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러닝 인구가 1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면서 유통업계가 ‘러너 잡기’ 경쟁에 나섰다. 백화점과 편의점, 패션 플랫폼까지 러닝 특화 매장과 체험 공간을 확대하며 늘어나는 러닝 소비를 흡수하려는 전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오는 17일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서울에 ‘더현대 러닝 클럽’을 개장한다. 약 535㎡(162평) 규모로 조성되는 이 공간은 러닝 브랜드를 모은 전문 매장과 체험 공간을 결합한 ‘러닝 플랫폼’ 형태로 운영된다.
고글 ‘라이다’, 의류 ‘칼렉’, 모자 ‘씨엘르’ 등 러닝 전문 브랜드가 입점한다. 한섬의 스포츠 전문관 ‘EQL 퍼포먼스 클럽’도 백화점 단독 매장으로 선보인다.
특히 러닝 편집숍 ‘굿러너컴퍼니’에서는 발 모양과 러닝 습관을 분석해 러닝화를 추천하는 풋 스캐닝과 슈 피팅 등 체험 서비스도 제공한다.
현대백화점의 러닝 관련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5.8% 증가했으며, 올해 1~2월 누계 매출도 전년 대비 46.7% 신장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러닝 클럽을 더현대 대구 등 지역 거점 점포로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롯데백화점도 지난달 잠실 롯데월드몰에 약 694㎡(210평) 규모의 ‘아디다스 브랜드센터’를 열고 발 모양에 맞는 러닝화를 추천하는 풋스캔 서비스를 마련하며 손님몰이 중이다. 단순히 신발을 파는 매장이 아니라 러닝 습관과 발 모양을 분석해 맞춤형 장비를 추천하는 ‘러닝 상담소’로 기능하는 셈이다.
편의점 CU는 한발 더 나아가 러너들의 ‘베이스캠프’가 됐다. 지난 4일 문을 연 CU 한강르네상스여의도3호점은 업계 최초의 러닝 시그니처 매장이다. 1층에는 무인 물품 보관함을 설치해 러너들이 짐 걱정 없이 뛸 수 있게 했고, 2층은 탈의실과 휴식존, 파우더룸으로 꾸몄다.
상품 구성도 철저히 러너 맞춤형이다. 에너지젤, 무릎 보호대, 자외선 차단제 등 러닝 단계별 필수 아이템을 모은 ‘큐레이션 존’을 운영한다.
이보다 앞서 물품 보관함을 시범 설치했던 점포들의 관련 매출이 20% 이상 신장하자 CU는 마곡, 잠실 등 한강변 점포 18곳으로 이 모델을 확대해 ‘한강 러닝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패션 플랫폼도 러닝 수요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무신사는 지난 1월 홍대에 신발 전문 편집숍 ‘무신사 킥스’를 열고 매장 1층 전체를 러닝 특화 공간으로 구성했다. 오는 19일에는 서울 성수동에 무신사 킥스 2호점을 열고 지하 1층에 러닝 특화 공간인 ‘무신사 런’을 선보일 예정이다.
도심 곳곳에는 러너들이 모이는 ‘러닝 거점’도 형성되고 있다. 아디다스코리아는 지난 2월 서울 종로구 서촌에 ‘아디다스 퍼포먼스 서촌’ 팝업 매장을 열었다. 1층은 마당에서 매장 내부로 이어지는 동선을 중심으로 러너들이 휴식하고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서울 북촌에 있는 ‘뉴발란스 북촌 런허브’ 매장은 러닝화와 장비를 대여할 수 있는 체험형 공간으로 운영된다. 방문객들은 러닝화와 러닝벨트를 빌려 북촌과 경복궁 일대 러닝 코스를 체험할 수 있다.
이처럼 유통업계는 러닝을 단순 상품 판매가 아닌 ‘경험 소비’로 연결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러닝이 커뮤니티 활동 성격이 강한 만큼 매장을 거점으로 러닝 모임과 이벤트를 운영해 고객 유입을 늘리겠다는 것이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러너들이 모이는 곳에 자연스럽게 소비가 발생하고, 이는 곧 플랫폼의 경쟁력이 된다”며 “오프라인 매장이 단순 쇼핑 공간을 넘어 커뮤니티 기반 공간으로 변화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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