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재한 항공·방산 전문기자] 올해 국산 전투기 KF-21 전력화를 앞두고 전투력의 핵심 요소로 꼽히는 항공무기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 전투기의 성능은 기체뿐 아니라 어떤 무기를 운용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만큼, KF-21을 중심으로 국산 항공무기 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관련 업체들의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 국산 항공무기 개발 속도
실제로 KF-21에 탑재될 주요 항공무기 개발 사업들이 속속 추진되고 있다. 12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우선 전투기의 기본 무기로 꼽히는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은 통상 20~30km 거리에서 적 항공기를 공격할 수 있는 항공무기로, 이를 개발하기 위해 오는 2032년까지 약 207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LIG넥스원이 지난해 12월 국방과학연구소(ADD)와 체계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현재 개발을 진행 중이다.
공중전 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은 올해 개발 사업이 착수된다.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은 100km 이상 거리에 있는 적 항공기를 공격할 수 있는 일명 ‘가시거리 밖(BVR)’ 전투에서 핵심 무기다. 방사청은 올해부터 2033년까지 1조1471억원을 들여 개발을 완료하고, 2034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은 전투기의 공중전 능력을 좌우하는 핵심 무기로, 방산업계에서는 KF-21 전력화 이후 차세대 항공무장 시장의 방향을 가를 사업으로 보고 있다. 이 사업을 위해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을 주관하고 시제업체는 입찰경쟁 방식으로 선정될 예정이다.
공대지 분야에서는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천룡’ 개발이 한창이다. ‘한국판 타우러스’라고 불리는 천룡은 500km 이상 떨어진 지상의 핵심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항공무기다. 특히 휴전선 이남에서 발사해도 북한 전역에 있는 표적을 타격할 수 있어 우리 공군 전투기의 생존성을 높이는 핵심 공격 수단으로 꼽힌다. 지난해 6월, FA-50 훈련기를 개조한 시험기를 통해 비행시험에 성공했다. 방사청은 내년 실제 KF-21에 탑재해 비행시험을 실시한 후 2028년에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 자주국방과 전투기 수출…핵심은 ‘항공무기’
국산 항공무기 개발이 중요한 이유는 자주국방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공대공 미사일과 공대지 미사일 등 핵심 항공무기를 자체적으로 확보해야 전투기 전력 운용의 자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전투기에 장착되는 무기는 레이더와 임무 컴퓨터, 사격 통제 시스템과 연동되는 복잡한 통합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때문에 외산 무기에 의존할 경우, 운용 과정과 무기 통합 과정에서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투기 수출 구조와도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전투기 수출은 대부분 전투기와 무장, 정비, 훈련 등을 포함한 패키지 계약으로 이뤄진다. 전투기는 단독으로 운용되는 무기가 아니라 공대공·공대지 미사일, 정밀유도폭탄 등 다양한 무기와 함께 하나의 전투체계를 이루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은 F-16과 F-35 전투기를 수출할 때 AIM-120 공대공 미사일과 JDAM 정밀유도폭탄 등을 함께 판매한다. 프랑스 역시 라팔 전투기를 수출할 때 미티어 공대공 미사일과 스칼프(SCALP) 공대지 미사일 등을 함께 제안한다.
당연히 국내 방산업계도 KF-21 전투기와 국산 항공무기를 함께 제안하는 패키지 수출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전투기에 탑재되는 미사일과 정밀유도무기가 외국산이면, 제작국의 수출 승인을 받아야 하는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국산 항공무기를 확보하면 이러한 제약이 줄어들어 KF-21 수출을 추진할 때 더욱 유연한 조건으로 협상이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글로벌 전투기 수출 시장에서는 무기 수출 승인 여부가 계약 성사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로 꼽힌다. 전투기 자체 성능뿐 아니라 어떤 무기를 함께 공급할 수 있는지가 협상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 LIG넥스원·한화 경쟁…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승부처’
KF-21 항공무기 개발을 둘러싼 국내 방산업체 간 경쟁도 이어지고 있다. 그중 올해 개발이 시작되는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사업이 핵심 승부처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번 사업을 놓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 간 경쟁은 국내 항공무기 산업 주도권을 가를 경쟁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 가운데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과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이미 개발 중인 LIG넥스원은 항공무장 분야의 체계종합과 통합 기술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대공방어 유도무기와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KGGB(한국형 GPS 유도폭탄) 등 항공무기와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관련 사업 실적과 경험, 노하우가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개발에도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사일 추진기관 기술과 미사일 개발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와 전술지대지 미사일, 공대지 미사일 천검, 다연장 유도무기 천무 등 다양한 미사일 체계를 개발·생산해 왔다”면서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에 적용되는 덕티드 램제트 추진 기술도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2020년부터 연구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KF-21 전투기와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연동하기 위한 설계 기술을 국과연과 함께 연구하고 있다”며 “이는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과 AESA 레이더를 장착한 KF-21 간 인터페이스 연결과 시험용 미사일 제작, 소형화·경량화 설계 검증 등을 위한 연구”라고 덧붙였다.
한편, 관련 업체 간 협력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은 지난달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각각 항공무장 개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KF-21 항공무장 시장을 둘러싼 경쟁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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