 관련해 발언하는 손인혁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손인혁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1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별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재판소원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2026.3.10 kjhpress@yna.co.kr

문제는 헌재가 해당 판결을 위헌으로 판단해 재판을 취소하거나, 본안 판단 이전이라도 확정 판결의 효력을 정지하는 가처분 결정을 하는 경우다.

이미 상실된 의원직이 언제 어떤 절차를 거쳐 회복되는지를 포함해 후속 절차에 관한 규정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 석 달도 채 남지 않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해당 지역구 당선자가 나오고, 이후 양 의원의 재판소원 청구가 받아들여져 의원직이 회복된다면 같은 지역구 국회의원이 2명이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본안 판단에 앞서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혼선이 예상되기는 마찬가지다.

헌재가 가처분을 인용해 해당 확정판결의 효력을 정지할 경우 당장 이미 상실된 의원직이 바로 되살아나는지에 대한 규정이 없다. 의원직 회복을 확인해주는 주체가 국회냐, 법원이냐, 헌재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냐는 부분도 미지수다.

국회 사무처에서 가처분 효력이 불분명하다며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도 상정할 수 있다.

국회 안팎에선 가처분 인용이나 재판소원 결정이 이뤄질 경우 의원직 신분을 회복하려면 공직선거법과 국회법 관련 규정 정비가 전제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공직선거법 제19조는 국회의원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피선거권이 상실된다고 규정한다. 또 국회법 136조는 국회의원이 법률에 규정된 피선거권이 없게 됐을 때는 퇴직하도록 했다.

양 의원의 경우 대법원 확정 판결과 함께 의원직에서 당연 퇴직하게 돼 이를 유지하려면 별도의 관련 규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의원직이 부활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당연퇴직 된 상황에서 거쳐야 할 행정절차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헌재가 가처분을 인용해 해당 확정판결의 효력을 정지한 상태에서 본안 심리가 이어진다면 양 의원 지역구인 안산시갑에서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는지도 논란거리다. 이미 해당 지역구에 출마를 선언한 후보자들도 혼란이 빠지긴 마찬가지다.

'재판소원제' 법안 국민의힘은 반대 '재판소원제' 법안 국민의힘은 반대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27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8차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재판소원제)이 여당 주도로 통과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본회의에 참석해 이 법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2026.2.27 hkmpooh@yna.co.kr

이런 법적 안정성 침해는 재판소원제 도입 과정에서도 이미 제기된 문제다.

그러나 헌재는 이런 문제들에 대해 기본적으로는 "재판소원 도입으로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헌재의 재판 취소 결정 이후 '사후에' 발생하는 법적 문제를 어떻게 정비하느냐의 문제라는 것이다.

지난 10일 열린 헌재 기자간담회에서도 이런 경우를 가정한 질문이 나왔다. 당시 손인혁 헌재 사무처장은 이런 경우 가처분 판단에서 "당연퇴직된 공직자의 불이익은 공무담임권, 선거운동의 자유 침해이고 반대편 이익(반대급부)은 선거 과정의 공정성, 공직자의 염결성이 될 것"이라며 "재판소원이 제기되면 헌재 역시 그 점에 대한 헌법적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약 적법요건 단계에서 각하된다면 걱정하는 것처럼 국회의원이 2명이 되는 상황을 상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보궐선거가 이뤄지고서 재판소원이 인용되는 상황이 오면 다시 법적인 문제가 제기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누가 진정한 국회의원이 되느냐는 법적 분쟁이 되고 다시 헌재로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판소원 본안 청구나 가처분 인용 이후 후속 절차는 어디까지나 헌재 판단 이후 법적 쟁점이란 설명으로 해석된다. 결국 이번 사건의 경우 공직선거법과 국회법 관련 조항을 신설하는 등 확정판결 취소로 영향을 받는 모든 법규를 정비하거나,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법원에서 다시 따져봐야 하는 셈이다

법조계에선 결과적으로 법적 안정성에 적지 않은 문제가 생기는데도 헌재는 '기본권 판단 침해 여부만 하면 된다'는 식의 입장은 무책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런 맥락에서 헌재가 적어도 가처분의 효력을 보다 분명히 설정해야 그나마 혼란이 줄어들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이런 문제에 다시 법원에 오면 시간이 소요되고 또 청구인이 어떤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지도 불분명하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헌재가 가처분을 인용하면서 의원직 유지가 되는 건지 아닌지에 대해 충분한 설시를 해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경우에도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는 건지, 보궐선거 없이 본안 판단에서 청구가 기각되는 경우는 어떻게 되는 건지를 비롯해 많은 법적 쟁점이 남게 된다.

결국 법원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재판 선고를 했을 때 다시 불복하거나 아니면 법원이 결론을 도출하는 데 시간이 소요되면서 결국 의원직 임기가 마무리되는 상황까지도 생길 수 있어 적시에 분쟁을 해결하고 법적 불안정 상태를 해소하는 사법 작용 본연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al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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