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조사서 과실 결론"…WP "2015년에 담장 세워져 분리"
NYT "최근 수십년간 가장 참혹한 미 군사적 실수"
(뉴욕·서울=연합뉴스) 김연숙 특파원 임화섭 기자 = 최소 175명의 사망자를 낸 이란 여자초등학교 폭격이 미군의 표적 설정 오류 때문일 수 있다는 예비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미 당국자들과 조사 관계자들을 인용, 현재 진행 중인 군 예비조사에서 미국이 지난달 28일 이란의 초등학교 공격에 대한 책임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전했다.
조사에 따르면 이번 공격은 미군이 학교 인근의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기지를 겨냥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표적 설정 오류 때문으로 파악됐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 취재에 응한 한 취재원은 폭격당한 학교 건물을 폭격 당시에 미군이 공장으로 파악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다른 취재원은 근처에 무기고가 있었다면서 미국이 실수로 학교를 폭격한 것인지 혹은 잘못된 정보 탓에 학교 건물이 그 무기고라고 생각한 것인지는 알지 못한다고 WP에 말했다.
WP에 따르면 이 건물은 과거에는 기지의 일부였으나 2015년부터 담장이 세워져 분리됐고 2015년 중반부터 2016년 초 사이에 별도 입구가 추가됐다. 구글 어스 지도에는 2017년부터 야외 운동장이 보인다.
이어 2022년에는 담장이 추가로 설치됐으며 이에 따라 현재는 의료시설로 쓰이는 구역이 나머지 구역들과 분리됐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 학교 건물 폭격에 이스라엘군이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 2명은 미군이 공격을 실시하기 전에 표적 설정과 관련해 이스라엘군에 교차점검 요청을 하거나 상의가 이뤄진 바는 없다고 WP에 말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국방정보국(DIA)이 제공한 오래된 데이터를 사용해 공격 좌표를 설정했고, DIA가 제공한 '표적 코드'는 학교 건물을 군사 표적으로 분류해 중부사령부에 전달된 것으로 조사됐다.
NYT에 따르면 당국자들은 이번 결과가 예비 조사 단계라는 점을 강조하며, 왜 오래된 정보가 사용됐고 검증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지 등 의문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조사관들은 오래된 정보가 어떻게 중부사령부에 전달됐는지, DIA가 최신 정보를 보유하고 있었는지도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문제의 공습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첫날 오전,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주 미나브에 있는 여자초등학교에서 발생했다.
이란 정부는 수업 중이던 학생과 교사 등 최소 175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이란은 현장에 떨어진 미사일 파편 사진을 공개했고, 미 언론과 전문가들은 미군 토마호크 미사일의 부품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NYT는 군사 표적 설정 과정은 여러 기관이 관여하는 매우 복잡한 절차라며, 정보기관이 제공한 데이터를 검증하고 최신 정보로 갱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DIA 표적 정보가 오래됐을 경우, 정보당국은 통상 국가지리정보국(NGIA) 영상이나 데이터를 활용해 업데이트해야 한다. 다만 전쟁 초기처럼 급박한 상황에서는 이러한 검증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번 전쟁에서 이란 해군을 주요 표적으로 삼아 역내 국제 무역의 간섭을 막는 데 주력했지만, DIA는 전통적으로 이란 미사일과 중국, 북한 등의 정보에 집중해왔다고 NYT는 지적했다.
조사관들은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정보 수집 체계가 오류의 원인인지도 검토했지만, 이번 사건은 인적 오류의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
NYT는 어린이들로 가득 찬 학교를 공격한 이번 사건은 최근 수십년간 미국의 가장 참혹한 군사적 실수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고 전했다.
nomad@yna.co.kr,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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