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한국, 일본, 중국 등 16국을 상대로 '무역법 301조(Section 301)' 조사를 개시한다고 밝히면서 국제사회가 또 다시 술렁이고 있다. 기존 관세협상의 결과를 뒤엎는 조치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탓이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 기업에 대한 외국 정부의 불공정 행위가 있을 경우 추가 관세 부과, 수입 및 서비스·투자 제한 같은 보복 권한을 행사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관세를 한 번 부과하면 계속 올릴 수 있고 한계도 정해져 있지 않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11일(현지 시간) 백악관이 주관한 전화 브리핑에서 "이번 조사는 지속적인 대규모 무역 흑자를 내는 나라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제조업 분야의 구조적 과잉 생산과 관련된 주요 교역 상대의 불공정 무역 관행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이어 "핵심 공급망을 미국으로 되돌리고 제조업 전반에 걸쳐 미국 노동자들을 위한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의 조건을 수용하며 관세협상을 벌인 국가들은 '설마'하는 기색이 역력한 모습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로스 셰프코비치 유럽연합 무역·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은 로이터통신 인터뷰를 통해 "미국은 지난해 유럽연합과 체결한 무역협정 조건을 존중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스위스 정부는 연방당국 발표를 통해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 속에서도 협상을 중단하지 않고 미국과 협상을 계속해 법적 구속력이 있는 합의를 체결하는 것이 목표다"고 강조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상무부 공식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미국이 조사를 계속 강행하거나, 조사를 구실로 새로운 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은 자국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산업성 장관은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관세 규정 하에서 일본이 지난해 합의된 것보다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요청했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일괄 관세가 특정 일본 수출품의 가격을 인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공식 홈페이지 브리핑을 통해 "그간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가 늘어나는 것은 구조적 과잉생산에 기인한 게 아니다"며 "타국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보장받겠다"고 밝혔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협상 과정에서 미국은 자국 산업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 자동차나 반도체 등에 대해 현지 생산 및 투자 확대를 조건으로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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