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마포(麻浦)'라는 지명은 베옷의 원료인 '마(麻)'가 많이 재배되었다는 설과, 예부터 세 개의 호수가 어우러져 풍요로웠던 '삼포'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한강 물길을 따라 물자와 사람이 모여들던 마포는 오늘날, 서울의 서쪽 관문이라는 역사적 위상을 넘어 타 지자체가 앞다투어 벤치마킹하는 '정책 선구자'의 도시로 재탄생했다.
마포구의 역동적인 변화는 단순히 예산을 집행하는 행정을 넘어 '적은 돈은 아끼고 큰 돈은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기업가적 경영 마인드를 구정에 접목한 박강수 마포구청장의 철학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마포나루의 역사가 증명하듯, 오늘날 마포는 '레드로드'와 같은 글로벌 관광 인프라와 상권 활성화 정책을 앞세워 대한민국 지역 경제의 새로운 항로를 개척 중이다.
이처럼 '효율'과 '주민 행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마포의 미래를 열어가고 있는 박 구청장을 만나, 그의 구정 운영 철학과 비전을 들어봤다.
박강수 마포구청장. © 마포구청
◆ "구정(區政)은 곧 경영"…효율 중심의 혁신 행정
박 구청장은 구정을 단순한 행정의 집행이 아닌 '경영'의 관점에서 접근한다. 그는 직원들에게 항상 "적은 돈은 아끼고, 큰 돈은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철저히 배제하고, 그 재원을 지역 현안 해결과 복지 시스템 구축 등 꼭 필요한 곳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는 '효율성' 중심의 구정 철학이다.
"일반적인 기업 경영은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구정은 주민들의 세금을 어떻게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해 삶의 질을 높이느냐가 관건입니다. 그렇기에 구청장은 누구보다 뛰어난 '살림꾼'이어야 합니다."
실제로 마포구는 박 구청장 취임 이후 재정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관내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복잡한 행정 절차를 속도감 있게 처리하며, 토지 소유자들의 분담금 부담을 경감시켰다.
이러한 박 구청장의 경영 마인드는 지자체 재정 자립도의 한계를 극복하고, 능동적인 구정 운영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큰 몫을 했다.
박 구청장은 "'구청장의 한 시간은 37만 구민 모두의 시간'이라는 책임감을 안고, 주말과 휴일을 따로 두지 않은 채 '구민이 더 행복해지려면 무엇을 해야하는가'라는 질문을 마음속에 품고 현장을 누비며 주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왔다"고 덧붙였다.
◆'레드로드·효도밥상', 전국 20여개 지자체의 표준 모델로 자리잡아
마포구의 정책들이 전국적인 주목을 받는 이유는 '현장 중심'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홍대 일대를 중심으로 한 '레드로드(Red Road)'를 통해 글로벌 관광 트렌드를 주도하는 동시에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한 끼를 제공하는 '효도밥상' 사업을 추진하며 지역경제와 복지를 함께 아우르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관광과 상권 활성화 정책에 더해 주민 생활과 직결된 복지 정책까지 확대하며 구정 운영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는 평가다.
"레드로드 도입은 특정 상권에 집중된 관광객을 마포 전역으로 확산시키는 '시필터(Sea Filter)' 역할을 했습니다. 단순한 관광로 조성을 넘어 지역 상권의 매출을 견인, 연간 수백만명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마포에 머무는 시간을 늘려 지역 경제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효도밥상은 단순한 복지 지원을 넘어 어르신들에게 건강한 식사와 따뜻한 소통을 제공하는 정서적 안전망입니다."
실제 레드로드는 마포구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상권 간 연결성을 높이고 인파를 분산시켜 지속 가능한 지역 경제 구조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홍대입구역의 하루 평균 승하차 인원은 약 15만명으로 서울 지하철 평균의 5배에 달한다. 매출 증가세는 더 가파르다. 올리브영 글로벌 상권 분석 결과, 지난해 5월 대비 홍대 상권 매출은 무려 409% 폭증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 조사에서도 홍대·합정 상권이 '20대가 주말 외식을 위해 가장 많이 찾는 지역' 1위로 꼽히는 등 객관적 지표가 정책의 효능을 입증하고 있다는 것이 구의 설명이다.
아울러 마포구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효도밥상 사업 역시 지역 사회가 함께 어르신을 돌보는 사회적 안전망의 모범 답안으로 통한다. 현재 마포구 내 효도밥상 급식기관은 58곳으로 약 3000여명의 어르신이 이용 중이다.
"마포가 개척한 레드로드의 글로벌 관광 전략과 효도밥상의 촘촘한 복지 모델을 배우기 위해 광주광역시 북구청(레드로드), 부산광역시 남구청·강원특별자치도(효도밥상) 등 전국 20여개 지자체가 앞다투어 마포구를 찾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 구의 정책이 대한민국 행정의 새로운 표준이 됐음을 방증하는 것입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 © 마포구청
◆ "마지막 날까지, 구민을 위해 허투루 쓰지 않겠다"
박 구청장은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디지털 기술'과 '무장애 환경'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기술의 변화 속도를 행정이 따라가지 못하면 정책은 늘 뒤처질 수밖에 없다"며 인공지능(AI)을 구정 곳곳에 접목하고 있다.
실제로 마포구는 레드로드 일대에 AI 인파밀집 분석시스템을 전국 최초로 구축해 위험 징후를 사전에 예방, 월드컵천 지하차도에는 AI 침수 방지 시스템을 도입해 기습 폭우로부터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있다. 또 AI 실종자 고속검색시스템을 통해 초기 대응 골든타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끝으로 지방선거가 다가오는 시점에서도 박 구청장은 정치적 수사(修辭)보다는 실질적인 '생활 밀착형 성과'를 강조한다. 그는 인터뷰 내내 성미산 개발·보존 갈등 해소, 공덕자이 미등기 문제 해결, 600회가 넘는 현장 방문 등 주민들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온 지난날을 회고했다.
"정치적인 포부나 요란한 구호보다는, 임기 마지막 날까지 주민의 삶에 실질적인 보탬이 되는 하루를 보내는 것이 구청장의 본분입니다. 40년 넘게 마포에 살아온 주민으로서, 마포가 서울의 변방이 아닌 도시 경쟁력의 중심지로 거듭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저의 가장 큰 보람입니다."
대한민국 자치행정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는 마포구. '경영 행정'이라는 혁신적인 도구를 통해 효율과 복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박 구청장의 자신감은 마포가 앞으로 써 내려갈 미래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마포나루의 역사가 그랬듯, 이제 마포는 다시 한 번 대한민국 지역 경제의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며 도약의 중심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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