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첫 작품 '빅 마더' 개막…여론 조작 파헤치는 탐사기자 이야기
"동시대 유의미한 질문 던지는 작품…넷플릭스 같은 재미가 목표"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서울시극단장으로 오면서 어떤 작품을 할까 고민하던 차에 '빅 마더'를 접하고 현재 우리에게 유의미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 되겠다 싶었죠."
지난해 11월 서울시극단장으로 취임한 이준우 연출이 첫 작품 '빅 마더'를 시작으로 동시대에 유의미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 연출은 1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시대에 필요한 동시대성과 대중성을 균형 있게 보여주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며 "저를 보여주겠다는 생각은 특별히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2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 공연되는 '빅 마더'는 프랑스 극작가 멜로디 무레의 작품이다. 2023년 프랑스 최고 권위의 연극 시상식 몰리에르상 5개 부문 후보로 지명된 화제작이다.
작품은 거대 권력의 음모를 파헤치려는 탐사 기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미국 대선을 앞둔 시점에 공개된 현직 대통령의 성 추문 영상을 놓고 진위를 따지던 기자들이 사건의 배후에 놓인 음모론과 여론 조작 시스템을 폭로하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이 펼쳐진다.
이 연출은 '빅 마더'가 편안함과 익숙함을 제공하는 빅데이터 기술이 우리의 생각을 바꾸는 방식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연출 과정에서는 영상과 스크린을 활용했기 때문에 쉽게 극을 이해할 수 있다.
이 연출은 "'빅 브라더'가 독재와 강력한 통제를 상징하는 용어로 쓰이곤 하는데, '빅 마더'는 편안함과 포근함으로 우리의 생각을 조작한다는 뜻"이라며 "여러 기자의 이야기를 넷플릭스 드라마를 보듯 쉽고 재미있게 따라가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작품에 등장하는 기자들은 현실과 타협한 편집국장 오웬부터 낙하산 오명을 지우기 위해 사건에 뛰어드는 젊은 기자 쿡까지 전형적이면서도 다양한 면모를 지녔다. 오웬 역은 배우 유성주와 조한철이, 쿡은 이강욱과 김세환이 연기한다.
조한철은 "평소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긴장하는 편인데 기자 역할을 맡다 보니 (현장을) 관찰하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며 "빈 무대에서 연기하는 장면이 많아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 드는데, 그래서 배우들의 연기가 더 잘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들은 신임 극단장인 이 연출과 호흡을 맞추는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018년 서울시극단 '포트폴리오'로 이 연출과 호흡을 맞춘 적 있다는 배우 최나라는 이 연출이 극단에 새로운 감각을 불어넣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기후 위기를 취재하는 기자 블랙웰을 연기한다.
최나라는 "처음 봤을 때 외모는 안중근을 닮아서 내공이 있고 큰 획을 그을 것 같다는 첫인상을 받았다"며 "그때부터 알고 지내던 이 연출을 새로운 자리에서 만났기 때문에 새로운 바람이 신선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본격적인 극단장 활동을 앞둔 이 연출은 좋은 창작진을 꾸려 작품을 개발하고 프로듀싱하는 작업에도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공공극단인 서울시극단장으로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아낸 작품을 선보이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이 연출은 "취임 직후에는 젊고 새로운 활력을 기대하는 시선이 부담으로 느껴졌지만 지금은 작품을 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향후에는 제가 연출하는 작품도 있겠지만, 좋은 창작자들과 작품을 함께 개발하는 기회도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시극단은 서울을 상징하는 공간인 광화문에 있고, 광화문은 광장이라는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존재하는 곳입니다. 서울시극단에서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는 작업을 해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cjs@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