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는 막대한 규모의 배당 확대를 요구하면서 정작 자사 주주들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의 배당금을 책정해 이중적인 잣대라는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12일 영풍에 따르면 최근 이사회를 열고 2025년 결산 배당으로 주당 5원을 결정했다. 오는 25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관련 안건이 가결되면 주당 5원 배당이 현실화하며 이를 위해 회사가 투입하는 자금은 채 1억 원도 되지 않는다.
이러한 짠물 배당 결정이 알려지자 종목토론방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주주들은 '주주 농락 배당금 5원 실화냐', '정부는 이런 기업 상장 퇴출 안 시키고 뭐하나', '주주를 거지 취급하는 회사', '5원이면 대놓고 농락'이라며 황당함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시장에서는 영풍이 그동안 고려아연을 향해 주주가치 제고를 명분으로 지속적인 배당 확대를 강하게 압박해 왔다는 점에서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 쏟아진다.
영풍은 오는 24일 예정된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분기 배당을 위해 임의적립금 3925억 원을 미처분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라고 요구했으나, 고려아연이 두 배 많은 전환액 안건을 보고하자 이를 슬그머니 철회한 바 있다.
앞서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기 전인 2024년 초에도 영풍 강성두 사장은 고려아연이 제안한 결산 배당 주당 5000원보다 두 배 많은 1만 원을 요구하며 전체 주주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본인들의 주주에게는 극도로 인색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영풍이 고려아연 주식을 넘긴 100퍼센트 자회사 YPC와 영풍 본체가 고려아연으로부터 받게 될 배당금 규모는 해당 안건이 주총을 통과할 경우 1000억 원을 훌쩍 넘긴다.
장형진 일가가 수령하는 배당까지 모두 합치면 1300억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고려아연으로부터 수천억 원대 배당 수익을 챙기면서도 자사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전체 현금배당 규모는 9000만 원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영풍의 이러한 배당 정책과 주주가치 훼손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 온 주주 KZ정밀은 오는 25일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금전과 주식뿐만 아니라 기타의 재산으로도 배당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정관 변경안을 제안한 상태다.
시장의 비판 여론이 확산하자 영풍은 지난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주식배당과 보유 자기주식 소각 그리고 향후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약 30퍼센트를 주주환원하겠다는 계획을 부랴부랴 발표했다.
앞서 지난해 말 발표한 주당 0.03주 주식 배당과 자기주식 103만 500주 소각 계획을 포함하면, 오는 정기주총 이후 영풍 주주들은 주당 0.03주의 주식과 현금 5원을 손에 쥐게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재명 정부가 주주환원 확대와 기업가치 제고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주당 5원 수준의 배당은 시장 눈높이나 정부의 기조에 역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자사 주주에 대한 환원 정책에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 다른 기업에 배당 확대를 요구하는 모습은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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